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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에 깃든 소녀에서 수녀로…박소담의 [설행_눈길을 걷다]

최재필l16.02.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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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3일 개봉하는 [설행_눈길을 걷다]는 작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장편영화 지원 프로그램인‘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5’에 선정되어 제작된 독립영화 규모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개봉 확정과 함께 큰 주목을 받고있는 진짜 이유는 [검은사제들] 이후 많은 관심을 받게 된 박소담의 또다른 출연작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매출연작마다 인상적인 존재감을 보이며 [검은사제들]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주었던 만큼 [설행_눈길을 걷다]에서 그녀가 보여줄 연기에 대한 기대감 또한 크다. 

그녀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줄 연기와 그 상징성과 의미는 무엇일까?


*[설행_눈길을 걷다]는 어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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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행, 눈길을 걷다]는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산중 요양원을 찾은 알코올중독자 ‘정우’(김태훈)가 수녀 ‘마리아’(박소담)를 만나 점차 치유 받게 되는 드라마다. 칸영화제 신인감독 육성프로그램인 ‘레지당스 인 파리’에 선정되어 [열세살, 수아]로 데뷔해 세계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희정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박소담과 함께 호흡하는 상대 배우는 영화[아저씨][경주]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사랑하는 은동아]등 등 다양한 작품에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어 배우라는 찬사를 받은 김태훈이 연기했다. 김태훈은 알코올중독자 ‘정우’역을 맡아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알코올 중독자의 환각 증세를 현실적으로 연기해 개봉 전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응답하라 1988]에서 택이의 아버지로 출연했던 최무성은 정우의 삶을 흔드는 포수로 등장해 영화의 전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영화는 전주 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된 이후 서울 독립영화제, 체코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스웨덴 예테보리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미국, 인도, 중국 등 전세계 영화제에 초청되어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로 알려졌다.


*악령에 깃든 소녀에서 수녀로… 극과 극 캐릭터를 체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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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은 이 영화에서 알코올 중독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정우를 돌보고 치료하는 수녀 마리아를 연기했다. 극중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소녀의 모습을 지닌 마리아는 흥미롭게도 전작 [검은사제들]에서 그녀가 연기한 영신의 미래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묘한 연결성을 지니고 있다.

[검은사제들]의 결말이 영신이 구원을 받아 살아나는 듯한 암시를 남겼듯이, [설행_눈길을 걷다]의 마리아는 [검은사제들]에서 악으로 부터 구원을 받은 후 종교에 투신한 영신의 이후 모습으로 상상될 수 있다. 

물론 두 작품은 어떠한 연계도 지니고 있지 않은 작품들이다.

하지만 전작에서 강렬한 악령 연기를 펼친 박소담이 이와 반대되는 '구원'과 성스러운 이미지를 지닌 '수녀'를 연기한다는 점은 아이러니 그 자체로 충분히 비교해 볼 수 있는 설정들이다. 

[검은사제들]의 영신이 누군가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악에 깃든 소녀라면, [설행_눈길을 걷다]의 마리아는 이제 누군가를 구해줘야 할 구원적 존재가 된 셈이다. 영화의 예고편에서는 마리아를 세상의 아픔을 겪어보지 못한 순수한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세상의 원죄를 구원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신의 아들(예수)이 십자가의 고통을 당했듯이 마리아 또 한 알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검은사제들]의 영신 '검은 마돈나'가 되어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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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행_눈길을 걷다]에는 상징적인 매개체가 등장해 정우와 마리아의 관계와 영화가 말하고자 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현실과 환상을 구분 못 하는 정우의 환각 증상에 시점을 맞추며 등장인물들이 그의 상상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것 처럼 묘사되고는 한다. 그런 와중에 점만 찍혀져 있는 노트를 간직하며 "우린 각자 점처럼 존재하거든요."라고 말하며 정우와의 순수한 인간관계를 이야기하는 마리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놓여 있는 신비스러운 존재다. 

마리아는 극 중 정우에게 성당에 걸린 자신이 좋아한다는 그림을 보여주며, 이 그림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그림은 폴란드의 한 수도원에 보관된 것으로 전해진 '쳉스토호바의 성모 마리아'라고 알려진 검은 마돈나가 등장하는 성화로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검은 마리아로 묘사한 그림으로 약탈을 당하던 중 훼손을 당하다 실제 피를 흘렸고 그 부분에 덧칠을 해도 지워지지 않았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마리아는 이 성화와 관련한 일화를 통해 정우의 상처를 보듬으려 한다. 마치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간직하며 세상을 구원하려 한 검은 마돈나의 성화가 그림 앞을 걸어나온 모습 처럼 말이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극복하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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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는 알코올 중독과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는 정우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 희망을 잃어버린 인간의 사회 속에서 기도를 통한 구원을 아무도 믿지 않는 세상이지만, 그만큼 상처 앞에 놓인 인간은 절박하고 나약한 존재로 위로와 구원이 필요하다.

[설핼_눈길을 걷다]는 종교적인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는 인간 스스로가 상처를 받아들이기 까지에 관점을 두며 우리 스스로가 이를 극복하는 여정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해줄 작품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에는 마리아처럼 상처받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할수 있는 존재가 현실 또는 비현실적인 공간(희망,마음)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눈밭'은 바로 그러한 마리아의 순수한 마음을 대변하는 상징으로 [설행_눈밭을 걷다]를 감상할 우리의 마음 속 상처도 치유해 주고 싶은 영화의 진정성을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수녀' 마리아가 되어 돌아오는 박소담의 작품 [설행_눈밭을 걷다]는 3월 3일 개봉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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