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리뷰: 추리 대신 웃음이 우선인 '조선 셜록' (★★☆)

15.02.03 01:13

 
1.jpg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2015]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줄거리
정조 19년. 한때는 왕의 밀명을 받던 잘나가는 특사였으나 무슨 이유인지 미운 털이 박혀 외딴 섬에 유배되어 버린 조선 제일의 명탐정 김민(김명민). 찾아오는 이라곤 지난 날 함께 했던 파트너 서필(오달수)과 매일 같이 동생을 찾아달라며 오는 어린 소녀뿐. 그러던 중 김민은 조선 전
역에 불량은괴가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잠자고 있던 탐정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결국 유배지 이탈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불량은괴 유통사건과 행방불명 된 소녀의 동생을 찾기 위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사상 최초로 동시에 두 사건 해결에 나선 조선 명탐정 김민과 서필!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모의 여인 히사코(이연희)로 인해 명콤비의 수사는 더욱 혼선을 빚게 되는데…

 
2.jpg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은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추리물'의 관점에서 보다는 어느 정도 '코믹' 하냐에 기대심리를 두고 있었을 것이다.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조선명탐정 2])은 그러한 기준에서 최선을 다했다. 전편이 김민과 서필이라는 두 콤비를 십분 활용한 유머의 정석을 완성했듯이 이번 시리즈 또한 그러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대신, 전편보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은 조금 깔끔해졌다.
 
너무 많은 유머를 남발해 산만하게 느껴졌던 전개 방식은 유연한  편집으로 이해 쉽게 전개된다. 두 주인공이 변함없이 등장한 가운데 소녀들의 실종, 불량 은괴의 유통, 의문의 여인이 등장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차례대로 등장해 이야기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준다.
 
전편에서 슬랩스틱한 유머와 다소 농도 짙은 성적인 유머를 남발했던 것과 다르게 이번 2편의 유머는 조금 달라졌다.
 
김민과 서필 두 콤비가 선보이는 애드립과 좌충우돌 유머는 여전하지만, 대부분 유머가 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유머와 액션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어드벤처물로 이어져 긴박감을 높여주는 요소가 된다. 이 때문에 [조선명탐정 2]는 전편보다 어드벤처적인 성격을 많이 띠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김명민이 연기하는 탐정 김민이 액션 장면이 전편보다 많이 등장해 속도감을 높여주었다. 극 중 주인공의 역할 답게 '추리'는 기본이지만, 행동을 우선시하는 '모험가'의 면모가 더욱 크게 강조되었다. 자신이 발명한 폭탄, 형광물질과 같은 발명품으로 악당들을 제압하고, 위기를 타파하고, 화장실 유머(?)까지 선사하는 장면은 어드벤처 액션 영화 속 주인공 모습 그대로다. 허당적인 면모, 근엄함을 잡다가 급하게 비굴해지는 성격, 여자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성격, 여기에 불의를 모르는 정의로움을 동시에 지닌 김민은 김명민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의해 더욱 인간적인 탐정으로 그려진다.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개성 있는 인물들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서필'역의 오달수의 애드립 연기는 여전히 잔잔한 재미를 불러오며, 두 주인공과 자주 부딪치게 되는 산적 떼는 분위기가 느슨해 질 때마다 빠른 전개를 이어나가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시리즈의 전례를 이어가려는 팜므파탈 여주인공이 등장해 이야기의 '키'로 활용되는 방식도 여전하다. 아름다움과 관능미를 동시에 지닌 이연희의 기모노 패션과 캐릭터는 시리즈의 성향 내에서 제 역할을 한다. 
 
3.jpg
 
이처럼 시리즈의 전례를 기반으로 새로운 설정을 이어나간 [조선명탐정]은 특유의 개성으로 시리즈의 재미를 이어간다. 물론, 그러한 자기 반복 탓에 전편의 단점을 답습한다.
 
유머를 우선한 나머지 긴장감을 높여줘야 할 핵심적 이야기들은 부실하고, 복선이라 하기에도 너무 미미한 반전들이 난무한다. 김민과 서필에게는 큰 사건이라 하지만 관객들이 그들이 왜 그렇게 심각하게 다니고 있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다. 히사코의 캐릭터가 극의 흐름에 큰 영향을 갖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미스테리가 너무 쉽게 풀린 나머지 신비감을 더해지지 못한 점도 아쉽다.
 
[조선명탐정 2]에 유머를 뺀다면 그 외에 기억 남는 게 많이 없을 정도로 드라마와 스릴러적 요소는 존재감이 없다. 물론 이 시리즈가 코미디가 장점인 작품이라지만 장르적 범위를 봤을 때 코미디는 부가적인 요소 여야 하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여줄 핵심적인 장르적 성격(액션, 스릴러, 어드벤처)과 소재가 더 부각되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여도 심심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셜록 홈즈] [리쎌웨폰]과 같은 버디 시리즈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좋은 캐릭터와 시리즈적 성격을 가진 개성적인 작품인 만큼,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나올 가치를 지녔다. 그런 만큼 후속을 또 계획 중이라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잘 보완했으면 한다. 유머도 좋지만,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모험의 대상과 거기서 나오는 '오랜 여운'이다. 
 
[조선명탐정 2]는 2월 1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