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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시비에 휘말린 한국 영화들

12.10.26 11:28

얼마 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선전으로 1,000만 관객 영화가 1년에 두 편이 나오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축하 받아야 할 상황임에도 사람들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못한데, 극장가를 독점해 사람들을 억지 동원한 것도 있지만 난데없는 표절 시비까지 붙어 문제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광해는 과연 표절 영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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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에 오른 영화는 바로 ‘데이브’인데 다음과 같은 18가지의 유사성 때문에 표절이라는 의혹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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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소재의 영화는 데이브가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 아니며 고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대역을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왕자와 거지’다. 중간마다 세밀한 설정은 다를지라도 광해와 엇비슷한 구성과 결말을 보여준다. 이렇듯 광해를 둘러싼 표절 논란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표절이 의심되는 한국 영화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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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최종병기 활’과 ‘아포칼립토’가 도마에 올랐다. 아포칼립토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은 열이면 열 최종병기 활이 표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말한다. 설정 자체도 연인이 아닌 남매 설정이고, 아포칼립토의 재규어도 표절이라는 말이 나오게 될 줄 알았지만, 백두산 호랑이가 조선인을 돕는 것이 의미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 강하게 밀고 나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감독도 아포칼립토를 좋아하는 영화라고 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모티브를 가져왔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역시 관객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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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의 주역이었던 영화 ‘괴물’도 그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비교 대상이 되었던 영화는 ‘패트레이버 극장판 3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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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 괴물의 모습은 얼핏 보기에도 흡사해 보이는 외형을 하고 있다. 게다가 미군이 버린 독극물에서 괴생물체가 탄생하는 점, 하수구에서 사투가 벌어지는 점, 괴생물체가 불에 타죽는 결말 등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표절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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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게임 ‘황금도끼’의 괴수 이미지까지 숟가락을 얹으며 표절 의혹에 박차를 가했다. 표절 주장이 확산되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급기야 ‘에이리언’까지 언급이 되며 대부분의 괴수 영화들이 표절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반대로 한국 영화를 표절한 외국 영화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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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도 영화 ‘어글리 아우르 파글리’. 초반에 술을 마시고 쓰러지는 부분이나 뺨 때리기 게임, 신발 바꿔 신기 등 대부분의 에피소드를 표절한 흔적이 보여 인도 영화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를 확인한 현지 언론들마저 명백한 표절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던 것을 보면 표절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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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 버전이 개봉될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자랑하는 ‘올드보이’ 역시 인도영화 ‘진다’와 표절 시비가 붙었다.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갇힌 주인공, 올드보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만두를 씹는 장면 등 원작을 베낀 티가 확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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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빼도 박도할 수 없는 표절의 증거는 바로 이 망치다. 올드보이에서의 망치 액션 신은 매우 유명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것을 그대로 카피한듯한 느낌의 이 포스터 한 장이 모든 것을 대변해준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올드보이는 15년 감금에 5일간 추적이고, 진다는 14년 감금에 4일간 추적이라는 소소한 차이점이 있다.


- ‘표절인가, 표절이 아닌가?’ 그 범위의 불명확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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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이다. 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소재들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것들이 많고, 작가 자신의 과거 자산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창작물이라 하더라도 그간 보아왔던 타인의 작품에서의 소재들이 끼어들 여지는 분명 존재한다.

그 예로, 위의 영화들을 보면 의도하지 않았어도 비슷한 플롯의 영화는 나올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것을 어디까지 표절로 하고 어디까지 창작물로 봐야 하는지의 경계가 무척이나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표절에 대한 처벌 또한 어물쩍 넘어가는 것들이 많은데, 영화 ‘진다’의 경우 인도는 국제 저작권 협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인도에서 영화를 베끼는 일이 허다하다 보니 소송을 건다고 해도 실익이 없어 포기한 선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논란은 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영화를 보는 이들의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져 표절에 대한 갑론을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음악에서의 표절의 기준이 ‘4음절 이상 같거나 4음절 동안 음이 84% 이상 같을 때 표절’이라는 것을 참고하여 영화에서도 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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