영화 속 최고의 라이벌 대결
12.06.21 17:17
현재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들 중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배트맨 라이즈 등이 개봉준비 중에 있는데 이런 영화 속에는 수많은 라이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서로를 넘어서려고 온갖 방법들을 사용을 합니다. 이런 라이벌들의 대결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게 되는데 이번에는는 그런 맞수들을 모아봤습니다. 마지막까지 대적하는 위치에 서야했던 숙명의 라이벌, 경쟁의 차원을 넘어서 서로를 무너뜨리려하는 그들 과연 누가 있을까요?
아마데우스 (1984) - 안토니오 살리에리 VS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
라이벌이라 하기에는 좀 어색한 감이 있죠. 영화에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부러워하는 한 편 그 재능을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모차르트에게 살리에리는 그저 그런 동료 음악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화의 명성과 살리에리의 가공할 질투심과 음모는 모차르트 본인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그 둘을 라이벌 선상에 놓았습니다.
분명 처음에 살리에리는 같은 음악가로서 그를 동경했고 그를 만나보기 위해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던 살리에리였지만 그의 추한 몰골에 천박한 성품을 목격한 그는 신은 어째서 저런 자식에게 재능을 줬을까 한탄하며 그 재능을 질투한 나머지 신을 저주하고 모차르트를 파멸시키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결국 한 천재의 재능은 그 자신과 그를 질투하던 사람까지 함께 파멸시킵니다.
첩혈쌍웅(牒血雙雄: The Killer) - 아쏭 VS 이응
80~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홍콩영화가 빠질 수 없겠네요. 때문에 이번에 등장한 라이벌은 첩혈쌍웅입니다. 1989년작으로 오우삼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대부분 홍콩 느와르의 최고 걸작으로 영웅본색으로 꼽지만 개인적으로 첩혈쌍웅 역시 전혀 빠지지 않는 영화로 쌍권총과 휘날리는 바바리코트도 여전하고 비둘기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화력은 영웅본색을 압도할 정도라는 사실이죠.
아쏭(주윤발) 과 이응(이수현)은 킬러와 경찰로 쫓고 쫓기는 서로간의 적수이지만 결국 찐한 동료가 되는 사이로 변하게 되는데 둘을 최고의 적수라고 꼽는 이유는 적이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들을 통해 사나이들만 공유할 수 있는 끈끈한 우정을 담아 냈죠.
Heat (1995) - 빈센트 한나 & 닐 맥컬리
처음에 그들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로 만났지만 빈센트와 닐은 아슬아슬하게 치고 빠질 때마다 상대의 역량을 인정하게 되고 그만큼 서로에게 지지않기 위해 치열하게 맞서게 됩니다. 그들이 서로를 맞수로 인정하는 순간, 이미 애초의 동기와는 관계없이 그들은 남자 대 남자로서 서로만을 생각하고 본능처럼 서로를 인식하고 서로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물으며 서로의 존재에 점점 다가섭니다.
그 과정에서 빈센트는 가정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닐도 애인에게 비밀을 들키고 사랑을 잃을 위기에 처하지만 30초 안에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닐의 대사처럼 결국 그들은 운명처럼 서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마침내 그들이 조우한 순간 그들은 그저 맹수처럼 본능에 따라 서로를 쫓아왔을 뿐, 빈센트와 닐 중 누가 선이고 악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고 마침내 조우한 그들은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들 사이에 이유 모를 유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그들 자신들또한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죠.
스타워즈 : 시즈의 복수 (2005) - 아나킨 스카이워커 & 오비완 케노비
처음에 그들은 사제 지간이었는데 오비완 케노비는 스승 콰이곤의 유지를 이어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제자로 삼아 훌륭한 제다이로 성장시키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나킨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길을 걸으며 점점 오비완과 관계가 어긋나게 되버립니다. 사랑하는 제자가 엇나가지 않도록 오비완은 성심성의껏 노력하지만 결국 어둠의 힘에 이끌린 아나킨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스승과 정의로운 세상으로부터 돌아섭니다.
믿을 수 없는 제자의 변절이었지만 그 순간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에 오비완은 아나킨을 추격하고, 마침내 파괴되어 가는 행성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광선검을 겨눕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들에게 애초의 이유따위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함을 알기에, 그럼으로서 서로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서로에게 가차없이 도전하게 되어버리죠.
친구(2001) - 준석 VS 동수
2001년 열풍을 일으켰던 곽경택 감독의 친구입니다. "니가가라 하아이", "고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등의 대사는 각종 패러디로 만들어질 정도로 영화 친구의 흥행은 거침없었는데 오래 두고 사귄 벗, 함께 있을 때 두려울 것이 없는 친구사이인 준석과 동수지만 서로에게 칼을 겨누어야 하는 적이 되는 순간 둘은 더이상 우정어린 사이가 아니게 되죠.
준석에 대한 열등감, 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반목들을 잘 표현한 유오성과 장동건을 최고의 위치로 끌어준 영화 친구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데 라이벌이란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무간도 (無間道, 2002) - 진영인 vs 유건명
와이어가 난무하고 천편 일륜적인 스토리에 식상해 있을 홍콩영화매니아들에게 치열한 두뇌싸움, 심리전으로 색다른 신선함을 안겨준 영화로 홍콩경찰의 비밀 경찰신분으로 삼합회에 잠입한 진영인(양조위)과 반대로 삼합회 소속이면서 조직원을 위한 스파이로 홍콩경찰에 잠입하여 활약하는 유건명(유덕화)의 심리 대결이 압권입니다.
