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패러디 영화다!
12.07.10 15:28
현재 방영 중인 일반인들이 서로의 짝을 찾는 TV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 한 <쨕 - 재소자 특집>이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패러디라는 극적 장르를 통해서 변신한 작품이 많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우리가 패러디에 더욱 관대한 웃음을 허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패러디! 패러디! 패러디! 패러디로 울고 웃는 우리네 풍조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패러디가 뭐야?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패러디란 풍자나 희화화를 위해 작가 또는 작품의 특징적인 스타일을 모방하는 문학 혹은 예술활동을 말한다. '패러디가 표절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패러디는 단순한 모방 차원이 아니고, 패러디의 대상이 된 작품과 패러디를 한 작품이 모두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표절과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소설, 음악, 영화, 광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유행하고 있는 '패러디'의 재미를 느껴보자!
1. 영화 속 '패러디 장면'은 아는만큼 보인다.
- 대놓고 따라하는 영화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2000년 부터 2006년까지 4편의 시리즈가 나왔으며, 이 뒤를 이어 2013년 5편이 나올 예정이다. 수많은 공포영화들의 주인공들이 총 집합한 <무서운 영화>는 그 동안에 유명했던 괴물, 귀신, 살인자 등을 출연시켜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들을 중간중간 보여주며 폭소를 이끌어낸다. 그야말로 대놓고 따라 하는 '패러디'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작의 장면을 모를 경우 '웃음 포인트'에서 당신은 웃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땐 주변 사람들이 웃으면 그냥 따라 웃는 것으로 하자.
예를 들어 당신이 영화 <매트릭스>를 보지 못 했다면, 아니 봤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위의 이 사진의 장면에서 왜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리는지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남들이 웃을 때 따라 웃으라는 것이다. 마치 나도 이 장면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 원작은 꼭 보고 오세요! <미트 더 스파르탄>
앞서 말했듯이 원작을 꼭 봐야 웃음이 나오는 이런 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영화도 있다. 영화 <미트 더 스파르탄>은 원작을 보지 않으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필히 원작 <300>을 마스터하고 봐야 할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방송의 여러 장면을 패러디 했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많아야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패러디가 되었구나~'라고 알 수 있다.
헌데, 배경지식을 쌓아가면서 패러디 영화를 분석하고, 그것의 작품성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패러디는 그냥 웃고 즐기기 위한 영화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패러디의 특징은 풍자와 희화화 그리고 작품의 재창조이다. 웃음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풍자, 희화, 재창조' 이 세 박자를 고루 갖추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이들을 잘 표현한 패러디 영화가 있기는 하다. 바로 <아이언 스카이>이다.
- '풍자, 희화, 재창조'가 잘 어우러진 패러디 영화 <아이언 스카이>
<아이언 스카이>는 핀란드에서 제작되었다. 보통의 패러디 영화와는 다르게 화려한 CG를 활용한 SF 코미디라고 볼 수 있는데, 영화는 초반부터 '폭풍 패러디'를 연발하며 관객들에게 폭소에 가까운 반응을 유발한다. 패러디 영화가 그렇듯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하지만 스토리가 문제인데, <아이언 스카이>의 스토리나 작품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할리우드의 억지스러운 패러디 영화와는 다르게 타당한 스토리로 강대국들을 비판하는 정치적 풍자가 담겨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나치, 북한이라는 전세계적인 정치이슈를 풍자하고 있으며, 영화 전반에 '우주'라는 배경을 사용했다. 패러디 영화 답지 않게 나름 구미가 당기는 소재들이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감상하기를...
이렇게 영화 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패러디'가 존재하는데 그 흥미로운 세계도 한 번 들여다 보자.
2. 생활 속 곳곳에 존재하는 '패러디'
- 온라인 커뮤니티
"버스커 버스커 아니죠~ 버스껴 버스껴 맞습니다!"
제한 높이 3m의 고가다리 밑에 버스 한 대가 끼인 채 멈춰있는 이 사진을 보고 유명 그룹 '버스커 버스커'의 이름을 살짝 바꿔 '버스껴 버스껴'라는 제목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는 후문이 들려오기도 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비꼬는 지능적인 패러디라 볼 수 있다.
- 지능적이 CF 패러디
"늘 작은 일만 주어진다고 여기는 그대에게 이사 曰"
"하기실음관두등가"
"하기실음관두등가"
위 사진을 떠오르는 CF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뭐 항공사의 CF를 지능적으로 패러디 한 것으로 회사에서 잡다한 일만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을 꼬집어 풍자하고 있다. 비판이지만 그리 기분 나쁘지 않게 유머를 섞었기 때문에 묘하게 수긍하게 된다.
- 인기 있는 건 다~ 패러디 하자!
패러디가 유행인 시대다. 패러디를 통해서 진지함을 비웃게 되고, 놓치고 지나갔던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전혀 색다른 시각으로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또한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도 패러디는 활용된다. 무거운 것을 조금 더 가볍게 하지만 따끔하게 꼬집는 '패러디'라는 성격 때문에 우리는 '패러디'를 즐기는 것은 아닐까?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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