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리그레션][비밀]…미리 본 기대작 리뷰,별점 모음
15.10.11 18:06
1.소년'피터'가 전사'팬'이 되기까지…
[팬,2015]
감독:조 라이트
출연:휴 잭맨,가렛 헤드룬드,루니 마라,리바이 밀러
줄거리
갓난아기였을 때 고아원에 버려져 여느 소년들과 다름 없이 자란 '피터' 네버랜드를 장악한 '검은 수염' 일달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면서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한편 검은 수염은 '하늘을 나는 소년이 나타나 자신에게 대적한다'는 예언의 주인공이 피터임을 알아채고 그를 제거하려 한다. 이에 피터는 검은 수염에게 대적하기 위해 네버랜드에서 만난 후크와 힘을 하치게 되는데…
리뷰
[팬]은 '피터 팬'의 프리퀄 이야기를 지향하며, 원작이 다루지 않았던 피터 팬의 탄생 그리고 네버랜드의 기원을 담고 있다.
런던의 밤 하늘을 수놓은 날아다니는 해적선, 태양의 서커스단을 연상시키는 해적들의 곡예 액션, 동화속 네버랜드 세계를 표현한 시각화와 생생한 음향은 분명 [팬]이 엄청난 작품이 될 것임을 기대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팬]은 어드벤처 장르 내에서 흥미를 불어 넣어줄 캐릭터 묘사와 이야기 전개 방식에 힘을 덜 들인듯 했다. 영화 속 피터는 이상하리만큼 히어로의 면모와 주인공 이라는 정감이 보이지가 않는다. 주인공이 굴곡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주인공의 여정에 흥미로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피터, 후크, 타이거 릴리 그리고 검은수염 4명 모두에게 맞춰졌지만, 주인공 피터가 갖고있는 인물적 성향이 명확하지가 않다. 장난꾸러기 문제아, 엄마를 그리워 하는 고아, 선택받은 영웅, 성장의 비밀을 알게 된 후 혼란을 느끼는 인물 등 너무 많은 감정적 요소를 가진 탓에 이 인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피터는 히어로라기 보다는 성장기의 혼란을 느끼는 소년을 보는것 같았다.
여기에 이야기까지 직접적인 전개 보다는 피터의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 열중하다 보니, 흥미로워야 할 네버랜드 에서의 모험과 이야기 진행도 다소 무뎌지는듯한 인상을 준다.
인물묘사와 이야기 진행에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지만, 동화 [피터팬]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원작과 다른 성향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볼만한 요소들도 있으며, 4DX와 3D 효과와 같은 특수 관람에 적용된 다양한 볼 거리도 있어 어드벤처 영화를 실감 나게 즐기기에는 무리 없어 보인다.
[팬]은 10월 8일 개봉한다.
☞리뷰 원본 읽기: 야망이 부족해 보인 시시한 프리퀄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2.너무 많은 비밀만 나열한 영화
[비밀,2015]
감독:박은경,이동하
출연:성동일,손호준,김유정,서예지
줄거리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 사건, 극적으로 범인을 검거한 형사 '상원'(성동일)은 홀로 남겨진 살인자의 딸을 데려다 키운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평온한 부녀 앞에 비밀을 쥔 의문의 남자 '철웅'(손호준)이 '정현'(김유정)의 선생님으로 나타나는데…
리뷰
[비밀]은 영화의 각 요소 부분의 '설득력'에 있어 심각한 부재를 드러낸 작품이다.
각본은 지나칠 정도로 과잉 설정을 드러내는 우를 범하고 있었으며, 인물들은 지나치게 감성적이어서 현실을 벗어난 과잉적인 행동을 일으켜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한다.
애인을 죽인 살인범과 눈빛이 똑같다는 이유로 충동적으로 목을 조르는 인물, 자신을 죽일뻔한 당사자에게 뜬금없이 친구가 되어 달라고 요구하는 황당한 설정, 10년이란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죽은 애인에 지나친 집착과 망상에 시달리는 모습과 양부에게 복수의 감정을 느끼는 대목은 호기심 보다는 생뚱맞은 기분을 전해준다. 여기에 이별의 슬픔 속에서도 삶의 여유와 안정을 보여준 노부부가 느닷없이 극단적 결과를 선택하는 대목은 혼란만 가중시킨다.
