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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리뷰:아픈 시대를 살아간 아름다운 청춘을 위한 헌사★★★★

16.02.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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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2016]
감독:이준익
출연: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최희서

줄거리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 시대.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지간 동주와 몽규.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청년 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일본 유학 길에 오른 두 사람. 일본으로 건너간 뒤 몽규는 더욱 독립 운동에 매진하게 되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암흑의 시대, 평생을 함께 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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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윤동주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교과서를 통해 알려진 그의 유명한 시와 유일하게 그의 흔적을 느꼈던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그것은 시인이자 순수 문학도인 윤동주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그의 마지막 생애와 같았던 청년기 시절의 모습은 어땠을까? [동주]는 우리가 몰랐던 윤동주와 청춘들에 대한 슬픈 이야기이자 아름답게 살아간 그들을 향한 헌사적 작품이다. 

매작품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그려하는 이준익 감독의 시선은 이번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의 화면을 유지해 암울한 시대상을 조명하는 동시에 당시를 살아야 했던 아픈 청춘들의 모습을 담아내려는 진심 어린 시선이라는 점에서 [동주]의 흑백은 컬러 화면 못지않은 따뜻한 감성을 불러온다.  

[동주]는 윤동주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닌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무였던 송몽규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가 담으려 한 것은 일제강점기말 일본의 패망과 조국의 독립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던 청춘 군상들의 모습이다. 

윤동주와 송몽규는 그 점에서 매우 대비되는 존재들이다. 절친했고 형제처럼 서로를 도왔지만, 이념과 인생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송몽규가 현실적인 시각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수 있는 이상주의자 라면, 윤동주는 암울한 현실대신 순수한 문학을 통해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고 싶었던 문학청년 이다. 하지만 동주는 자신의 이러한 행동이 조국의 암울한 현실을 외면하고 문학으로 도피한 비겁한 행동이 아닌가 갈등한다.  

이처럼 영화는 윤동주의 시선에서 송몽규를 바라보며 현실에서 갈등하는 자신의 모습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의 억압에 위협을 받게 되는 송몽규의 몰락을 의미심장하게 담아내며 아픈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그 시절 청춘들의 모습을 표현하려 한다.    

그들이 독립운동을 했건, 문학에 심취해 현실에 아무런 보탬을 주지 못한 자들이라 한들, 시대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살아가야 했던 '청춘'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을 완성한다. 

[동주]는 바로 '청춘'의 시점에서 감상해야 하는 작품이다. 그 속에는 이준익 특유의 따뜻한 유머와 감성이 자리 잡으며 이를 통해 감동적인 정서를 유도한다. 어쩌면 이준익 영화중 사람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던 그의 의도가 가장 진심어리게 표현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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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씨개명을 강요하는 일제의 압박, 군대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인 앞에 머리를 깎이는 수모를 당해야 했던 순간, 독립 운동을 계획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현실은 꿈과 이상을 꿈꿨지만, 현실의 벽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윤동주와 송몽규는 시대가 변해도 꿈과 이상을 이루지 못한 전 세대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장면들이다.  

이처럼 [동주]가 말하고자 한 청춘의 아픔은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젊은 20대의 시절을 치열하게 보낸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통해 나래이션으로 등장하는 윤동주의 '서 시', '쉽게 쓰여진 시','참회록','자화상'은 모든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는 시이자 강점기 시대에서 고통받을수 밖에 없었던 그 당시 청춘의 마음을 대변한다. 

하지만 [동주]는 이 두 청춘을 슬픈 존재로 정의하려 하지 않는다. 나래이션을 통해 다시 울려퍼지는 윤동주의 시와 그들이 남긴 흔적을 표현하기 위해 훌륭하게 연기하고 묘사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을 통해 그들의 희생을 숭고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한다.

강하늘의 순수함과 냉철한 시선이 오가는 서정적인 문학도 연기와 함께 이준익 영화의 페르소나 처럼 등장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정민의 연기가 영화의 감동과 깊은 여운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낸다.  

시대의 아픔과 지금의 현실 앞에서 꿈을 잃어가는 청춘들에게 아름답게 살아간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주]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영화인 동시에 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자 한 모든 관객이 봐야 할 영화이다. 

[동주]는 2월 1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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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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