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씬: 탱고를 추며 싸우는 여형사와 자객, [형사]의 돌담길 격돌씬
15.12.07 15:21
[형사:Duelist,2005]
감독:이명세
출연:하지원,강동원,안성기,송영창
조정의 어지러움을 틈타 가짜 돈이 유통된다. 좌포청의 노련한 ‘안포교’(안성기 분)와 물불 안 가리는 의욕적인 신참 ‘남순’(하지원 분)은 파트너를 이뤄 가짜 돈의 출처를 쫓는다.
범인을 잡기 위한 필사의 노력 끝에 조정의 실세인 병판 대감(송영창)이 용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증거를 잡기 위해 그의 수하이자 오른팔인 ‘슬픈눈’(강동원 분)을 추적하게 된다. 하지만 슬픈눈과 몇 번이나 마주친 남순은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어두운 저녁, 낙엽이 쌓인 돌담길에서 위장한 채 슬픈눈을 미행하던 남순은 돌담길의 어두운 공간에 숨어있던 슬픈눈과 마주하게 된다. 당황하지 않고 지나가려 한 남순에게 슬픈눈이 뒤따라 오며 말을 건넨다.
"내가 좋아서 따라오는 거요? 쫓아오는 거요? 아니면 뒤를 밟는 거요?"
남순은 쌍칼을 꺼내 다가오는 슬픈눈을 공격하고, 슬픈눈은 자신의 검으로 이를 받아친다. 어둠과 달빛이 극명하게 교차한 돌담길에서 두 남녀는 검을 겨눈 채로 서로의 눈빛을 바라본다. 경계의 시선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담겨있었다.
경계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숨겨진 진심이 드러나려 하자 남순과 슬픈눈은 다시 격돌한다.
합을 맞춘 것처럼 '찌릿'한 기운과 소리를 내는 검의 부딪힘, 탱고로 표현된 춤을 추는 듯한 액션씬, 어둠과 빛, 낙엽의 조화속에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영상은 이들의 대결을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는 감성으로 그려졌다.
여형사와 자객이라는 프로의 격돌, 남녀의 대결이라는 성(性)적인 충돌이라는 줴는 이명세 감독만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만나 애틋한 액션 로맨스를 완성하게 된다. 돌담길 액션신은 서정적인 영상속에 애절함과 긴장감을 모두 담은 [형사]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하지원과 강동원의 비주얼과 눈빛 연기가 그 어느 때 보다 멋있었던 순간이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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