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리뷰: [부당거래] 같은 답답한 현실,[베테랑]으로 풀자! ★★★
15.07.22 19:18
[베테랑, 2015]
감독:류승완
출연:황정민,유아인,유해진,오달수,장윤주,정만식
감독:류승완
출연:황정민,유아인,유해진,오달수,장윤주,정만식
줄거리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서도철’(황정민), 20년 경력의 승부사 ‘오팀장’(오달수), 위장 전문 홍일점 ‘미스봉’(장윤주), 육체파 ‘왕형사’(오대환), 막내 ‘윤형사’(김시후)까지 겁 없고, 못 잡는 것 없고, 봐주는 것 없는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 오랫동안 쫓던 대형 범죄를 해결한 후 숨을 돌리려는 찰나, 서도철은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나게 된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조태오와 언제나 그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 ‘최상무’(유해진). 서도철은 의문의 사건을 쫓던 중 그들이 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직감한다. 건들면 다친다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서도철의 집념에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조태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 나가는데…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서도철’(황정민), 20년 경력의 승부사 ‘오팀장’(오달수), 위장 전문 홍일점 ‘미스봉’(장윤주), 육체파 ‘왕형사’(오대환), 막내 ‘윤형사’(김시후)까지 겁 없고, 못 잡는 것 없고, 봐주는 것 없는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 오랫동안 쫓던 대형 범죄를 해결한 후 숨을 돌리려는 찰나, 서도철은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나게 된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조태오와 언제나 그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 ‘최상무’(유해진). 서도철은 의문의 사건을 쫓던 중 그들이 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직감한다. 건들면 다친다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서도철의 집념에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조태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 나가는데…
[베테랑]은 류승완 감독이 지금까지 걸어온 영화 철학의 집대성을 보는 듯했다. [부당거래]의 냉정한 현실을 서도철(황정민)로 대변되는 형사 캐릭터를 통해 극복하려는 과정은 데뷔작에서부터 보여준 패기 넘치고 무모해 보였던 그의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모습이었다. [베테랑]은 부당거래]의 힘을 덜 뺀 가벼운 영화 였다.
그 때문에 영화가 보여준 풍자 방식과 묘사는 [부당거래]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지고 단순하다는 인상을 준다. 막 나가는 재벌 3세의 악행을 처단하는 정의감 넘치는 행동파 형사의 무모한 도전에 초점을 맞춘 만큼 영화가 이를 그려내는 방식은 치밀함보다는 보여주기식 방식에 집중되어 있다. 치밀하면서도 강렬한 세련된 풍자 영화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클 수도 있지만, 적나라하면서도 단순한 현실 풍자를 통한 대리만족의 '활극'을 기대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베테랑]은 제목 그대로 감독, 스태프 그리고 배우들의 '베테랑' 정신에 크게 의존한다. 배우들은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개성을 그대로 재연하며 영화의 분위기와 정서적 측면을 자유롭게 '강약조절' 한다.
황정민의 '서도철'은 한국 형사 영화의 전형인 '악바리 근성의 열혈 형사'를 재연했으며, 유아인의 '조태오'는 한국 재벌 사회의 부패가 낳은 '망나니'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서도철의 상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준다. 두 캐릭터 모두 우리 사회의 선과 악을 상징하고 있지만, '내면속 모습' 같은 깊이까지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가 여느 영화에서 보여준 악역들 보다 강렬함이 덜 해 인물 묘사와 같은 이야기의 세밀함에서는 아쉬움을 더 한다. 대신에 이야기의 확실한 방향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돋보였다. [베테랑]은 완성도를 낮춘 대신, 흥미 요소가 확실한 오락물의 길을 선택했다.
오달수를 필두로 한 광역수사대 팀을 연기한 배우들은 전작에서 보여준 개성적인 모습을 그대로 이어 나가며 [베테랑]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높여주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데뷔에 나선 장윤주 또 한 부담감 없이 브라운관에서 보여준 가벼우면서도 쾌활한 연기를 부담감 없이 선보이며 안정된 신고식을 치렀다.
'액션 키드' 류승완 감독 특유의 액션 본능은 [베테랑] 에서도 이어진다.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 7, 80년대 한국, 홍콩 활극 영화의 정서와 액션을 작품 속에 도입한 실험적인 시도는 이번에도 계속되었다. 8, 90년대 성룡 영화가 지닌 희극 액션 스타일이 그것인데, 이는 [베테랑]만의 유쾌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요인이 되었다. 초반부 서도철이 주변의 도구와 사물을 이용해 일당백으로 상대를 빠르게 제압하는 장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날라 차기 실수 장면, 컨테이너 화물 항구서 벌어지는 술래잡기식 소탕 장면, 대미를 장식하는 도심가에서의 추격, 격투신은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에서 봤던 처절한 액션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유머와 농담, 역동적이면서도 과장된 액션의 조화를 추구한 풍자 활극은 피부를 와 닿게 하는 현실 풍자로 정점을 찍는다.
[부당거래]를 통해 검찰, 경찰, 언론 그리고 정치권의 '유착'을 현실적으로 그린 류승완 감독의 냉철한 시각은 [베테랑]을 통해 한국 사회에 비친 재벌가의 부패에 초점을 맞춘다. 정경유착, 허세, 탐욕에 빠져 한국 사회를 쥐고 흔들며 소시민의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조태오와 그 일가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하지만 재벌가의 패악적 행패보다 더 비중 있게 바라보는 시선은 그들의 행패에 동조하는 측근들에 있다. 유해진이 연기한 최상무를 비롯해 경호 실장, 경찰, 정치인 등 조태오의 죄악을 덮는 데 급급한 모습들은 권력 앞에 길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서도철로 대변되는 '정의'의 심판은 분명 통쾌하지만, 씁쓸함이 느껴지는 데에는 권력이 승리하는 현실의 아이러니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베테랑]이 전하는 정의와 상식의 승리는 뻔하지만 강렬한 쾌감으로 마무리된다. 그것은 아마도 부정한 현실 속에서도 그러한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는 희망이 강렬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려운 현실임을 인정하면서도 승리의 순간을 위해 포기하지 말자는 의지가 담긴 류승완 감독의 패기 넘치는 메시지가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베테랑]은 8월 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사진=CJ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사진=CJ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