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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 기자 간담회 현장, 이민호 "내 안의 폭력성을 느껴"

15.01.14 16:03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의 대단원이자 이민호, 김래원의 주연으로 기대를 모은 [강남 1970]이 13일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영화에 대한 의미와 해석, 거친 액션을 선보인 두 주연 배우의 고충, 첫 영화 데뷔를 한 아이돌 출신 여배우의 이야기 까지… 수많은 이야기와 질문이 오갔던 [강남 1970]의 기자 간담회 내용은 아래와 같다.
 
 
Q1.유하 감독께 질문 드린다. 거리 3부작의 완결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강남 1970]을 통해 어떤걸 얘기하고 싶었나?
 
유하 감독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을 때, 제 자전적인 이야기인데 거기 나오는 배우들 중에서 예전에 친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자퇴를 한 친구 중에 나중에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넝마주이를 하고 있더라. 그 넝마주이 시대의 얘기를 오랫동안 생각을 하면서 [말죽거리 잔혹사] 다음 영화는 그 시대의 얘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차일피일 하다 보니까 좀 미뤄졌다. 그 친구의 이야기하고 결합된 얘기가 2004년도에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라는 책을 보다가 강남이라는 도시가 그 당시에 대선 자금에 의해서 개발된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어 두 가지 이야기가 결합해서 영화가 되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 당시에 땅 얘기를 통해서 돈의 가치가 도덕적 가치나 민주적 가치보다 우월한 세상, 뒤틀린 자본주의에 대해서 역으로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Q2.강남 3부작에는 고전 음악, 올드 팝들이 인상 깊게 등장하는데 이번에도 올드 팝이 등장한다. 이번에 등장한 음악에 대한 설명과 의미 해석 부탁 드린다.
 
유하 감독
음악은 전작들도 그 당시의 진추하의 ‘원 썸머 나잇’이라든가 [비열한 거리]에서 ‘땡벌’이라든가 이런 곡을 썼는데요. 이번 얘기도 보니까 제가 70년대 주로 들었던 노래 중에서 선곡을 하게 되었다. 특히 ‘Anak(아낙)’이라는 노래는 강남스타일 이전에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링크된 노래인데 영화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어서 선곡을 하게 되었다. 필리핀 따갈로그어로 부른 노래로 아버지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부정을 담은 노래다. 고아인 이들(극 중 이민호, 김래원 캐릭터)한테 어떤 면에서 부합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 노래를 선곡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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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감독

Q3.김래원, 이민호 두 배우분은 이번 작품에서 예상 외로 거친 액션과 폭력 연기를 했다.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심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김래원
액션은 나보다는 옆에 있는 이민호씨가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나는 액션씬에 있어서 보셔서 알겠지만 살인하는 장면 등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연기를 나름 열심히 했는데, 그게 영화 상에 어떻게 잘 표현이 됐는지, 관객분들의 답이 오히려 궁금하다.
 
이민호
그 누구한테나 폭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 폭력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성적으로 통제를 하고 조절을 하느냐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처음으로 이 영화를 통해서 내 안에 폭력적이고 그리고 잔인한 그런 것들을 처음 표현을 해보았는데, 내 안에 몰랐던 폭력성이나 눈빛들을 처음 보는 그런 느낌들이 있었고, 현장에서 뭘 하지 않아도 힘들었던 점이 많았던 거 같다. 정신적을 밝고 기분 좋은 상태가 아니라 그 씬의 상태에 따라서 현장에서도 조금 따라가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중반부 넘어가고 중후반쯤 됐을 때에는 피로도 극심하고 정신적으로 약간 피폐해지는 기분 느꼈다.
 

Q4.정진영씨는 [국제시장]에서도 아버지 연기를 보여주셨고, 이번에는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주신 것 같은데, 소감이 궁금하다.
 
정진영
온 인류의 반은 아버지이거나 아버지가 될 사람들이다. 내가 했던 아버지 역은 [국제시장]의 아버지가 갖는 부성이라는 것은 같지만 각자 처한 위치와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연기했다. 유하 감독님 작품이라서 크나큰 매력을 느끼고 기대를 갖고 참여했다. 오늘 영화를 보고 나서도 나름대로 아주 흡족했다. 근데, 요즘 나이가 많다 보니까 좋아하는 영화랑 이 시대가 좋아하는 영화랑 간극이 간혹 있을 때가 있어서 여러분들의 느낌이 어떨지 무척 궁금하다. 아까 말씀하신 폭력성에 대해, 영화가 꽤 세지 않았나? 감독님이 특별히 폭력을 좋아하시는 분은 아닌 것 같고 그 시대 강남 개발사라는 역사가 갖고 있는, 폭력성을 가졌던 그 시대에 대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
 

Q5.김설현씨 같은 경우는 이민호씨랑 붙는 씬들이 많은데 같이 연기해본 결과 이민호 씨는 어떤 분인지 말씀 부탁 드린다.
 