줄거리대로 형사와 살인범의 딸의 부녀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은 애인에 집착하는 '민폐' 남자주인공에 큰 비중이 생기면서 영화의 긴장감과 핵심적인 스토리는 묻히게 된다. 부녀 관계, 사형 제도에 대한 이야기,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등등 너무 많은 중요 설정이 남발되면서 이야기는 산만해지고 주제는 갈피를 잡지못한다.
과잉된 성격의 캐릭터와 이로인해 발생한 충동적 행동은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마저 상실시키는 무의미한 전개만 불러오게 되고, 배우들의 연기장면마저 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메인 주인공인 성동일과 김유정의 부녀 연기는 편집에 의해 끊긴 것 처럼 어딘가 맞지 않는 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며, 손호준은 시종일관 한가지 표정과 감정으로 일관하며 연기력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의 원인에는 작품의 방향성을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연출자에게 있기 마련. 놀랍게도 [비밀]은 두 명의 감독이 공동 연출을 한 작품이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연출자들인 만큼 서로에 대한 장단점을 보완해 최선의 결과물을 선택해야 했지만, 두 공동 연출자들이 너무 큰 욕심을 부린 탓인지 과잉된 설정의 남발만 가득하다.
산만함 속에서 영화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정체성 없는 캐릭터들은 무게만 잡는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과 반전(?)이 등장하는 대목은 충격 대신에 실소를 불러온다.
[비밀]은 10월 15일 개봉한다.
☞리뷰 원본 읽기: 비밀로 간직했어야 할 영화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3.서스펜서와 공포가 만난 '악마의 스릴러'
[리그레션,2015]
감독: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엠마 왓슨, 에단 호크
줄거리
한 소녀(엠마 왓슨)가 아빠를 고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피의자로 붙잡힌 아빠는 그 어떤 혐의도 부인하고,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에단 호크)는 수사를 진행할수록 두 사람의 진술이 거짓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피해자는 있지만 범인은 없는 사건, 그 과정에서 마을 모두가 비밀을 감추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리뷰
사실 [리그레션]에 대한 대외적인 평은 그리 좋지 않다.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스릴러의 천재'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과 월드스타 엠마 왓슨의 선택이란 점에서 [리그레션]에 대한 완성도적인 기대는 컸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이상과 기대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우선 실화라는 틀에 얷매여 긴장도를 높여줄 수 있는 설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가지 못한 점, 분명하지 않은 선악 관계, 반복되는 심리적 설정과 복잡한 의학적 설명이 사건 전개 중심의 기존 스릴러 영화들과 비교해 본다면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리그레션]과 같은 영화는 분명한 관점과 관람요소를 찾아낸다면 매우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분명한 것은 이 영화는 확실한 초점, 주제, 장르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근래의 산만한 구성과 자극적인 요소를 추구하는 같은 계열 영화들과 달리 스릴러물 특유의 전통성과 묵직함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전작 [떼시스][오픈 유어 아이즈][디 아더스]의 특징을 이해한다면 [리그레션]은 이러한 장점 적 요소가 잘 합쳐진 명품 호러 스릴러물임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불길한 음악, 불안전한 타이틀을 통해 소재인 악마주의 사상이 지니고 있는 공포적인 분위기를 자극한다. 이어서 등장한 사건은 평범한 경찰 수사로 해결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초반부터 호기심을 불러오게 한다. 피해자와 피의자는 있지만, 증인과 증거가 없는 사건. 이를 증명하기 위해 최면 수사가 영화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철저히 증언을 통해 이뤄지는 설정이기에 듣는 스릴러의 요소를 생각해 봐야 하지만, 아메나바르 감독은 최면 수사에 놓인 상대방이 보게 되는 장면과 그들의 불안한 표정을 통해 시각적 스릴러 영화의 흥미를 불러오게 한다. [리그레션]은 현실적인 수사물의 방식을 초반부터 끝까지 유자하면서, [떼시스]식 시각적 공포가 지닌 심리와 긴장감을 전반적인 흥미 요소로 사용한다.
