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리뷰:병신년(丙申年)에 등장한 '병맛' 히어로★★★
16.02.12 15:50
[데드풀,2016]
감독:팀 밀러
출연:라이언 레이놀즈, 모레나 바카린, 에드 스크레인, 지나 카라노
줄거리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놀즈)’은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 후, 강력한 힐링팩터를 지닌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거듭난다. 탁월한 무술실력과 거침없는 유머감각을 지녔지만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갖게 된 데드풀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린 놈들을 찾아 뒤쫓기 시작하는데…
데드풀은 마블 원작을 아는 이들에게 있어 희대의 캐릭터다. '돌+I'스러운 행동은 기본이며,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수다스러운 농담과 19금 발언, 개나 줘버렸다(?) 해도 무방한 윤리성, 특유의 잔인한 성격까지 띤 별종 중의 별종이다.
이처럼 히어로계의 악동이자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데드풀의 실사화 작업은 기존의 DC, 마블 히어로 영화의 관점에서는 완성될 수 없는 성향을 띄고 있다. 웃기면서도 야하고 잔인한 캐릭터인 만큼 19금 적인 요소들이 섞인 파격적인 히어로물을 지향해야 하지만 과감한 성향을 지닌 연출자가 아닌 이상 감히 완성할 수 없는 시도다.
연출을 맡은 팀 밀러 감독은 신인이 지니고 있는 나름의 패기로 [데드풀]이 지닌 캐릭터의 성격과 원작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며 불가능할거라 생각한 '병맛' 히어로물로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주스 뉴튼의 음악 '앤젤 오브 더 모닝'(Angel Of The Morning)을 배경으로 거칠고 잔인한 고속도로 학살신을 경쾌한 분위기로 그려낸 장면은 [데드풀]이 지닌 영화적 성격을 분명하게 정의해 주고 있다.
빨간색 수트를 입고 수다스러운 야한 농담과 거친 입담을 자랑하는 친근감과 함께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이 캐릭터는 존재 자체부터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온다.
잔인하고 거칠지만 인도인 택시기사의 인생상담(?)을 해주고,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 대화를 건내며, 불사신과 같은 '힐링팩터'(몸에 상처가 나면 초고속으로 재생하는 능력)를 기반으로 화려한 검술과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으로 적들을 멋지게 해치우며, 관객들을 한순간에 매료시키기에 이른다.
팀 밀러 감독은 특수효과 아티스트 출신으로 데드풀이 지닌 비주얼적인 특징을 화려하게 그려내며, 캐릭터가 지닌 본질적인 성격을 매력 있게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무엇보다 주연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특유의 입담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동일한 세계관인 엑스맨을 조롱하는 농담과 라이언 레이놀즈 본인을 언급하는 대목은 실소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으로 [데드풀]이 지닌 영화적 성향을 분명하게 정의 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안티 히어로 캐릭터의 흥미로운 행보를 구성했지만, 영화의 뼈대와 같은 기본적인 전개 방식은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2% 부족한 아쉬움을 선사한다.
물론 앞으로의 장기적인 시리즈를 기대해 볼 작품이기에 이번 영화는 데드풀 캐릭터의 기원에 초점을 맞춘 전개 방식을 유지하는 게 정상이지만, 지나치게 과거 장면과 회상에 분량을 쏟은 나머지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정서적인 요소가 등장하고, 긴장감 있었던 '현재'의 이야기가 다소 무뎌지면서 예고편을 통해 강조되었던 화끈함과 파격적인 요소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불러오게 된다.
초반부터 데드풀의 매력을 강조하다, 웨이드 윌슨(데드풀의 본명)의 과거 시절을 부각하는 전개방식이 그 대표적인 장면이다.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그려내고, 현재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좀 더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여러 인물을 등장시키 장면들을 낳았겠지만, 주인공의 사랑과 복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개는 너무나 전형적이라는 인상을 주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지나치게 미국 문화에 초점을 맞춘 수다스러운 농담과 요소들도 국내 관객들의 이해도에 따라 각양각생일 거라 예상한다.
그럼에도 원작의 데드풀 스러움을 유쾌한 분위기로 잘 표현한 '기본'은 대체적으로 볼만했으며, 마블 영화의 흥행 이후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오는 히어로 영화적 색체와 유머, 파격적인 '병맛' 트렌드를 추구하는 젊은 관객들의 성향을 비춰볼 때 [데드풀]은 관객들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한 요소를 지닌 재미있는 히어로 영화라 생각된다.
[데드풀]은 2월 17일 개봉한다.
P.S: 엔딩크레딧이 올라온 영화의 마지막, 쿠키 영상이 소박(?)하게 등장한다. 다음 후속에 대한 거대한 예고로, 이미 20세기 폭스는 [데드풀] 후속을 준비중에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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