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리뷰: 순박함을 가장한 기괴한 산골 공포물 (★★☆)
15.07.04 15:59
[손님, 2015]
감독:김광태
출연: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감독:김광태
출연: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줄거리
1950년대의 어느 날, 떠돌이 악사 우룡(류승룡)과 영남(구승현) 부자는 서울로 가던 길에 우연히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들어선다. 시끄러운 바깥세상과 달리 촌장(이성민)의 강력한 지도 아래 모든 게 평화롭고 풍족한 마을이지만 단 하나,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떼들이 골칫거리다. 마을의 골칫거리인 쥐떼를 쫓아주면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영남이의 폐병을 고칠 목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우룡은 피리를 불어 쥐떼를 쫓아낸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마을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1950년대의 어느 날, 떠돌이 악사 우룡(류승룡)과 영남(구승현) 부자는 서울로 가던 길에 우연히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들어선다. 시끄러운 바깥세상과 달리 촌장(이성민)의 강력한 지도 아래 모든 게 평화롭고 풍족한 마을이지만 단 하나,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떼들이 골칫거리다. 마을의 골칫거리인 쥐떼를 쫓아주면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영남이의 폐병을 고칠 목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우룡은 피리를 불어 쥐떼를 쫓아낸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마을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손님]의 시작은 순수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부자간의 정(情)을 나누는 모습에서는 흐뭇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운명이 이 부자를 깊은 산 속의 마을로 인도하게 되면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게 되면서 영화 또한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순박해 보였지만 외부인의 등장을 경계하는 모습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왜 주민들은 두 부자를 경계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들의 무슨 사연은? 영화는 스스로 여러 개의 의문을 만들어내 오싹한 분위기의 미스터리를 완성한다.
독일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한 [손님]은 숲 속 마을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폐쇄적인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다. 폐쇄적인 배경과 각자의 배역에 인간미를 더한 배우들의 연기 장면,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들은 판타지적인 색채를 보여주고 있어 이 작품이 풍자성이 짙은 판타지 호러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지니고 있지만, 영화는 그러한 장면들을 대사와 소품을 통해 언급만 할 뿐 직접 부각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마을에 발생한 사건, 사연 그리고 각 인물이 지닌 상징성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오랫동안 한국 현대사를 짓눌러 온 갈등과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폐쇄적인 마을은 분단 이후 남한의 모습이며, 이에 발생하는 사건들은 영락없는 이념 논란, 집단 아집에 대한 풍자다. 이를 조종하는 마을 촌장은 공포심을 조장해 국가(마을)를 안정감 있게 유지하려는 지도자 또는 독재자의 모습이다. 이들이 일으킨 과거의 사건은 이러한 문제들이 만들어낸 현대사의 사건으로 이것이 공포의 근원이 되었음을 암시한다.
[손님]은 이러한 풍자적인 시각을 배경으로 각 인물 간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를 진행한다. 두 부자의 방문을 경계하면서도 이를 이용하려는 촌장, 주인공 우룡의 등장을 못마땅한 촌장의 아들, 우룡과 묘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중요한 비밀을 간직한 미숙, 이들은 매우 유동적인 심리 상태와 성격을 가진 인물들로 상황에 따라 협력, 배신의 관계를 유지해 긴장감 있는 전개를 예고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긴장감을 만드는 요인은 쥐, 가루 연기, 어두운 밤 등 비주얼에 의해 완성된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한 긴장감, 어두운 배경과 화면을 조절하는 연출력을 통해 두려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가장 중요한 마침표는 이야기에서는 미숙한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른다.
[손님]은 흥미로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만, 서사구조는 이러한 흥미를 돋구어 주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단조로웠다. 다소 기괴할 수 있는 동화의 구조를 모티브로 가져 왔지만, 이를 어떻게 긴 이야기로 꾸며 낼 지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배우들이 대사와 연기를 통해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장면을 일부러 길게 해, 독창적인 이야기와 사건을 진행할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폐쇄적인 공간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있었던 만큼 주인공의 시선에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 더욱 면밀하게 그렸다면 어땠을까?
인물들의 개성과 관계에만 초점이 맞춰진 드라마에만 이야기를 집중하다 보니 문제의 사건을 부각할 요인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결국, 사건은 너무 쉽게 발생해 맥없이 해결된다. 섬뜩하고 무서운 공간, 배경, 분위기를 지녔음에도 [손님]의 공포 적 기법이 다소 약한 느낌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성민, 류승룡, 천우희 등 최고의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각기 다른 면모의 연기를 보여준 점은 흥미롭지만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이야기의 전개와 뒷심이 부족한 연출력이 이를 한껏 꾸며주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나날이 좋은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영화지만 이를 완벽하게 완성할 이야기와 연출력의 부재는 아직도 해결하기에는 조금 먼 것 같다.
[손님]은 7월 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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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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