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언즈] 리뷰: 귀엽지만… 봐줄수 없다 ★★☆
15.07.27 13:56
[미니언즈, 2015]
감독: 카일 발다, 피에르 코팽
목소리 출연: 산드라 블록, 존 햄, 마이클 키튼
줄거리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 태초에 미니언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슈퍼 악당만을 보스로 섬겨온 미니언들! 하지만 의도치 않은 치명적(?) 실수로 인해 보스들과 이별하게 되고, 우울증에 빠진 미니언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한 리더 ‘케빈’은 자유로운 영혼 ‘스튜어트’와 무한 긍정 ‘밥’과 함께 ‘슈퍼배드 원정대’를 결성한다. 세계 악당 챔피언십에 참석해 최초의 여성 슈퍼 악당 ‘스칼렛’(산드라 블록)을 보고 첫눈에 홀~딱 반한 이들은 일생일대의 위기가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스칼렛의 특급 미션을 넙죽 받게 되는데…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유니버설 픽처스의 오프닝 음악이 미니언즈들의 목소리로 진행되자, 객석은 '킥킥'웃는 소리들도 가득해졌다.
[슈퍼배드] 시리즈의 감초 같은 존재인 미니언들이 독자적인 스핀오프 시리즈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캐릭터들이 지닌 고유의 개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순하게 생긴 원형의 형이상학적 모습에 아기의 옹알이를 연상케 하는 목소리들, 순수함과 바보스러움을 오가는 귀여운 행동들이 미니언 만의 매력이었다.
예상대로 [미니언즈]는 캐릭터들이 지닌 고유의 개성을 토대로 한 원맨쇼에 의지하고 있다. 탄생 기원부터, 실수를 연발하는 행동들의 향연 등 [슈퍼밴드]에서 웃겨주었던 이들의 특징이 장시간 이어지게된다. 이야기의 배경 상 아직은 어린이인 진짜 주인 그루(스티븐 카렐)가 전반적으로 등장하지 않는 대신, 스칼렛 오버킬(산드라 블록)과 그의 애인 캐릭터가 등장해 미니언들과의 한바탕 소동 극을 진행하며 [슈퍼배드] 시리즈에서 보여 준 흥미를 재연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니언즈]는 기대만큼의 흥미를 끌어내질 못한다. [슈퍼배드]에서 보여준 특징은 그대로지만 느낌은 달랐다. 왜 이런 것일까?
아무리 작품의 흥미를 높여주는 감초 역할의 조연이라 한들, 주연으로 출연하면 한없이 작아지기 마련이다. 미니언들은 특성상 단독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에는 다소 불리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바로 대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언어적 불리함이 있다. 그것이 이들의 매력이지만, 장시간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제약이 있다.
물론 그것이 [미니언즈]의 흥미를 덜 하게 만든 요인은 아니다. 대사와 음성이 없어도 특별한 흥미 요소를 지닌 초기 무성 영화의 장점, [미스터 빈] 처럼 거의 대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슬랩스틱으로 장시간을 유지하는 방법,[숀 더 쉽] 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된 대사를 등장시키지 않고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의 작품들처럼 미니언들의 이러한 특징은 신선한 재미를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미니언즈]의 실질적인 문제는 바로 세 번째 요인의 부재였다. 미니언이 주인공이지만 이야기는 이들에게 맞춰지지 않은 채 전형적인 이야기를 반복한다.[슈퍼배드]의 말하는 주인공들을 위한 이야기 같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미니언들은 자신의 역할만 충실할 뿐, 영화의 초점은 대사를 진행하는 스칼렛 오버킬과 조연급 캐릭터들에게 맞춰졌다.
아무리 미니언들이 개성적인 웃음을 보여줘도 그들의 영향은 미지근해 보이기 마련이다. 이들이 지닌 개성만큼 극의 전개도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어야 했지만, 영화는 이를 눈치채진 못한 것 같았다.
어드벤처 형식의 특성상 캐릭터들이 감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극적인 전개와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도 무시되어 버려 긴장감과 흥미가 전혀 없는 무의미함의 진행만 지속한다. 미니언 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개인기에만 신경 쓰다 보니 어드벤처 특유의 진행방식과 과정을 잃어버린 점이 가장 아쉽다.
그나마 장점이 되어야 할 미니언들의 '개인기'는 예고편에서 보여준 장면들이 전부가 되어버려 같은 장면과 설정만 반복하는 여운을 남기기에 이른다.
아쉬운 결과물이지만, [미니언즈]를 즐기고 싶다면 이야기 보다 미니언 캐릭터들의 특징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한다면, 어느 정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그리고 절대로 예고편을 보지 말 것!, 그래서 이번 리뷰 기사의 하단에는 예고편이 없다.) 기대 만큼의 웃음을 유발하지는 못하지만, 소소한 재미와 여운 만큼은 남기면 제 역할을 한다. 결말을 통해 [슈퍼배드 3]의 여운을 남긴만큼, 이후의 시리즈 에서는 스핀오프의 문제점을 잘 참고했으면 한다.
[미니언즈]는 7월 2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CG:★★★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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