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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뢰] 리뷰: '복수심'에 이성을 잃은 분노의 스릴러(★★☆)

15.03.05 16:20

 
 
[살인의뢰, 2015]
감독:손용호
출연:김상경, 김성균, 박성웅, 조재윤
 
줄거리
강력계 촉귀신이자 베테랑 형사인 태수(김상경)는 어느 날 우연히 뺑소니범 조강천(박성웅)을 잡게 된다. 하지만 단순 뺑소니범이라고 생각했던 조강천의 차에서 수많은 혈흔과 머리카락이 발견되고, 그가 전국을 들썩이게 한 동남부 연쇄실종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범인
을 잡고 실종사건이 결국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것이 드러나며 수사는 급물살을 탄다. 그러던 중 강천의 마지막 범행 대상이 태수의 여동생 수경(윤승아)으로 밝혀져 태수는 충격에 휩싸인다. 태수는 강천에게 수경의 행방을 묻지만, 강천은 찾아보라는 말만 남긴 채 입을 다문다. 그리고 강천에게 아내를 잃은 또 다른 남자 승현은 슬픔과 분노를 견디지 못한 나머지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그 후로 3년, 조폭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태수는 누군가 감옥 안의 강천을 표적으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사형선고를 받은 강천을 죽이려는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표적이 된 강천을 지킬 수도, 죽일 수도 없는 태수, 그의 앞에 사라졌던 승현(김성균)이 다시 나타난다.
 
 
스릴러인데도 이상하게 스릴러 영화 같지 않은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있다. 그런 작품들은 긴박감보다는 감정적인 요소를 우선으로 하는 스릴러물에서 볼 수 있다. 살인, 각종 범죄가 이야기의 메인이 되어 긴장감과 공포심을 높여주는 것과 달리 감정적인 부분으로 치우치면 그와는 다른 정서적인 드라마가 완성된다. [살인의뢰]는 잔혹한 살인 범죄물 내에서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우선으로 하는 스릴러물이다.
 
이러한 감성적인 요소가 우선시 된 데에는 영화가 설정한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에 있다. 극중 범인인 조강천의 마지막 범행 대상이 하필 태수의 여동생이자 승현의 아내인 수경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족 같은 두 남자는 극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해 슬픔과 분노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한다.
 
그렇다고 슬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영화는 범인인 조강천이 수경을 납치하는 장면만 보여주고 , 다수의 희생자들의 행방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가 정말 사람들을 죽였는지에 대한 의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스릴러적인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시작한다. 이후 납치 사건과 무관한 범죄 조직의 암투, 의문의 킬러 등 사건의 전개를 긴박하게 전개시켜줄 요소들이 등장해 흥미를 높여준다.
 
여기에 복수심에 사로잡힌 등장인물이 또 다른 범죄의 배후가 되는 설정은 인간의 극단적 성향에 대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어 예측불허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 등 주연 배우들의 감정 연기도 무난하게 진행되며 복수와 분노의 감정으로 '이성'을 잃게 되는 인간의 심리를 생생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살인의뢰]는 이같은 좋은 설정을 스릴러라는 장르적 범주에서 잘 살려내지 못했다. 영화의 핵심적인 이야기 전개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약해진 탓이다.
 
전자서도 언급했지만 관객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부분은 실종자들의 행방이다. 이를 위해 사라진 수경을 찾기 한 두 남자의 고군분투 과정이 그려져야 했지만, 영화는 이 간격을 뛰어넘은 3년 후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후 이야기는 과거의 사건과 전혀 연계가 안되는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관객들은 현재의 사건이 과거의 핵심적 사건과 무슨 연계가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며 유심히 보게되지만 미스터리는 맥 없이 풀리며, 사건의 연계성 또한 빈약했다. 제아무리 복수심에 눈멀어 극단적 선택을 할수 있다 한들 영화의 방식은 다른 대안이 많았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며 조금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서적 분위기를 강화하려는 듯 플래시백 회상과 감정에 사로잡힌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주는 설정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식상함만 가져다 주며 영화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에 김상경이 연기하는 형사 태수의 캐릭터가 좀 더 냉철하게 그려져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여주어야 했지만 그 마저도 감정에 사로잡힌 모습만 보여준다.
 
기대했던 스릴러가 미미하게 전개되면서 이후의 과정은 복수심에 이성을 잃은 주인공의 액션에 초점을 맞춘다.
 
[살인의뢰]는 범죄가 또 다른 범죄를 낳게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원인은 범죄를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는 불합리하고 답답한 법적인 현실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범죄자에 대한 심판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다. 그러한 비극적인 상황을 풀어내고 표현한 관점에서 감상한다면 무난한 작품이지만, 장르적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살인의뢰]는 3월 1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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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네그루(주)다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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