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는 어떻게 아시아 시장을 공략했나? 中-베트남-日 버전 특징 총정리
16.02.14 17:11
2014년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2년이 지난 작품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중국, 베트남을 통해 리메이크된 작품들이 자국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중국 버전 리메이크 작품은 천만 관객이 넘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베트남 버전은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의 아성마저 잠재우며, 자국 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오르며 1위까지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명의 일본 버전 작품은 현지 최고의 배우들이 캐스팅돼 올해 4월 개봉을 준비 중이다.
특히 [수상한 그녀]는 원작품의 현지 개봉을 추진하는 기존의 배급, 진출 방식과 달리 하나의 이야기 소재를 국가별로 현지화 버전에 맞게 제작하는 '원소스 멀티테리토리'(One Source Multi Territory) 형식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콘텐츠 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의 주요 참고 사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전역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 시리즈들은 제작/배급을 담당한 CJ E&M의 전략적인 기획과 각국 관객들의 정서적 요인을 자극하는 현지화 전략을 성공 요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수상한 그녀]의 3개국 리메이크 작품들을 분류해 어떤 방식으로 각국의 시장을 공략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중국 버전 [20세여 다시 한 번]
▲사진출처:cj-entertainment.com
[20세여 다시 한 번,2015]
감독:레스티 첸
출연:양자산, 귀아뢰, 루한, 진백림
특징
[20세여 다시 한 번]은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가 제작되었을 당시부터 동시에 기획되었다. 동시 기획된 작품인 만큼 많은 부분에 있어서 한국 버전이 지향했던 복고적인 감성과 유머적 요인들이 많이 차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20세여 다시 한 번]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관객들의 감성과 정서를 자극하는 획기적인 기획의 성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검증된 중화권 연출자와 배우들의 캐스팅이었다.
2002년 작품 [가족상속괴담]으로 타이완 박스오피스 최다 관객 기록을 보유한 레스티 첸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겼으며,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으로 중화권 라이징 스타로 등극한 양자산을 주인공으로 캐스팅 하면서 제작전부터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인들이 공감할 만한 정서와 향수를 자극한 설정도 눈에 띄었다.
[수상한 그녀]가 60, 70년대 가요를 리메이크하며 '파독' 광부와 가난한 시절을 경험한 부모 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면, [20세여 다시 한 번]은 70, 90년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전설적인 가수 등려군(邓丽君)의 노래를 기반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와 '문화 혁명/천안문 사태'와 같은 격동의 시기를 겪은 노년 세대를 위로하는 정서를 지니고 있었다.
마작, 광장춤과 같은 노년 세대들이 즐겨한 오락-문화적 요인이 중요하게 등장한 설정이 이를 대변했다. 여기에 젊은층이 선호하는 루한, 진백림등의 출연과 이들이 좋아하는 로맨스적인 요소를 더해 세대별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공감 오락 영화로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2.베트남 버전 [내가 니 할매다]
▲사진출처:baomoi.com
[내가 니 할매다,2015]
감독:판씨네
출연:미우레, 후비반, 응오키엔휘
특징
유머러스한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베트남 버전은 철저히 코미디 장르 영화를 지향했다. 베트남 관객들의 성향이 코미디를 선호한다는 점을 참고한 것이다. [수상한 그녀]의 기본 전개 방식을 따르면서 현지 인기 코미디언들을 조연진으로 투입해 슬랩스틱 코미디와 유머러스한 설정들을 대거 추가했다.
앞서 중국 관객들을 위해 로맨스 장르 부각과 과거 향수를 불러왔다면, 베트남 버전은 전반적으로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 고부 갈등과 같은 가족 간의 에피소드에 초점을 두며 다수의 가족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한다.
중국의 사례처럼 최고의 스타급 연출, 배우들의 캐스팅이 성공의 주요 요인이었다.
CF, 뮤직비디오, 멀티미디어 전시 등을 연출, 기획하고 베트남 최초의 온라인 영화제를 창설하며 베트남 영상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판씨네(Phan Gia Nhat Linh) 감독의 데뷔작 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라 제작 당시 관계자들과 메스컴의 주요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베트남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겸 배우인 미우레가 주연을 맡아 호감있는 연기와 노래실력을 선보여 영화의 장점인 유머와 노래를 이슈화 시켰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 후비반과 인기 MC,가수로 활동 중인 응오키엔휘를 출연시킨 점도 눈길을 끌만했다.
3.일본 버전 [수상한 그녀]
[수상한 그녀,2016]
감독:미즈타 노부오
출연:타베 미카코, 바이쇼 미츠코, 카나메 준, 코바야시 사토미, 키타무라 타쿠미
특징
일본 버전은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현재 4월 초 개봉을 준비 중인 만큼 영화에 대한 완성도와 흥행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신 얼마 전 공개된 예고편을 비춰서 볼 때 전체적으로 원작 한국영화의 특징을 그대로 따르면서 일본적인 정서와 분위기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버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장면이 예고편의 마지막 장면으로, 원작에서 한승우 PD가(이진욱) 오두리(심은경)에게 이상형을 물었던 부분이다. 원작은 "밤일을 잘 하는 남자" 였다면, 일본 버전은 "대소변 시중을 잘해 줄 수 있는 남자"라고 수정돼 일본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특화된 유머러스함을 보여주었다.
가족, 코미디, 음악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소재라는 점과 여러 작품을 통해 높은 문화적인 공감도를 보여준 한일 관객들의 성향을 고려해 볼 때 [수상한 그녀]는 그 자체만으로도 일본 내에서 흥행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
주연을 맡은 타베 미카코는 한국 원작의 심은경이 보여준 재기 넘치는 연기력을 재연하는 동시에 특유의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그녀의 존재가 영화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5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일본내 베테랑급 배우 바이쇼 미츠코가 나문희가 연기한 노년의 오두리를 연기했으며, 일본의 꽃미남 대표 배우로 불리우는 카나메 준이 이진욱이 연기한 배역을, 아이돌 그룹 출신의 연기자 키타무라 타쿠미가 손자역을, [카모메 식당]의 코바야시 사토미가 출연했다.
중국, 베트남의 '흥행史'를 새로 쓴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 버전은 현재 일본 버전의 개봉 준비와 함께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독일 버전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 콘텐츠의 '원소스 멀티테리토리' 전략이 전글로벌적인 성공으로 연결될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baomoi.com,cj-entertainment.com,야후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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