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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야 산다]리뷰: 김승우의 사과는 당연했다★

16.01.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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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야 산다,2016]
감독:오인천
출연:김승우, 김정태, 혁, 강우

줄거리
잘나가는 CEO 쌍칼 승주(김승우) & 강력계 허탕 형사 정택(김정태). 20년 지기 친구는 개뿔! 서로 으르렁 거리기만 하던 두 사람이 웬일로 의기투합했다. 개념 따위는 시원하게 말아드신 고딩 4인방에게 퍽치기 당해 지갑과 핸드폰까지 몽땅 털린 승주! 건수 하나 잡을까 얼떨결에 끼어들었다가 띠동갑도 넘는 고딩들에게 총까지 뺏긴 정택! 목숨같은 물건(?)까지 털리고 개망신 제대로 당한 형님들과 달밤에 형님들 똥개 훈련시키는 고딩 4인방의 예측 불허 추격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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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야 산다]는 영화의 언론 시사회 후 영화의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로 참여한 김승우가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을 직접 드러내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애초에 [잡아야 산다]와 같은 작품은 수준 높은 완성도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어느 정도의 볼만한 수준의 구색이라도 갖췄다면은 김승우 본인도 사과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사과가 필요하며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면 매우 크나큰 실수다.  
 
아무리 가벼운 오락물을 만든다 하더라도 이토록 산만한 이야기 전개와 설득력 없는 억지 설정을 바탕으로 두었다면, 그 결과물은 '재미'를 떠난 '졸작'에 가깝다. 재미도 나름의 기본이 되어야 흥을 느낄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을 상실한 채 완성된 영화는 관객을 향한 '기만'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조폭 출신의 CEO와 형사가 십대 아이들에게 봉변을 당하게 되는 과정이 그러한 억지적 설정의 시발점이 된다. 십대 캐릭터들은 제대로 된 배경과 설명도 없이 무조건 개념 없는 아이들로 설정돼 두 성인 캐릭터들을 괴롭히고, 두 주인공은 너무나 바보처럼 당하기 일쑤다. 

단지 재미를 위해서 총과 휴대폰을 훔치고 명분 없는 '미션'을 제시한다는 대립 상황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설득력 없는 설정에 가깝다. 이러한 설정에 관객들이 재미를 느끼고 수긍하기란 쉽지않다. 

[주유소 습격사건]의 양아치들이 주유소를 습격하는 이유가 '그냥'이라는 억지적 상황을 조금이나마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난데없는 편집 장면을 도입해 웃음 포인트로 완성한 것처럼 우발적 상황에도 관객들이 웃음을 느끼고 수긍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다. 그런데 [잡아야 산다]는 이러한 설정을 별로 중요치 않게 생각하지 않고 '난장판'과 같은 산만한 장면들로 '대충' 넘어가려 한다. 

이야기의 시작이자 사건의 발단을 이처럼 생각없이 진행한 탓에 [잡아야 산다]는 재미있게 웃으며 즐겨야 할 감상 포인트가 보이지 않는다. 애초 기획 단계에서 부터 웃음에 대한 철학과 목표가 없었던 것이다. 배우들의 애드리브와 아이돌 스타의 이유 없는 질주, 개념 없는 장면들,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카메오 배역과 웃음 요소들을 가지고 왔지만 이 장면들이 어떤 웃음을 의도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힘들게 촬영한 장면이라도 목적과 의미가 상실된 장면들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배우들이 웃기는 능력을 지녔다 한들 그들 스스로가 보여주는 연기도 방향 점이 분명해야 한다. 김정태의 과장된 애드리브와 김승우의 연기는 이러한 무의미한 웃음을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나 부족해 보이며, 신예들의 연기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무의미한 욕설과 액션으로 분량 낭비에 가까웠다. 

전작인 [소녀괴담]에서 공포와 농담의 경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어설픈 연출력을 선보인 오인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다. 제아무리 가볍게 완성한 오락영화라도 그 가벼움에도 나름의 철학과 목표는 분명하게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다음을 위한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잡아야 산다]는 1월 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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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퀸 D&M(주)/오퍼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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