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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로큰] 리뷰: 반일(反日)보다 중요하게 봐야 할 메시지(★★★)

15.01.02 16:43

 
 
[언브로큰,2014]
감독:안젤리나 졸리
출연:잭 오코넬, 개럿 헤들런드, 돔놀 글리슨, 핀 위트록, 미야비
 
줄거리
우유병에 술을 담아 마시고 몰래 담배를 피우며 꿈도, 미래에 대한 열정도 없던 반항아 ‘루이’는 운명처럼 육상을 시작한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집념과 노력으로 루이는 19살에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가 주목하는 육상선수가 된다. 하지만 제
2차 세계대전이 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찾아오고 그는 공군에 입대해 수 많은 전투 속에서 살아남지만 작전 수행 중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에 추락하고 만다. 두려움으로 가득한 망망대해 위에서 삶에 대한 의지만으로 47일을 버티던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일본 군함. 살았다는 기쁨도 잠시, 그의 앞에는 더 큰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데…
 

 
[언브로큰]은 언론을 통해 중점 있게 다뤄진 '반일(反日)'적인 시각보다는 루이 짐페리니라는 한 인간이 역경 속에 이뤄낸 의지에 초점을 맞추고 봐야 하는 드라마다. 작품이 강조하는 메시지가 교훈적인 성향이 강한 탓에 전반적으로 고리타분한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언브로큰]이 영화의 소재로 쓰일 수 있었던 것은 루이 짐페리니의 청춘이 실화 소재의 작품에서 이야기되는 모든 소재를 전부 갖췄기 때문이다. 영화가 초점을 맞춘 이야기는 부문별로 나눠어 있는데 도전기, 전쟁 수기, 표류기 그리고 포로수용소 체험기 형식으로 세분되었다. 연출을 맡은 안젤리나 졸리와 각본을 맡은 코엔 형제는 온갖 역경과 고난을 경험해야 했던 루이의 삶을 중요 부분만 나누어 2시간이 조금 넘는 극적인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탈리아 이민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동네 이웃, 친구들에게 미움만 당하는 어린 루이는 이유 없는 반항과 기행을 저지르며 집안과 동네의 골칫거리다. 루이의 행동이 안타까웠던 형은 그에게 육상을 지도하며 "견딜 수 있으면 해날수 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고, 그 메시지는 루이를 훌륭한 육상 선수로 키워내 '베를린 올림픽 미국 대표'로 출전시킨다. 이후 제 2차 세계대전의 반발로 전쟁에 참전하게 되고 그곳에서 전쟁의 참상, 공포, 무서움을 경험하게 되지만 형의 메시지는 난관속에서도 그를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으로 그려진다.
 
올림픽 도전사와 전쟁 이야기를 통해 무난한 성공 드라마를 이야기하며 무난한 '교훈' 영화가 될 것 같았던 영화는 루이가 당하게 되는 '사건'이 진행되면서 조금은 어두운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 부분들은 앞서 이야기한 긍정의 분위기와 다른 장면들로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면이다.
 
루이의 전투기가 엔진 고장으로 추락하며 [라이프 오브 파이] [올 이즈 로스트]에서 볼 법한 기나긴 '표류기'가 그것이다. 루이와 생존 병사들이 바다 표류를 통해 느끼게 되는 갈등, 공포, 희망 등의 온갖 심리가 다양하게 진행되며 인간 의지에 대한 시험에 관해 이야기하게 된다. 이 부분을 더욱 강렬하게 그려내기 위해 루이와 같은 '희망을 가진자'와 '희망을 잃어버린' 그의 동료를 대비시키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바다에서 진행된 한편의 긴 심리 드라마가 끝나면 본 이야기인 포로수용소에서의 고난이 시작된다.
 
이슈가 되었던 문제의 '반일(反日)'장면은 대부분 포로인 미군들에게 가해진 장면들이다. 이유 없이 포로를 학대하는 장면, 미군에게 일장기 경례를 시키는 장면, 전쟁 포로를 심리전에 이용하는 장면, 가혹행위에 가까운 강제 노동 장면이 여과 없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전쟁의 참상을 강조하기 데 필요한 장면이지만 미국의 시각에서만 그려졌다는 점에서 약간의 논란은 있을듯 싶다.(물론, 미군의 일본 민간인 폭격 참상도 비중 있게 그려졌다) 하지만, 이 장면을 통해 더욱 부각하려 했던 부분은 논란보다 루이 짐페리니가 지키고 있었던 의지다.
 
'표류기'가 두 명의 상반된 가치관을 지닌 두 인물을 대비시켰다면, 포로수용소 이야기는 전혀 다른 위치에서 대립하는 두 인물의 관계를 그린다. 일본 배우 미야비가 연기하는 '와타나베' 캐릭터가 그것이다. 그는 철저히 '의지'와 '신념'으로 무장한 루이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일본 군국주의가 만든 '괴물'과 같은 상징적인 인물로, 성경에서 고난을 당하는 예수와 욥을 시험하는 '악마'처럼 그려져 흥미를 가져다 준다. 정복하는 인간과 정복당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대립을 통해 '인간 의지'의 위대함과 선과 악의 관계를 조명하는 동시에 후반부 극적인 장면을 완성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지닌 드라마로 완성했다.
 
감독 안젤리나 졸리의 초점이 잘 맞춰진 연출력은 무난했다. 조금 더 강렬하게 그려 낼 수도 있었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메시지에 충실해지려 한 연출은 차기작을 기대해 봐도 괜찮았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잭 오코넬, 돔놀 글리슨과 같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열연 또한 빛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But
 
좋은 메시지, 강렬한 연기, 무난한 연출력을 보여주었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관조적으로 흘러가 긴장감과 흥미를 떨어뜨리는 부분이 [언브로큰]의 아쉬운 부분으로 느껴진다. 각본을 쓴 코엔 형제 특유의 스타일 이기도 하지만 영화가 지닌 방대한 스케일과 극적인 변화
가 많았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꾸며 주기에는 무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때문에 영화의 전체적인 전개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는 관객마다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초반 등장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미야비의 '와타나베'가 일관된 연기를 보여준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흥미를 잃는 모습도 아쉽다.
 
안젤리나 졸리의 인상만큼 강렬한 영화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도 있지만, 긍정의 메시지가 담긴 '좋은 영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관람한다면 충분히 의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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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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