김설현
영화를 처음 촬영 했다. 처음이다 보니까 힘든 점도 많고 어려운 점도 많았는데, 이민호 선배님이랑 붙는 씬이 많다 보니까 선배님께서 많이 챙겨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특히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마다 긴장을 풀어주셨던 것 같다. 처음이라 그런지 이민호 선배님뿐만 아니라, 정진영 선배님이나 감독님, 촬영 스탭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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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현

Q6.김래원 씨는 이번 캐릭터가 좀 비열한 캐릭터인 것 같다. 이 캐릭터를 선택할 때, 이런 역할을 거의 안 하셨던 것 같은데 어떻게 선택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김래원
처음에 시나리오 보고 이 백용기라는 인물이 너무 악하기만 한 것 같고, 말씀 하신 것처럼 비열해 보이기만 한 것 같아서 인간적인 면이 그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의 뒷이야기, 내면에는 아픔이 있거나 하지 않을까 했다. 그런 부분들이 한 두, 세 씬 정도가 있었다. 안 해봤던 역할이고, 강하고 잔인한 역할을 인간적으로 잘 풀어보면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남이 개발 됐던 과정의 이야기가 나한테 굉장히 흥미로웠다
 

Q7.이민호 씨는 드라마만 하다가 오랜만에 영화를 했는데, 잔인하고 액션도 많이 들어간 연기를 하셨는데 어려운 것이 좀 없으셨는지 궁금하다.
 
이민호
사실상 영화가 처음이다.  [울학교 이티]랑 [강철중]이랑 영화를 하긴 했지만, 분명히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는 존재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하던 그런 연기의 습관들이나 안 좋은 버릇들 같은 것들을 조금 많이,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을 했다. 그리고 첫 주연작이라 잘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힘을 빼고 종대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 집중을 하려고 했던 것 같고 감독님께서 그 부분에 많이 도움을 주셔서, 잘 하려고 하는 것 보다는 힘을 빼는 노력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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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Q8.이민호, 김래원께 질문 드린다. 극중에서 역할을 보면 가난으로 땅과 돈에집착하는 인물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서 욕망에 대한 집착을 표현하기 위한 폭력성도 있지만 내면의 연기를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민호
이유가 없는 욕망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공감하기가 쉬웠다. 나는 일단은 제 근처, 또는 2015년 사회의 모습들에서 참고를 하려고 했다. 예를 들면 모든 이들의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또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자식들에게 선물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듯이 그리고 또 저 같은 20대는 막연한 미래에 조금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취직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간다. 그 당시에도 정말 미싱질 해서 일당 오십원 받아서는 답이 안 나오는 삶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출구 없는 인생을 조금 더 출구가 보이게끔 하고자 했던 노력 그리고 친가족은 아니지만 새롭게 꾸린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했던, 그런 생각들에 많이 공감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욕망을 표현했다 라기 보다는 연기 한 입장에서 그런 감정들을 표현을 했고, 욕망으로 보여지는 과정은 감독님께서 잘 보여주신 것 같다.
 
김래원
나도 마찬가지로 잘 표현이 됐다면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특별히 욕망이나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따로 노력한 것은 없다. 영화 시나리오에 어떤 씬들이 그런 부분들을 담고 있어서, 잘 전달이 된 것 같다.
 

Q9.앞선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하셨는데, 특히 폭력성에 집중을 하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이런 폭력성에 집중하신 이유와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사람들이 쓰고 버려지는 모습을 담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마지막 장면이 이렇게 강남이 비춰지고 선거를 하는 모습이 비춰지는데 그 장면에 담긴 감독님의 의도가 궁금하다.
 
유하 감독
아무래도 내가 폭력 3부작이라는 것을 처음에 표방을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강도가 셀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또 하나는 70년대가 아까 정진영 씨도 얘기 했지만, 굉장히 폭력적인 시대였기 때문에 그 폭력성을 좀 더 배우들에게 투영을 해서 찍은 측면이 있다. 진흙탕 무덤 액션 같은 경우는 땅에서 사람이 태어나고 땅으로 묻히지만 땅에 대한 집착 그리고 땅에 대한 욕망 이런 것들을 붉은 황토의 이미지와 함께 표현을 했고 핏물과 황토와 이런 것들, 어떤 비루한 것들의 카니발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의 씬을 유추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강도가 세진 것 같다.
 

Q10.감독님과 김래원 씨에게 공통된 질문 드린다. 백용기라는 인물이 종대에 비해서 더 나쁘고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인물로 보였다. 정말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고 보고 종대보다는 정말 나쁜 놈으로 많이 나오고 있었는데 보다 보니까 살인을 하는 순간에 순간적으로 용기의 얼굴이 변하는 모습에서 제가 느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살인을 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용기가 나쁜 놈만이 아닌 그런 모습을 의도적으로 표현하신 건지 궁금하다.
 
