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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 펼치는 감독들의 카메오 열전

12.07.04 14:45






카메오란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끌수 있는 단역 출연자'라는 의미의 영화용어로 영화의 맛을 살리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런 카메오로 영화의 한 장면을 채우는 감독들은 어지간한 배우들보다 맛깔나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배우들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드는 카메오 전문 감독들은 왜 이렇게 카메오 출연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감독들이 카메오에 출연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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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감독: <이블 데드> / <밀러스 크로싱> )


- 감독의 로망
감독들에게 카메오는 어떤 로망과도 같다. 배우로 활동하다 메가폰을 잡은 감독들에게는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는 더한 욕망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 원초적인 본능을 감독들은 카메오를 통해 해소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감독들은 카메오 출연을 즐기는 것일 수도 있다.


- 작품에 대한 집착?!
감독들의 유난히도 깊은 작품에 대한 사랑때문에 자신의 자취를 남기고 싶을 수 있다. 즉, 카메오 출연으로 이것이 나의 영화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다. 마치 박진영이 자신이 만든 노래마다 도입부에 JYP~ 라는 멘트를 넣거나, 화가가 그림을 완성하고 도장을 찍는 행위처럼 말이다. 하지만 감독이 자신의 얼굴을 남기고 싶다고 이러한 카메오 출연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상황에 맞게 적당한 시점에 들어가야 관객들의 몰입도를 깨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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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콕의 소심한 카메오 출연)


- 감독은 소심하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 서고 싶지만, 소심함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없는 감독들은 티나지 않게 카메오로 출연해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극도로 소심한 감독은 그림자나 신문 광고에 박힌 사진, 수많은 대중들 속에 한 사람으로 출연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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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카메오 출연)


- 식상한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전달한다!
관객들은 유명 배우들의 틀에 박힌 이미지에 질릴 데로 질렸다. 그렇기 때문에 신선한 인물, 반전의 인물을 갑작스럽게 등장시키게 된다면, 관객들은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되고 한 템포 쉼으로써 여유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효과를 주기 위해 감독은 카메오라는 장치를 활용하고, 이 매력적인 카메오 출연을 직접 감독이 발 벗고 나서서 하는 것이다.


- '알프레드 히치콕'으로 부터 시작된 영화계 관례
카메오 출연, 그것은 영화계에서 오래 된 관례처럼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감독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그 시작은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처음 카메오로 등장한 이유는 그저 화면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지만 점점 그 횟수가 늘면서 습관적으로 자신의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50년 동안 자신이 만든 영화에 37번이나 카메오로 출연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매력적인 카메오 출연을 즐기는 감독들의 예를 한번 살펴볼까? 다들 눈 크게 뜨고 카메오 감독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잘 찾아보길 바란다.


재미로 찾아보는 카메오 전문 한국 감독들!

1. 나... 배우니? 감독이니? '장진 감독'

상습적인 카메오 출연으로 배우인지 감독인지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영화감독 중 한 명이다. 장진 감독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찾기 힘들지 않을 만큼 장시간 카메오 출연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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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킬러들의 수다> (2001)에서 엔딩 장면에 등장한 장진 감독의 모습이다. 여기서 폐암이 걸려서 죽게 해달라고 의뢰하던 사람으로 마지막 엔딩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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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는 여자> (2004)에서도 장진 감독은 특유의 유머 센스로 "풍 온다~" 라는 명대사를 남긴 채 홀연히 떠난 장진 감독은  <퀴즈왕>이라는 차기작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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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왕> (2010)은 화려하진 않지만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총 집합한 영화로 마지막 엔딩에서 장진 감독의 깜짝 카메오 출연으로 재미를 더했다. 그가 끊임없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이유를 직접 만나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2. 남의 영화에도 출연한다! '봉준호 감독'

명감독 봉준호! 그의 연기 욕심은 끝도 없다. 카메오지만 명연기를 선보인 몇 안 되는 감독 중 하나이다. 특히,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 (2002)에도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그의 연기 욕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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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진상 택시 손님과 한판 붙은 택시 운전사를 취조하는 형사로 등장하는 봉준호 감독! 그의 얼굴을 한번에 알아차린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의 후줄근한 모습에 김인권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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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이경미 감독의 <미쓰 홍당무> (2008)에서 봉준호 감독의 모습이다. 봉준호 감독은  양미숙과 같은 영어학원을 다니는 회사원으로 출연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냈다.


3. 카메오 품앗이의 창시자 '이준익 감독'

<왕의 남자>와 <라디오 스타>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은 류승완의 <부당거래>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우정을 과시했고, 그 후 류승완 감독도 이준익의 <평양성>에 출연하여 카메오 품앗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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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당거래>에 카메오로 출연했던 이준익 감독은  '발연기 논란'에 휩싸여 곤란한 상황에 빠진 적도 있다.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카메오 출연도 좋지만 헛웃음을 부르는 발연기로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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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은 그밖에 <공포택시>, <황산벌>, <라디오 스타> 등에 얼굴을 드러냈다. 비록 '발연기'지만 그래도 그의 단순하고 어설픈 연기 때문에 관객들은 즐겁다.


4. 요즘 새롭게 뜨고 있는 카메오 '장항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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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TV에서 한 번쯤은 봤을 인물이다. 그만큼 요즘 TV 예능프로와 드라마, 영화 등에 자주 출연하는 남자다. 이 사람을 MC, 평론가 심지어는 개그맨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남자는 영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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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의 이력을 살펴보면 <라디오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 <참을 수 없는>, <원더풀 라디오>, <간기남>, <슈퍼스타>, <아부의 왕>등에 카메오로 출연했고, 최근에는 TV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출연한데 이어 이제는 토크쇼 <놀러와>에서 예능감을 폭발 시키며,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2>의 심사위원까지 맡았다. 이 남자 정말 대.단.하.다. 라는 말밖에는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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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끼 많은 영화 감독들의 카메오 출연이 잦아지면서 관객들 또한 카메오를 찾는 재미가 쏠쏠해졌다. 우리는 이제 이런 감독들이 영화에 나온다 해도 더이상 놀라지 말고, 마치 숨은그림 찾기를 한다는 느낌으로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면 되겠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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