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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역시 이병헌은 이병헌이다.

12.09.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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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연기 잘 하는 배우 이병헌. 천부적인 연기력으로 할리우드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그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연기 영역인 '사극'에 도전했다. 그것도 1인 2역으로 말이다.
 
'그의 첫 사극 도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런 염려섞인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VIP 시사회로 우리를 먼저 찾은 이병헌의 모습에서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이토록 자신감에 넘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 납득이 될 것이다. 그의 연기가 정말 대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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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는 어떤 영화?
 
9월 13일 관객들을 찾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 광해군 8년, 역사에서 사라진 15일 간의 이야기를 다룬 픽션사극이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극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이런 사극바람에 힘을 더할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일단 줄거리 먼저!
 
영화는 광해군 8년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한 명의 광해 '하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당시, 광해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나날이 난폭해져 간다. '광해'는 암살의 위기를 느끼자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데려오라 명한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서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하게 된다. '하선'은 왕과 똑닮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능덕에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인물. 이런 '하선'은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가게 되고,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한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이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하선은 허균의 지시에만 따라야 했다.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함부로 말해서도 안 되고 자신의 존재를 들켜서도 안 되는 위험천만한 왕노릇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하선. 그 둘의 성격이 너무 달랐기에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게 되고, 점점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사작하는 하선. 영화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정의를 다시금 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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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3역을 연기한 '이병헌'
 
어떻게 보면 이병헌이 영화에서 '1인 2역'이 아니라 '1인 3역'을 연기했다고 볼 수 있다. 싸늘함이 느껴지는 폭군 '광해', 따뜻한 웃음을 자아내는 광대 '하선' 그리고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하선'. 이병헌의 얼굴에는 3명의 캐릭터를 모두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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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2역은 배우에게 있어서 한 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연기일 것이다. 1인 2역의 경우 조금만 잘 연기해내면 큰 찬사를 받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즉, 다소 쉽게 연기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칫 서투른 연기력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간...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는 캐릭터 묘사 때문에 관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될 것이다. 예로 얼마전 개봉한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주지훈'도 1인 2역을 연기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 점이 '주지훈'과 '이병헌'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는 1인 2역. 배우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번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1인 2역을 연기한 '이병헌'에게는 약이 됐다.
 
그의 중저음에 가까운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와 어두움은 공포스러운 '광해'를 연기하기에 딱 맞아 떨어졌고, 그의 촉촉하고 깊이 있는 눈은 선과 악을 넘나들며 '광해'와 '하선'을 유연하게 담아냈다. 정말 소름끼치는 연기다. 이병헌이 이정도로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그의 최고의 연기력을 이 작품에 쏟아 냈다. 아마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상 한개 쯤은 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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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요!"
 
 
-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영화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진정한 왕이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로 딜레마에 빠진 '하선'의 눈을 통해서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해관계로 더럽게 퇴색해 버린 정치판에서 굶주린 백성을 위해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왕 '하선'. 하지만 그가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왕이 무엇인가?'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그의 입바른 소리와 행동으로 주위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과정을 무겁지 않고, 가볍게 해학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에 광대인 '하선'의 자유로운 성격이 더욱 잘 부각되어 영화의 맛을 살렸다.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VIP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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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는 개봉 전 부터 입소문을 좀 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이병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거물급 스타들이 VIP 시사회에 참석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VIP 시사회장은 마치 영화제나 시상식을 연상케 하는 행사가 되어버렸다. 이런 '이병헌 효과'에 힘입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자면 800만 관객은 가뿐하게 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꿈의 '천만 영화'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이병헌의 소름 끼치는 연기와 선과 악을 자유자제로 넘나드는 훌륭한 연출로 정말 천만 관객동원의 흥행 성적을 거둘만 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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