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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은 죽는다]리뷰:제주도 홍보 영화를 찍은 韓中 배우들★★

최재필l16.02.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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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은 죽는다,2016]
감독:손호
출연:손예진, 진백림, 신현준, 박철민 

줄거리
제주도 여행 중 사고 난 차량을 도와주기 위해 차를 세운 창주(진백림)와 친구들. 운전대를 잡고 쓰러진 한 여인(손예진)을 향해 괜찮아요?라고 물어보는 사이, 깨어난 그녀 그리고 1발의 총성 과 추격전이 시작 되어버리고 마는데… 얼떨결에 납치까지 당한 창주, 뿔뿔이 도망쳐버린 친구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사고로 기절해 있던 알 수 없는 살벌한 포스의 그녀. 게다가 그녀의 뒤를 쫓는 수상한 남자와 경찰까지… 난 누구? 여긴 어디? 그리고 진짜 나쁜놈은 누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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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은 죽는다]는 [집결호][대지진]의 펑샤오강 감독과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제작을 맡았으며, 중국의 신예 손호가 감독,각본을 맡은 작품이다. 여기에 손예진, 신현준, 진백림 등 한국과 중국의 인기 배우들이 가세해 정치적 성향의 작품이 아닌 오락 영화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합작 영화의 광범위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다음 합작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는 좀 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 있는 교훈도 얻었을 것이다. 양국 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여한 작품이라 한들 결국 각국의 문화적 성향과 그 나라 배우들이 지닌 장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쁜놈은 죽는다]는 대만 출신의 배우 진백림에게 무리한 한국어 대사를 요구하는 첫 장면부터 불안한 기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보는 이에 따라 그의 부정확한 한국어 발음 연기가 달리 이해될 수 있지만, 이는 영화가 무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설정과 연기를 고집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예상대로 [나쁜놈은 죽는다]는 '무리수'의 향연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관광객 친구들이 미스터리한 인물들을 만나 이상한 사건과 엮이게 되는 초반부의 흥미로운 설정은, 어떻게든 유머와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부자연스러운 설정들이 지속되는 산만한 구성을 이어간다. 게다가 유머들은 어색한 한국어 대사, 캐릭터들의 실수를 지속적으로 불러오는 잔웃음만 유도하는 수준이라 전혀 흥미롭지 않은 동시에 진부하다 느껴질 정도로 극의 긴장감만 떨어뜨리는 악수에 가까웠다. 

그 주원인은 심각할 정도로 부실한 각본에 있다. 미스터리한 설정을 갖고 왔으면 등장인물들이 미스터리를 해결하면서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긴장감을 유도해야 하는 게 정석인데 [나쁜놈은 죽는다]는 이야기의 핵심적인 악역과 대립관계를 불분명하게 설정해 이들의 행동에 의문점만 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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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과 갈등은 너무나 쉽게 해결되는 데다, 왜 이들이 굳이 납치와 살인을 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야기의 실타래를 꼬아 좀 더 치밀한 범죄물 처럼 보이려 했지만, 유머가 섞인 장르 영화의 구조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좀 더 느슨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양국의 배우들이 지닌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연출력도 문제다. 중국 출연진은 아무런 특징과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채 그저 이야기에 표류하는 듯한 답답한 모습만 보여주는데, 이는 박철민, 장광 등의 개성파 한국 배우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똑같았다. 한국 영화계에서 애드리브와 독특한 음성과 개성을 지닌 이들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했다면 그나마 볼만한 유머가 나왔을 테지만 손호 감독은 이들마저도 평범한 인물들로 전락시켜 버린다. 이는 배우들이 지닌 장점과 개성 연구를 전혀 안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연출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차라리 이야기의 핵심인물을 진백림, 손예진, 신현준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좀 더 집중했다면 평범한 영화였어도 어느정도 의도하고자 하는 바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결국 [나쁜놈은 죽는다]는 과잉적인 욕심이 불러온 필요 이상의 불필요한 캐릭터의 비중과 부실한 각본이 만들어낸 실패작으로 앞으로의 한중 합작 과정에 있어 주의해야 할 본보기적인 작품으로 보게 되었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영화의 배경이 된 제주도의 풍경과 장소가 비교적 잘나와 방문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그 때문인지 진백림의 어색한 한국어 연기와 일부 부실한 캐릭터들도 조금은 귀여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쁜놈은 죽는다]는 2월 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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