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 리뷰: 믿고 보는 인도산 '얼간이 영화'★★★☆
15.08.24 16:35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 2014]
감독:라즈쿠마르 히라니
출연:아미르 칸, 산제이 더트, 아누쉬카 샤르마, 보만 이라니
줄거리
집(우주)으로 돌아갈 리모콘을 도둑 맞은 외계인 피케이(아미르 칸). 리모콘을 되찾으려 동분서주 알아보다 "오직 신만이 알고 있다?"라는 인도 주민들의 말을 듣게 되고 각종 종교 의식을 행하며 신을 찾아 헤매는데…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피케이(PK)'는 인도말로 '취객' '취한 사람'을 부를 때 사용하는 단어 다. 모든 것이 신비롭게 보이기만 한 피케이의 행동에 지구인(인도인)들은 그를 취객이나 얼간이로 오해하며 '피케이'라 불러대고 그것이 지구 상의 그의 이름이 된다. 하지만 이 피케이같은 외계인은 오랫동안 지구인들이 지니고 있던 편견을 바꿔놓으며 세상을 변화시키고 누군가의 행복을 되찾아준다.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이하: 피케이)는 외계인의 지구 적응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로 지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외계인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 점에서 보면 뻔하고 뻔한 영화라 생각했지만, [피케이]는 꽤 민감한 소재를 다루려 한 급진적인 영화였다. 다름 아닌 '종교'를 건드린 것이었다.
인류사의 큰 영향을 끼친 요소이자 인간의 절대적 '믿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종교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꽤 위험한 시도로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피케이]는 종교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안으로는 인도의 현실에 대해 풍자하고 있었다. 즉, 종교와 신을 부정하려 한 것이 아니라 맹목적 믿음이 낳은 오늘날 인도 사회의 잘못된 문화, 관습, 제도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 것이었다.
민감한 소재인 만큼 조심스럽게 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이는 곧 이 영화만이 가진 흥미로운 부분이다. 라즈쿠마르 히라니 감독, 아미르 칸 콤비가 선보인 전작 [세 얼간이]의 특성이 자연히 연상될 정도로 [피케이]는 시종일관 사고를 치는 주인공의 활약에 초점을 맞춰 특성 있는 유머를 완성한다.
패션을 잘못 이해해 괴상한 옷을 입게 된 사연, 종교별 규율,풍습을 오해해 벌어지게 되는 소동, 순수한 관점에서 종교를 정의한 것이 대국민 운동의 시발점이 되는 유머는 강렬한 사회적 의미와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민감한 소재와 사회적 메시지를 다루고 있지만, [피케이]는 결코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 영화 초반 벨기에 에서의 러브 스토리가 등장했듯이 [피케이]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충족시켜 주며 이와 관련된 결말을 내놓는다. 종교, 사회에 대한 의미심장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론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신의, 사랑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미르 칸은 [세 얼간이]에서 보여준 특유의 익살스러움에 인간성이 가미된 정감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의 흥미를 더해준다. 그만이 연기한 외계인 피케이는 종교의 순수성과 의미를 되새겨 주는 동시에 사람들이 잊고 있던 사랑과 애정을 회복시켜주는 메신저가 되어 영화의 휴머니즘 적인 분위기를 불러온다.
다소 긴 에피소드, 이야기 구성과 볼리우드 영화 특유의 다양한 설정(뮤지컬)들이 많은 탓에 약간의 피로감도 주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모든 요소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세 얼간이]와 같은 휴머니즘이 담긴 따뜻하고 재밌는 인도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는 그러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작품임은 틀림없다.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는 9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와우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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