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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12.09.13 16:34

최근 '첫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잊고 있었던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90년대를 배경으로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방영되면서 과거의 아련한 추억들을 마구마구 끄집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왜! 이런 영화나 드라마가 유행처럼 제작되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가장 감성적으로 변하는 가을이 왔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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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첫사랑 영화 VS 대만판 첫사랑 영화

올해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2편이 개봉했다. 한국영화 <건축학개론>과 대만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바로 그것이다.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두 영화 속 '첫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자.
 

이루어지지 않는 첫사랑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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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영화에서 조차 그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다. 과연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아름답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첫사랑은 굉장히 아프고, 떫다.
 
<건축학개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두 영화에서 첫사랑은 모두 '실패'로 끝이 난다. '첫사랑'. 말 그대로 처음 사랑을 경험하는 미숙한 단계이다. 첫사랑의 풋풋함은 항상 두근 거리는 심장과 함께하는데, 이런 설렘은 풋사과처럼 굉장히 떫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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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사랑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십상이고, 통제되지 않는 감정 때문에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야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계산 없이 순수한 감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첫사랑만 못하겠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수준의 사랑은 첫사랑에서 경험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추억 속에 살고 있는 첫사랑은 미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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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동 / 수지
 
누구나 아픈 첫사랑의 기억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첫사랑의 느낌은 어땠는지? 잠시 눈을 감고 기억의 시간을 되돌려 보자. 혹시, 하얀 피부에 긴 생머리 여학생 또는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키가 크고 잘생긴 남학생이 당신의 첫사랑?
 
추억 속의 첫사랑은 미화된다. 기억이라는 것이 신기하게도 그 당시 아팠던 감정, 좋았던 감정들이 무던해 지면서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뒤죽박죽 엉켜버리고 만다. 이것이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즉, 기억의 착각으로 인해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현실보다 아름답게 미화된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첫사랑을 아름답고 멋지게 기억한다. 마치 <건축학개론>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가진동과 수지처럼 말이다. 첫사랑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뽑아낸 두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의 첫사랑을 더 쉽게 상기시킬 수 있었다.
 

과거는 애잔하게, 현재는 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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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꺼져줄래"
 
첫사랑 영화는 소재의 특성상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이 많다. 대개 과거는 애잔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이는 우리가 추억을 아름답고 애틋하게 생각하는 이치와 똑같을 것이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시간이 지나면 기억의 오류 때문에 아픈 기억이 아름답고 애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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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아름다울 것 같았던 그들의 사랑에 사소한 오해와 사고들이 일어나면서 '첫사랑'은 산산이 부서진다. <건축학개론>에서 헤어진 첫사랑과 재회한 승민(엄태웅)과 서연(한가인)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쿨하게 각자의 길을 간다. 승민과 서연의 선택은 서로를 위한 최선이었다.
 
추억의 물건, 추억의 음악을 가끔씩 꺼내어 볼 때, 묘한 감정이 드는 것 처럼 첫사랑도 추억 속에서 아름답게 존재해야 한다. 현실이 되는 순간 그것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라 미련의 연장이 되어 퇴색해 버릴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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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추억의 소품을 활용해 아련한 기억들을 선명하게 이끌어 낸다. 첫사랑의 기억까지도 말이다. 그 시절 그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첫사랑을 다룬 영화를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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