이처럼 [리그레션]의 스릴러적인 재미는 심리물이 지닌 특징에 있다. 전개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등장인물들과 주인공 모두 불안한 심리적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그 강도는 높아지게 된다.
최면 수사 방식이 가져다주는 시각과 꿈과 환상을 통해 표현되는 불안한 심리를 풀이한 장면은 [오픈 유어 아이즈]가 추구한 가상과 현실의 괴리를 연상시키게 한다. [오픈 유어 아이즈]가 이러한 요소를 장르적 혼합과 파괴를 통한 반전으로 사용했다면, [리그레션]은 인간이 지닌 심리와 편협한 관점으로 해석해 영화만이 지니고 있는 주제로 연결된다.
악마의 존재에 대한 심리적 공포, 죄책감으로 해석되는 인간의 불안심리는 [리그레션]만이 지닌 특징이자 주제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오랫동안 탐구한 인간 내면의 심리에 관한 결정판이기도 하다.
자극적인 영상을 철저히 배제하고 분위기 만으로 호러와 긴장감을 불러오는 [리그레션]의 방식은 생소하지만 관점을 다르게 하고 본다면 신선한 재미를 가져다주는 스릴러물로 느껴질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4.조정석 기자의 '뒷수습' 어드벤처
[특종:량첸살인기]
감독;노덕
출연:조정석,이미숙,이하나,배성우,김대명
줄거리
이혼, 해고의 위기에 몰린 열혈 기자 '허무혁'.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린다. 하지만 단독 입수한 중거물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깨닫게 된다. 이를 알리 없는 보도국은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경찰은 사건의 취재 과정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해온다. 심지어 특종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목격자까지 나타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 무혁이 보도한 오보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리뷰
[특종:량첸살인기](이하:특종)는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다재다능함과 가능성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강렬함 대신 특유의 개성과 인간미 있는 캐릭터는 [특종]이라는 작품이 말하고자 한 주제와 잘 어울렸다.
'특종'과 '광고주'라는 딜레마에 시달리는 언론사의 애환과 그로 인한 부패를 풍자한 [특종]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이 커지는 블랙 코미디의 성향을 작품의 전체적인 전개와 연결시키고 있다.
철저한 개인사로 시작된 사건이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번지기까지의 과정이 이상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는 자본 사회와 언론의 유기적 관계를 비롯해 언론이 일상의 매개체임을 그대로 보여준 탓이다. [나이트 크롤러]를 연상시키는 언론의 자극성 보도 추구와 지상파, 종편, 케이블, 신문사로 나누어진 대한민국 언론시장의 현실과 관계가 작품속에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종]은 이러한 부분을 강렬하거나 어둡게 표현하기 보다는 조정석 특유의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의 원맨쇼로 이를 그려낸다.
유머러스함과 능글스러운 성향을 지닌 채 사실관계 파악을 무시하고 소설과 같은 기사를 만들어내는 허무혁은 정의감 넘치는 기존의 기자 캐릭터들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영화는 허무혁이 자신이 불러온 '사태'를 뒷수습하는 과정을 유심히 따라가며 그로인해 놀아나는 언론, 경찰, 대중의 시선을 포착해 한편의 흥미로운 블랙 코미디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의 핵심적인 '사건'으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스릴러적인 구성으로 이어간다. 영화는 중국의 문제적 소설 '량첸살인기'를 영화의 중심 소재로 활용하며, 원작이 지닌 가치와 허무혁 개인의 표상과 현대 한국 사회를 자연스럽게 연결 시키려 한다.
그러나 영화가 이를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 전달과 스릴러적인 장르로 연결되는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해, 블랙 코미디 장르 내의 긴장감과 흥미를 떨어뜨린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여기에 후반부를 통해 드러나는 무혁의 아내의 이야기와 존재감은 [특종]의 핵심적 사건 진행의 초점을 방해하는 산만함만 보여준다.
야심 찼던 초중반과 달리 조금은 허무한 결말과 마무리로 다가 서지만 그럼에도 무난했던 조정석의 뒷수습 이야기는 상영 시간의 활기를 불어넣어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특종:량첸살인기]는 10월 2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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