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건맨] 리뷰: 리암 니슨이 되고 싶었던 숀 펜, 결과는? (★★)
15.04.09 16:39
[더 건맨, 2014]
감독: 피에르 모렐
출연: 숀 펜, 하비에르 바르뎀, 이드리스 엘바, 레이 윈스턴
줄거리
거대 광물산업의 용병으로 고용된 전직 특수부대원 ‘짐 테리어’(숀 펜)는 비밀 작전의 설계자 ‘펠릭스’(하비에르 바르뎀)로부터 콩고민주공화국 광업부 장관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미션 성공 후 8년 간 자취를 감춘 채 NGO활동으로 과거를 속죄하며 살던 짐은 어느 날 괴한의 습격을 당한다. 직감적으로 이것이 과거 비밀 작전과 연관이 있음을 알아챈 그는 펠릭스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연인 ‘애니’(자스민 트린카)가 펠릭스의 아내가 된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또한 함께 작전에 임했던 동료들이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을 쫓는 배후를 찾아 나선다. 한편, 비밀 작전을 파헤치던 인터폴 ‘재키 반스’(이드리스 엘바)는 짐의 존재를 알게 되고, 비밀 조직 역시 짐을 제거하기 위해 애니를 납치하는데…
액션 영화 전문 감독 피에르 모렐과 중년의 숀 펜이 만났다는 점에서 [테이큰]과 리암 니슨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피에르 모렐은 다시 한 번 [테이큰]의 성공을 원할 것이고, 숀 펜은 리암 니슨 못지 않은 '최강 중년'(?)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과연, 이들의 동상이몽은 이뤄졌을까?
애석하게도 [더 건맨]은 산만한 구성과 어설픈 전개만 눈에 띈 결과물이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주요 인물을 암살해 한 국가와 세계의 운명을 바꿔 놓은 인물 설정, 총기/폭파 액션의 향연, 역동성을 강조하는 촬영 기술, 광범위한 배경, 액션 영화 전문 연출/제작 경험을 기반으로 한 연출력, 근육질의 몸매를 뽐내며 강력한 액션을 선사하는 숀 펜의 연기 등 [더 건맨]은 이야기 설정과 외적인 부분에서부터 철저한 준비가 돼 있었다. 피에르 모렐은 이러한 장점적인 요소들이 있었음에도 이를 조리 있게 구성하지 못했다.
[더 건맨]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과한 욕심이 불러온 '산만함' 이었다. 피에르 모렐 감독의 전작 [테이큰] 1편을 떠올려 보자. 주인공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요원으로 현재는 아내와 이혼한 평범한 중년 남성이다. 하지만, 딸이 해외 여행 도중 범죄 조직에 납치되자 혈혈단신으로 조직을 추적해 딸을 구출한다. 그 과정에서 이혼한 아내와 관계를 개선하거나 로맨스가 발생하는 등의 복잡한 인간관계는 등장하지 않았고, 오로지 딸을 구출하려는 집념만 보여준다.
이러한 [테이큰]의 단순명료한 이야기 전개가 있었기에 리암 니슨의 과감한 액션 연기는 더욱 돋보일 수 있었고, 이것은 이 영화의 보이지 않은 장점이 되었다.
반면, [더 건맨]은 너무 많은 설정과 전개 방식을 엮는 실수를 저질렀다. 자신의 과거 행적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 집중해야 할 주인공은 불치병, 헤어진 애인과의 재회, 무의미한 배경 이동으로 자신의 임무를 망각한듯한 시간 낭비를 하게 된다. 이 여파로 핵심적인 사건의 미스터리는 맥 없이 풀리게 된다.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들은 산만함을 더해주며 집중도와 긴장감을 떨어뜨리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하비에르 바르뎀, 이드리스 엘바 등의 쟁쟁한 출연진들은 특별출연에 가까울 정도로 존재감이 흐려지고 만다. 악역을 연기한 마크 라이런스도 출연분이 적은 탓에 큰 인상을 남겨주지 못했다. 게다가 [테이큰]이 리암 니슨의 날렵하고 강력한 액션을 특징적으로 선보였던 것과 달리, [더 건맨]은 어떤 액션에 장점을 두었는지 좀처럼 특징을 찾아볼 수가 없다.
영화의 제목처럼 총기 사용에 능한 주인공의 모습을 예고했으면 그 부분에 중점을 둔 액션을 보여주면 됐지만, 총기 액션은 크게 드러나지 않은 평범한 수준에서 그친다. 제아무리 숀 펜이 근육질 몸매를 선보이며 맨 손으로 악당들을 멋있게 때려 눕힌다 한들, 인물의 개성과 그에 알맞은 특징이 일치된 액션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쾌감조차 없는 무의미한 액션으로 빛칠 수 밖에 없다.
[더 건맨]은 평범한 액션 영화도 방향성이 뚜렷한 기획력과 연출력이 없으면 그보다 더한 무의미한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액션을 화려하게 꾸며주기 위한 다양한 설정과 방식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와 방향성에 걸맞은 준비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 건맨]은 4월 1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조이앤컨텐츠그룹)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