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1인2역'과 사랑에 빠졌다!
12.06.29 14:15
같은 얼굴로 각기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1인 2역'은 영화의 맥을 좌지우지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한 자리인 만큼 고도의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야만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으며, 연기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 반면, 어설픈 연기력으로 모호한 캐릭터 묘사와 과도한 욕심 때문에 관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이처럼 '1인 2역'으로 한 순간에 연기력을 인정받거나,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극 중 '1인 2역' 연기는 배우에게 극단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1인 2역'으로 연기력을 평가받을 배우 세 명의 흥행을 예측해 보자.
1. <나는 왕이로소이다> - 주지훈: '세자 충녕' VS '노비 덕칠'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 주지훈은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세자 충녕과 노비 덕칠을 연기한다. 세자 충녕은 답답한 궁을 탈출하게 되고, 같은 시간 역적으로 끌려간 주인집 아씨를 구하다 노비 덕칠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일어나보니 덕칠은 세자가 되어 있다.
영화는 하룻밤 사이에 왕이 노비로, 노비가 왕으로 바뀐 충녕과 덕칠의 기막힌 운명의 장난을 다소 코믹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약간은 진부한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주지훈'의 역량으로 얼마만큼의 흥행을 이끌어낼지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마약 투약' 자숙기간 끝낸 주지훈이 '1인 2역'을 잘 소화해 낼까?
2009년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과 사회봉사명령을 선고 받았던 주지훈이 자숙기간 중 군입대를 결정하고, 1타 2피식으로 자숙과 병역문제까지 해결하고 나왔다. 그 후 배용준이 운영하는 소속사 키이스트에 영입되며, 활동을 재개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양심없는 행보를 보인 주지훈이 얄밉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겪었던 힘든 시간들 때문에 더 깊은 내면 연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도 생긴다.
절박함 속에서 기회를 잡아라!
드라마 <궁>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는 정적이고, 냉정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코믹하면서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을 꾀할 것이고, 그의 얼굴에서 과거의 암흑기를 지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런 기회를 주지훈이 그냥 놓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기를 쓰고 연기를 했을 것이고, 그의 노력은 영화에 고스란히 나타날 것이다. 절박한 상황에서 작품을 찍었다는 가정하에 주지훈의 '1인 2역' 연기는 적어도 인상을 찌푸릴 정도는 아닐 것이란 예상을 해본다.
2. <광해, 왕이 된 남자> - 이병헌: '왕 광해군' VS '왈패 하선'
할리우드의 남자 이병헌이 이번엔 한국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는 조선 제 15대 왕이자 비운의 군주였던 광해군의 숨겨진 비밀을 소재로 한 팩션사극으로 실록에서 사라진 15일간의 이야기를 다뤘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마찬가지로 왕과 천민이 바뀐다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왕의 시점을 주로 다룬 <나는 왕이로소이다>와는 달리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왈패 하선의 시점으로 영화의 스토리를 진행해 간다.
첫 사극 도전 '이병헌' 사극에 어울리나?
이병헌이 2년 만에 선택한 국내 복귀작은 '픽션 사극'이다. 그동안 그의 연기 이력엔 '사극'은 없었다. 즉, 처음으로 도전하는 연기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간 다작에서 보여준 이병헌의 연기는 최고라고 칭해지는데, 이런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새로운 장르 '사극'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화제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병헌의 사극 도전이 아니라 과연 이 남자가 사극에 어울리냐는 점이다. 이에 대한 답은 공개 된 스틸샷만 봐도 알 수 있다. 비주얼면에서 결코 사극에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진짜 왕과 같은 모습이다. 풍채와 눈빛이 마치 고뇌에 빠진 진짜 광해군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병헌의 사극 도전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병헌의 '1인 2역' 성공 할 수 있을까?
이병헌은 작품 속에서 독살의 위험에 빠진 광해군과 하루 아침에 왕 노릇을 하게 된 왈패 하선을 연기하게 된다. 왕의 연기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만 봐도 완벽하게 소화해 낼 것 같은 느낌이 드나, 다소 코믹하게 비춰지는 왈패 하선의 연기는 이병헌에겐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다. 이 영화의 관건은 이병헌이 얼마나 힘을 빼고 왈패 하선을 연기하느냐에 달려있다.
많은 사람들은 '왕' 이병헌의 모습보단 '왈패' 이병헌의 모습을 더 궁금해 할 것이다. 이병헌의 '1인 2역' 성공 여부는 '왕' 이병헌이 얼마나 망가지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3. <이웃사람> - 김새론: 살해당한 여중생 '여선' VS 살인마의 새로운 표적 '수연'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웃사람>에서 180도 다른 두 여중생을 연기한 김새론도 올 하반기에 '1인 2역' 연기에 도전으로 연기력을 평가받게 되었다. <이웃사람>은 이웃에 연쇄살인마가 산다는 소재로 중학생인 한 소녀가 희생당하고 또 다른 소녀의 죽음을 막기위해 펼쳐지는 스릴러다.
어리다고 얕보지 마세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숙한 연기를 펼친 김새론은 함께 출연한 성인 배우들에게 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특히나, 김윤진은 김새론의 섬뜩한 연기를 보고 "질투를 느낀다"며 이 아역배우의 신들린 연기를 극찬했다.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결정 할 '김새론'의 '1인 2역'연기도 기대할만하다.
이렇게 올 하반기 '1인 2역'의 연기로 관객들을 찾아올 세 명의 배우를 살펴봤다. 그렇다면 기존에 '1인 2역'의 연기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배우들도 가볍게 살펴볼까?
4. 과거 '1인 2역'으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들
- 범죄의 재구성 (박신양)
- 역전의 명수 (정준호)
<역전의 명수>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정준호는 여기서 전교 1등 '현수'와 1등 건달 '명수' 역을 맡았다. 정준호의 연기엔 큰 기대를 안 하는 게 좋겠다. 그냥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 딱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클래식 (손예진)
<클래식>에서 과거 자신의 엄마, 그리고 현재의 나를 함께 연기한 손예진은 영화의 잔잔하면서도 애잔한 감성을 잘 연기했다. 현재의 내가 과거 엄마의 연애편지를 읽으며, 엄마가 되어 사랑이야기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손예진의 탁월한 연기력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1인 2역'이라는 연기영역에 도전했고,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두 명의 자아를 완벽하게 자신의 몸에 녹여냈다. 앞으로 '1인 2역'의 연기로 우리를 찾아올 배우들의 변신이 기대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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