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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 리뷰: 인생을 배우게 된 남녀의 이야기 (★★★)

15.04.08 15:34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 2014]
감독: 네드 벤슨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이자벨 위페르, 윌리엄 허트
 
줄거리
뜨겁게 사랑했던 코너(제임스 맥어보이)와 릭비(제시카 차스테인) 하지만 어느 날, 예고없이 릭비가 사라져버리고 릭비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코너는 그녀를 찾아다니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감당하지 못한 릭비. 코너를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벗어나려 할수록 그가 그리워진다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이하: [엘리노어 릭비])는 분명 사랑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 정의를 넓게 본다면 사랑을 초월한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의 부제인 '그남자 그여자'라는 문구 탓에 이 영화를 설레는 로맨스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남녀의 다른 시각과 감정을 통해 '사랑'에 대해 말하지만, 영화는 설렘과 거리가 먼 '상처' '삶'에 대해 질문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영화의 제목인 [엘리노어 릭비]는 극 중 여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비틀즈의 노래 제목으로 극 중 부모가 이 음악을 토대로 지어준 이름으로 설정되었다. 때문에 이 영화의 의미는 비틀즈의 원곡이 말해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틀즈의 '엘리노어 릭비'는 60대의 독신 여성, 교회 신부와 같은 외로운 사람들을 등장시켜 '외로움과 고독'을 노래하는 음악으로 영화는 사랑 후 이별로 인해 더욱 고독해진 두 젊은 남녀의 방황과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의 시작, 다정한 연애를 즐기며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이어가는 두 연인의 모습을 비춘 영화는 그다음 장면에서는 무슨 이유에서 인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이별한 남녀의 모습을 각각 보여준다. 이들이 무엇에 의해 상처받고 헤어졌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영화의 후반부서 확인 가능) 두 연인은 너무 사랑해 결혼까지 한 사이지만, 이후에 발생한 극단적 행동으로 '별거'상태에 들어가 각자만의 인생을 살아간다.
 
릭비는 코너를 떠나 한동안 잊고 지낸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알 수 없는 공허함만이 남아있다. 코너는 갑자기 떠난 릭비의 마음을 붙잡고자 다시 대화를 시도하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한때 둘은 매우 뜨겁게 사랑하던 사이였지만, 상처를 나누고 대화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영화의 전체적 러닝타임을 차지한 두 연인의 '이별 기간'은 이들이 성숙해지는 시간인 셈이다. 두 연인이 함께 있는 장면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들은 이들이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친구, 동료,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다.
 
이 때문에 [엘리노어 릭비]가 로맨스보다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된다. 코너와 릭비는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친구, 동생을 만나며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배우게 되고, 부모와의 대화에서 인생과 행복에 대해 논하게 된다. 이들의 대화가 너무나 현실적 이면서도 남녀의 다른 시각과 입장을 오고가며 조명하는 방식이라 인상적인 공감을 불러온다. 이후 영화는 타인과의 대화와 만남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 두 연인은 이제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며 진정한 사랑의 완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만큼 [엘리노어 릭비]는 주인공 코너와 릭비만큼 조연진들의 역할과 존재감 또한 커야 했다. 제임스 맥어보이와 제시카 차스테인의 상처 입은 심리 연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윌리엄 허트, 이자벨 위페르, 시아란 힌즈, 비올라 데이비스의 연기는 깊이를 더해줘 진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정의와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는 데 일조한다. 영화 부제의 원제이기도 한 'them'은 주인공들에 한정된 의미가 아닌 모든 등장인물을 이야기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현실적인 아픔에 초점을 맞추고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한 채 큰 갈등 없이 진행되는 전개 탓에 기대했던 애틋한 분위기와 같은 흥미적 요소를 배제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엘리노어 릭비]는 모두 세 편의 독립된 영화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코너와 릭비의 시선을 모두 담은 [그남자 그여자] 외에도 [엘릭노어 릭비: 그남자] [엘릭노어 릭비:그여자]를 통해 이별과 사랑에 대한 두 주인공의 입장과 심리를 이야기하며 신비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엘릭노어 릭비:그남자 그여자]는 4월 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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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드림웨스트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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