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영화계를 좌절 시킨 원작Ⅱ–빌리 밀리건

12.10.12 14:42

이미지 1.jpg

인간은 하나의 인격체이다. 오로지 자신의 인격만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소위 다중 인격자라고 부른다. ‘빌리 밀리건’은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빌리 밀리건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휴먼 논픽션이다.
 

이미지 2.jpg

1977년, 그는한 여성을 납치 및 강간한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미국 법정 역사상 최초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유는 무려 24가지의 인격이 그의 몸 하나에 공존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양부로부터 수차례성적학대에 시달린 그는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와 성을 가진 24개의 인격으로 분열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최대한의 주관적인 감정적 개입을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의 사실관계를 재구성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100%리얼을 표방하면서도 100%리얼은 아니라 한계가 있는 작품이다. 빌리 밀리건의 악질적인 범죄에 대한 내용의 서술이나 상황들에 대한 설명이 어수룩하게 담겨 있으며 무엇보다도 빌리 밀리건의 시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옹호하는 분위기로 글은 전개된다.  

그렇다면 빌리 밀리건 이야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단연 역사상 전무후무한 다중인격자의 스토리,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빌리 밀리건의 영화화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며 실제로 1990년대 초반부터 많은 감독들이 이에 눈독을 들였었다.
 

이미지 3.jpg

<터미네이터>와 <타이타닉>, 그리고 <아바타>로 유명한제임스카메론 감독이 <붐비는 방>이라는 제목으로 메가폰을 잡으려 했으나 중도 백지화 되었고, 데이비드핀처, 스티븐소더버그, 닉카사베츠, 거스 반 산트 등도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영화화하는데 실패하였다. 가장 최근에는 <배트맨과 로빈>, <폰 부스> 등을 만든 조엘 슈마허 감독이 2008년에 개봉을 목표로 영화화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이다. 사실 <붐비는 방>은 제임스카메론 감독이 <터미네이터2>이후 제일 먼저 만들기를 원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 <붐비는 방>의 1차 각본을 쓴 상태였으며, 배우 존 쿠삭을 주인공인 빌리 밀리건 역으로 캐스팅하여 곧 영화화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디펜던트 제작자인 산드라아카라와의 불화 때문에 촬영은 당연히 지연되었고 실제로 소송까지 가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결국 촬영은 백지화 되었고, 팬들의 아쉬움만 남게 되었다. 이런 자질구레한 이유 말고도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가 영화화 되기에 힘든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바로 24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의 주인공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하냐는 것이다. 또 심리 스릴러물에 어울리게 극적 전개와 치밀함을 어떻게 구상해야 할지에 대한 엄청난 과제를 풀어야 한다.

아직 그 어떤 누구도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 대중의 엄청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면 그에 상응하는 희대의 걸작을 만들어야만 하는 중압감도 장난 아닐 것이다. 과연 언제쯤 누가 이런 모든 난제를 극복하고 우리에게 충격적인 영화를 선사할 지 기대된다.

 
이미지 4.jpg

잔인한 살인마의 다중 인격을 그린 반전 영화 <아이덴티티>에서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투영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다중 인격이라는 소재를 영화로 만드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다중 인격을 겪는 천재 수학자의 실화를 다룬 <뷰티풀 마인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심리 스릴러물의 마니아들이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가 영화화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진정한 심리 스릴러의 대박 작품이 탄생하기를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24개의 다중인격을 가진 인물을 소재로 한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는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