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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맛] 리뷰: '싱거운 맛'만 가득한 '로코'(★★)

15.05.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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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맛, 2015]
감독:김아론
출연:오지호, 강예원, 하주희
 
줄거리
여자 속만 알고 정작 여자 맘은 모르는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오지호)와 남성의 은밀한 그곳을 진단하면서도 연애 경험은 전무한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강예원)은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 다투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다툼이 잦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 또한 높아지기 시작하는데…
 
 
'비뇨기과' 분야와 관련된 용어가 거침없이 등장해 도발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한 영화 같지만, 만약 그랬다면 더 노골적인 제목을 사용했을 것이다. [연예의 맛]은 영화 전반에 배치된 비뇨기과적인 요소를 빌려왔지만, 제목에서부터 추정할 수 있듯이 볼만한 수준의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다.
 
'왕성기' '길신설'과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름, 노골적인 비뇨기과 용어, 성(性)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프닝적인 요소들이 여과 없이 등장해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려 한다. 남자 주인공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여자들 앞에서 당당한 척하지만 막상 실전에는 약하고, 여자 주인공은 남자들의 민감한 분야를 다루지만 그로 인한 편견으로 제대로 된 연애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상반된 캐릭터들이다.
 
이렇듯 각자만의 컴플렉스와 상반된 성격을 지닌 남녀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은 로맨틱 코미디에 매우 매력적인 설정임이 분명하다. 비록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적 공식이 다툼에서 연인이 되어가는 전형적인 과정이라 하더라도 다툼의 요소와 그것이 지닌 메시지가 괜찮다면 의외의 좋은 여운을 남긴 작품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의 맛]이 지향하는 연예 방식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우선 두 남녀가 처음으로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첫 다툼은 둘이 지니고 있었던 비밀스러운 컴플렉스와 상당히 거리가 먼 엉뚱한 일들로 티격태격하고 이러한 상황은 시종일관 유지된다. 그래서 이들이 지니고 있었던 개성과 컴플렉스는 핵심이 되어야 할 로맨스와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준다. 주인공들이 왜 비뇨기과와 산부인과 의사가 되려 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후반부에 밝혀지며 이들에 대한 공감도를 높여주려 하지만 이야기와 개성이 따로 노는 전개 탓에 상영 내내 이들에게 공감하기란 어렵다.
 
무엇보다 [연애의 맛]은 그 흔한 코미디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지지 못할 정도로 유머 요소도 빈약하다. 농담과 슬랩스틱을 통해 유머를 만드는 방식은 평이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작품의 활기를 불어넣어 줄 조연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 줄 기본적인 요소인데 영화는 이 기본을 간과하다시피 했다. 그나마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한 하주희는 유머가 아닌 영화의 섹시미를 높여주기 위해 필요 이상의 과한 노출만 일삼는 역할만 맡았다.
 
조연진의 부재로 모든 몫은 오지호와 강예원이 책임져야 하지만 유머적인 요인까지 책임지기에는 무리해 보였다. 빈약한 유머 설정, 조연진의 부재는 각본의 심각성을 의미하며 이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연출력의 실패와 다름없다.
[연예의 맛]은 대담한 소재와 같은 좋은 재료들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를 요리해야 할 감독의 빈약한 연출력과 부족한 각본은 싱거운 맛을 내는데 그쳐 버렸다. 여러 언론을 통해 [어벤져스 2]의 행보를 막을 대표작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그 수준에는 미치지도 못한 아쉬움 가득한 평범한 '로코'에 불과했다.
 
[연예의 맛]은 5월 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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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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