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퍼펙트:언프리티 걸즈]: 반드시 몸을 흔들며 감상할 것(★★★)

15.05.22 18:57

[피치 퍼펙트:언프리티 걸즈, 2015]
감독:엘리자베스 뱅크스
출연:안나 켄드릭, 헤일리 스타인펠드, 르벨 윌슨, 엘리자베스 뱅크스

줄거리
전국 팝 아카펠라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전통의 여성 보컬그룹 ‘벨라스’. 하필이면 대통령 생일파티 축하 공연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던 중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낯 뜨거운 사고를 치고 만다. 하루아침에 대학 여신에서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그녀들은 무너진 명성과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려 애쓰지만 그때마다 더 큰 무리수로 외면 받을 뿐이다. 해체 위기에 놓인 ‘벨라스’에게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다시 노래할 수 있다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데… 과연 그녀들이 준비한 필살기는 무엇일까?

'음악 영화'는 이제는 더 이상 특별한 장르가 아니다. 다양한 감성과 감동을 불러오는 영화들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이제는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르가 되었다. 이렇듯 성공하는 장르에는 기본적인 법칙이 있기 마련이다. 노래 잘하는 배우들과 가수들이 스크린에 등장해 남다른 라이브 실력으로 귀를 즐겁게 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을 즐겁게 하며, 감성을 자극하는 분위기 있는 연출력으로 감동을 불러온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방식이 지속되면 어느 한순간 그 영화는 싫증이 난다.

[피치 퍼펙트]는 이러한 음악 영화의 기본적인 성공 요인을 따라가려 하기보다는 흥미를 자극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감미로운 리듬과 목소리를 통해 완성되는 음악은 기본이지만 영화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은 정신없는 말장난과 화장실 유머가 반쯤 섞인 코미디, 개성 강한 캐릭터들, 여자들만의 특별한 고민이 담겨진 이야기, 유치하지만 우정과 사랑을 불러오는 평범한 감성이 그것이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영화의 소재인 아카펠라 음악이다. 악기 없이 오로지 목소리로 모든 음향 효과와 노래를 완성하는 아카펠라만의 장기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은 기본이며, 화려한 퍼포먼스가 등장하는 무대 연출 효과를 비롯해 하나의 음악을 위해 단원들이 하나로 단합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와 드라마를 전개한다. [피치 퍼펙트]는 이 과정에 등장인물들 각자가 지닌 개성들을 강조하며 이를 유머 요소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을 더했다.

[피치 퍼펙트:언프리티 걸즈] (이하: 피치 퍼펙트 2)는 1편을 성공하게 한 이러한 장점 적 요인을 잘 지켜내며, 새로운 요소와 에피소드들을 추가했다.

1편이 전통적인 방식만 고수하던 보수적인 아카펠라 그룹이 새로운 단원들의 합류로 변화를 맞이하고, 이를 통해 갈등, 화해, 단합하게 되는 전개를 이어 나갔다면, [피치 퍼펙트 2]는 새로운 신입생의 등장, 사회 진출과 장래에 대한 고민, 팀과 개인만의 정체성 확립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이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머로 소화해 냈다.

관객들을 당황하게 하는 엽기 유머,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노래를 통한 감정을 표현,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개인기, 지속적인 웃음을 불러오는 반복되는 장치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띄워준다. 이를 기반으로 음악 대결 게임(미션을 통한 노래 부르기), 신나는 노래와 아카펠라의 장점을 극대화 시킨 음향 효과, 익숙한 최신 팝 음악과 유명 노래들이 리믹스 되어 울려 퍼지는 장면은 귀를 즐겁게 하며 자연스럽게 몸을 들썩이게 한다. 이 때문인지 [피치 퍼펙트 2]는 유행 중인 TV 오디션 쇼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피치 퍼펙트 2]는 공감, 흥미에 초점을 맞춘 방향을 고집하면서 유연한 이야기를 만든다. 유머가 가득한 분위기 속에 교훈과 드라마를 적절히 배치하며 안정된 마무리와 또 다른 출발을 알리는 여운을 남긴다.

미국식 유머와 팝 음악을 잘 듣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며, 전편과 연계된 유머 장치들과 이야기들이 포함되었기에 [피치 퍼펙트] 1편을 먼저 감상하고 관람할 것을 권한다.

[피치 퍼펙트:언프리티 걸즈]는 5월 2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