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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즈, 보지마 절!대! 보지마

11.11.07 11:47

 
 
 

나리(이시영)를 너무나 사랑하는 유석(김주혁)은 까페 주인이다. 돈이 많았으면, 집이 컸으면 좋겠다는 그녀와 결혼을 꿈꾸며 현금을 모두 긁어 모으고 대출까지 받아 전원주택을 산다. 그런데 나리에게 프로포즈를 계획한 날, 나리는 문자 하나를 남겨두고 사라진다. 그녀가 왜 사라진지 모르는 유석은 너무나 걱정하며 흥신소를 운영하는 친구 복남(오정세)에게 의뢰를 한다. 여기까지, 딱 이 내용까지는 재미있었다. 나리가 왜 도망갔는지 궁금했고 사랑에 모든 걸 올인한 유석은 멋져보였다. 그런데 여기까지. 여기서 더 이상 진전은 없었다.
 
 
 
이건 반칙이다. 반전이 아니다.
 

유석이 나리를 찾으려는 거까지는 흥미로웠는데 우연히 만난 애연(이윤지)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부터 스토리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나리가 사실은 꽃뱀이었다는 점, 친구 복남이 나리에게 빠졌다는 내용은 반전은 맞지만 예측불허까지는 아니다. 그 반전과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이미 앞에서 보여준 내용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설명을 한다. 크나큰 반전도 아닌데 이미 전개된 스토리를 반복 재생해 주니 지겨운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반전 때문에 놀랍다기보다 서론부분과 뒤에 숨겨진 반전을 위해 내용을 끼워 맞춘 것 밖에 안 된다. 이건 엄연히 반칙이다. 영화 광고에서 소개한 예측불허 '반전'은 어디 있는 거지?
 
 
 
차라리 예고편이 더 재밌다.

커플즈 예고편을 보고 마음이 부풀었었다. '커플이 되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비법을 설명하던 예고편이 경쾌해 재미난 로맨틱코미디 인 줄 알았다. 옴니버스식이라는 말에 살짝 '러브 액츄얼리' 같은 연말분위기가 물씬 나는 로맨틱 코미디 일 줄 알았다. 근데 영화를 보니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다. 로맨틱스럽지도 않고 커플이 되는 법을 알려주겠다더니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면 웃기기라도 하던지… 웃기지도 않다. 이런 장르는 없겠지만 '억지코미디'라는 말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차라리 예고편이 더 재밌다. 영화보다 예고편을 더 맛깔 나게 잘 만든 것 같다.
 
 
 
커플즈, 보지마 절!대! 보지마
 

영화를 보다가 나중엔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냥 주인공들만 꼼꼼히 봤다. 김주혁 기럭지, 잘 어울리던 자켓과 바지, 이시영의 머리띠, 이윤지의 깊은 쇄골에 빛나던 목걸이, 오정세의 반전 뱃살… 영화내용보다 오정세의 뱃살이 더 반전이었다… 영화 보고 나서 주인공의 뱃살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처음이다. 그냥 주인공 구경하고 싶다면, 커플즈보는 거 말리지 않겠다. 그런데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즐거운 연말 영화를 생각했다면, 웃음 빵빵터지는 영화를 보고싶다면, 커플즈는 보지마 절!대! 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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