진영인은 10년 동안의 삼합회 조직원 생활을 청산하고 떳떳한 경찰 신분을 되찾길 바라고 유건명은 조직의 보스를 제거해 가면서까지 안정된 경찰신분 속에 신분상승을 꿈꾸는데 비슷한 고민을 가진 둘은 서로 가장 위험한 적인 동시에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공감하는 동지입니다.
주연, 조연할 것 없이 적절한 캐스팅과 각본과 시나리오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영화로. 속편, 3편도 흥행을 이어가며 헐리웃으로 넘어간 판권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잭니콜슨의 "디파티드"로 리메이크 되지만 원작을 능가하지는 못했죠.
데스노트 : 더 라스트네임 (2006) - 야가미 라이토 vs L
두명의 천재들로 세상을 보는 견해는 각기 다르며 그 중 한 명인 야가미 라이토는 데스 노트를 이용해 범죄자들을 처형하기로 결정했고 또다른 천재인 L은 그런 라이토를 잡아 정의를 바로 세우려 합니다. 둘 모두 천재이며 그들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서로 속고 속이며 치명상을 입히고, 밀고 당기는 싸움을 계속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덜미를 잡히면 그것으로 끝임을 둘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는 각자의 카드를 숨기고 서로를 끝장내기 위해 과감하게 접촉하고, 라이토는 L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L은 물증을 잡기 위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카드를 쥐고 격돌하게되는데 정의는 규정할 수 없는 것이죠.
3:10 투 유마 (3:10 To Yuma, 2007) - 밴웨이드 VS 댄 에반스
러셀크로우나 크리스찬베일의 연기를 하나의 스크린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인 영화인데 영화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3:10 투 유마는 3시 10분 유마행으로 향하는 기차에 범죄자 벤웨이드(러셀크로우)를 호송하기 위한 댄에반스(크리스찬베일)의 여정을 다룹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기존의 서부영화들이 취해왔던 선과 악의 구분자체를 조롱하듯 모호하게 뒤집어 버리는 영화적 설정이지만 긴장감이 느슨하거나 흥미가 반감하지 않게 풀어내는데 두 적수의 대립관계와 그 속에 그려내는 부성애, 이에 동화되는 악인의 심리묘사가 꽤나 매력적이다. 색다른 서부 활극을 원한다면 3:10 투유마를 선택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배트맨 다크나이트 (2008) - 배트맨 VS 조커
드이어 등장한 최고의 라이벌들이네요. 바로 배트맨 다크나이트 인데요 슈퍼히어로물을 가장한 범죄스릴러. 아니 범죄스릴러를 가장한 장르영화라고 하는 편이 정확한데 다크나이트를 내가 본 영화 중 최고의 적수가 등장하는 영화 1위로 꼽히고 있을 정도죠.
선과 악의 대결에 항상 선의 입장에 치우쳐 있던 헐리웃의 세계관을 조롱하듯 선과 악 둘 사이의 팽팽한 대립과 대결을 보여주는데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미묘한 차이일 뿐, 운명은 이런 선악을 구분 짓는 것처럼 무모한 것임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죠
배트맨은 가장 인간에 가까운 히어로로써 완벽하지 않아 더욱 빛나고 조커는 순수악 그 자체로 섬뜩함과 아찔함을 함께 표현하는데 그래서 둘의 격돌은 치우침 없이 팽팽한 평행을 그리고 있어 모든 영화를 통틀어도 이처럼 적수다운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습니다.
퍼펙트게임 (Perfect game, 2011) - 선동렬 vs 최동원
라이벌 하면 빠질 수 없는 장르가 바로 스포츠 영화죠. 그 중에서도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이자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선동렬과 최동원
그들은 평생 딱 세 번 시합을 치렀고 공교롭게도 그 결과는 1승 1패, 그리고 1무승부로 영화는 무승부가 된 그 마지막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그들의 라이벌 상황을 형상화합니다. 점점 쇠퇴기에 접어든 최동원과 새롭게 부각되는 선동열은 1승 1패를 기록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그들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긴장감 속에 마지막 진검승부를 하게 된다. 모든 드라마적 요소를 담고 있는 바로 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 경기된 된 이 경기를 영화가 놓칠 리가 없죠.
영화는 뛰어난 CG를 통해 마지막 경기의 생동감을 멋지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한 그들은 경기만 한 것이 아니고 인간적인 관계와 동료애, 그리고 힘든 인생 속에서도 꿈을 갖고 사는 선수들의 섬세한 감정과 감동을 치열한 경기 속에서도 우아하게 만들어 내는데 말을 안 해도 서로 알 수 있는 수많은 환경들을 통해 최동원과 선동열은 많은 대화를 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죠. 보통 투수라면 한계치라고 이야기되는 100개를 넘어 무려 2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데 결코 질 수 없다는 자존심과 용기, 그런 것들이 영화에 보여지면서 화려한 야구경기를 탄생켰고 정말 위대한 경기였고, 영화는 그런 멋을 제대로 담냈습니다.
이 영화들 외에도 많은 라이벌들이 있지만 전부 말을 하기는 어렵고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고 최고의 라이벌들이 등장을 한 영화들만 뽑아봤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라이벌 관계가 등장을하고 어떤 재미를 줄까 기대를 할수 있겠네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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