유하 감독
사실은 여기 나오는 용기라는 인물은 종대에 비해서 사악한 인물일 수도 있겠다. 살인을 미화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내몬 측면이 있지 않나 마지막에 제가 플래시백으로 둘이 권투하는 장면으로 영화를 끝냈는데 당시에 세상이 지금도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만은 그 한 순간에 무허가 인생으로서의 행복도 허락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용기의 폭력성이 여기 나오는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 있는 자들의 폭력보다 더 한가 이런 질문도 해보고 싶은 측면도 있다.
 
김래원
일단 그렇게 봐주셔서 너무 고맙다. 나는 용기의 내면에는 그런 두려움과 자괴감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촬영할 때 첫 테이크, 두번째 테이크는 사람 을 죽이는 단순한 분노에서 굉장히 아쉬울 것 같고, 용기의 내면에는 그런 괴로움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서 그 씬에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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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

Q11.감독님과 이민호 씨에게 질문 드린다. 김지수 씨가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상에 많이 남는데. 종대와의 어떤 좀 더 진전된 러브라인이나 그런 게 조금 더 있거나 아니면 그 후의 이야기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끝났다. 그 부분에서 말씀 부탁 드리며, 이민호 씨도 굉장히 대선배님과 연기를 했는데 어땠는지 궁금하다.
 
유하 감독
이민호 씨가 분한 종대라는 인물은 사실 선혜한테 연심을 가지고 있지만 커밍아웃을 하는 순간에는 가족이 깨지기 때문에 그 마음을 안에 간직한 인물이다. 민성희라는 인물이 본인의 욕망의 매개체다 라고 생각을 한 순간에 접근한다. 민성희도 종대를 이용한 거고, 종대도 민성희를 이용한 거고 어떻게 보면 악어와 악어새 관계가 아니었나 싶다.
 
이민호
나는 약간 어떤 분이든 첫인상을 보면 이 분이 선하다, 아니면 생각이 많겠다 이런 것들을 좀 잘 보는 편이다. 근데 [강남 1970] 모든 배우님들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선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리고 또 너무나 편하게 해주셨다. 정진영 선배님 같은 경우에도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처음부터 아버지, 아버지하고 부를 수 있었고 김래원 씨 같은 경우에도 제가 여러 차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되게 옛날부터 존경하던 선배였기 때문에 그리고 또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첫 촬영이 넝마시절 촬영부터 시작 했는데 그런 부분들 때문에 편하게 같이 잘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Q12.[국제시장]도 그렇고 [허삼관]도 그렇고 저희 영화에도 70년대 시대나 소품 이런 것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70년대 얘기를 다시 꺼내신 이유에 대해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유하 감독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도 그렇고, 시대극 혹은 역사극, 노스텔지아 드라마들이 단순히 그냥 과거를 추억 찾기를 한다든가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향수하거나 이런 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 영화도 지금의 어떤 현실에 은유로서 70년대를 다루려고 했고, 그렇게 봐주셨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다. 또 하나는 처음에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고나서 권상우 씨 나레이션 중에 ‘앞으로 저 땅값이 엄청 오를 거라는 어머니의 선견지명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를 갔다’라는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그 이후에 대해서 한번 영화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측면이 있어 70년대를 택하게 되었다.
 

Q13.이민호 씨와 김설현 씨에게 질문이 있다.  이민호 씨는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왕관의 무게를 버티셨는데, 이번에는 넝마주이 씬부터 나와서 굉장히 놀랐다. 큰 화면에서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하며, 김설현 씨 역시 AOA에서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시는데 이번에는 웨딩드레스부터 온몸에 멍이든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주셨다. 스크린에서 확인한 자신의 모습을 본 소감이 어땠나?
 
이민호
네, 일단 없는 역할을 많이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굉장히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를 했는데 사실 저의 저런 모습이 누가 봐도 딱 넝마다 라는 생각은 안 할 것 같다. 근데 나는 이런 모습을 호기심 있게 변신을 했네 라는 생각을 가지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라도 잘 봐주셔서 3년 전의 이야기가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김설현
일단 스크린에 나오는 제 모습이 실감이 안 난다. 첫 영화를 잘 마친 것 같아서 기쁘고 또 이제 가수 활동도 하고 배우로써 스크린에서도 모습을 보여드렸는데요. 제가 생각해도 되게 많이 다른 것 같다. 각자의 매력이 있는 것 같고, 가수 활동도 재미있고 연기 활동도 재미있고 앞으로도 두 가지 다 열심히 하면서 잘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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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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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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