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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볼까?" 3월 3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3.03 11:47


섹시하지만, 그리스 신 같은…[갓 오브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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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이집트,2016]
감독:알렉스 프로야스
출연:제라드 버틀러, 니콜라이 코스터-왈다우, 브렌튼 스웨이츠, 제프리 러시

줄거리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시절 번영을 누리던 이집트 제국, 태양의 신 ‘호루스’의 두 눈을 빼앗고 어둠의 신 ‘세트’가 왕위를 강탈한다. 한편 모든 것을 훔치는 도둑 ‘벡’이 아내를 위해 호루스의 한 쪽 눈을 훔치고 둘은 함께 세트에게 맞서기 위해 길을 나선다. 지옥과 천국의 세계를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과 신들의 관문을 지나 마침내 최종 대결을 앞두게 되는데…

간단평
천국과 지옥을 배경으로 하는 대서사시 [실락원]의 연출이 좌절되면서, 알렉스 프로야스가 눈을 돌린 곳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이었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광대한 어드벤처와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이다. 천상의 우주와 죽음 이후의 사후 세계가 등장하는 배경은 [실락원]에서 그리려 한 프로야스만의 특별한 영상미를 돋보이게 한다.

하지만, [갓 오브 이집트]는 외형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지나치게 익숙한 어드벤처 영화 특유의 줄거리 전개와 인물구성이다. 너무나도 뻔한 설정 탓에 그다음 일어날 장면에 대해 쉽게 예측 가능한 수준이며, 두 명의 중심인물에 의지하는 이야기 전개 방식에는 긴장감이 없다. 한쪽이 유머러스한 캐릭터면, 다른 한쪽은 카리스마라도 있어야 하지만 비슷한 성격을 지닌 신과 인간 콤비에게는 별다른 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신들의 외형과 개성도 그리스, 로마 신들이 등장하는 영화, 게임등의 설정과 비슷해 비약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지나치게 많은 CG, 특수효과를 사용한 나머지 볼거리에 대한 흥미도 시간이 지날수록 반감되어 버린다. 모델, TV 드라마 스타 출신의 비주얼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 한 것은 좋았지만 이를 최고의 결과물로 이끌지 못한 연출력이 아쉽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정치적 논란은 뒤로하고, 오로지 본능에 충실! [13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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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시간,2016]
감독:마이클 베이
출연:존 크라신스키, 파블로 슈라이버, 토비 스티븐스

줄거리
2012년 9월 11일 리비아에서 끔찍한 테러 사건이 발생한다. 벵가지 소재 미국 영사관에 총기와 수류탄을 든 수십 명의 무장 괴한들이 침입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 벵가지에서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CIA를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6명의 민간 용병들은 남아있는 36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일촉즉발의 구출작전에 나서게 되는데…

간단평
[13시간]의 배경이 된 벵가지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은 지금까지도 국제적인 논란이 되는 사건이다. "계획적인 테러였다."라는 미국 측의 주장과 "미국이 '무함마드 비하 영화'로 흥분한 무슬림 시위대를 자극했다."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마이클 베이는 이 사태의 초점을 6명의 민간 용병들에게 맞추려 한다. 정치적 논란 속에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영웅화하려는 '순수한'(?) 의도로 접근하려 한 것이다. 

그런 그만의 우파적 방식과 시점이 담긴 [13시간]은 정치적인 시각에서는 불편해 보이는 작품임은 틀림없다. 전쟁과 그로 인한 충돌에 대한 철학과 생각이 결여된 채 영화는 당시 사건의 시간적 흐름과 현장 재연에 힘을 쏟으려 한다. 영화가 담고있는 주제와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보여도, 오락 영화적 특징에서는 긴장감을 갖고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시가지 전, 침투 전, 그리고 방어전으로 이어지는 전투 장면은 흥미롭게 완성되었으며, 마이클 베이 특유의 비주얼 액션도 볼만한 편이었다.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는 재미있는 영화지만, 메시지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마이클 베이의 한계를 드러난 그만의 전형적인 작품이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충격적인 소재, 충격적인 감동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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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2015]
감독:레니 에이브러햄슨 
출연:브리 라슨, 제이콥 트렘블레이, 조앤 알렌

줄거리
7년 전, 한 남자에게 납치돼 작은 방에 갇히게 된 열일곱 살 소녀 ‘조이’. 세상과 단절된 채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아들 ‘잭’을 낳고 엄마가 된다. 감옥 같은 작은 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엄마와 아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잭은 다섯 살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태어나 단 한번도 방 밖으로 나가 보지 못한 잭을 더 이상 좁은 방안에 가둬 둘 수 없다고 생각한 조이는 진짜 세상으로의 탈출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들의 극적인 탈출과 충격적인 과거 때문에 세상은 두 사람을 또다시 보이지 않는 방안에 가두려 하는데…

간단평
끔찍한 실화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룸]은 완성도 높은 인물의 심리 묘사와 드라마 구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7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모자의 이야기와 세상 밖으로 극적으로 탈출했지만, 더 힘든 '룸'에 갇히게 되는 역경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며, 인생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과 아역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모자 연기가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어두운 이야기를 긍정의 영화로 만들었다. 

☞관련기사:[룸]리뷰:충격적인 소재, 충격적인 감동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파운드 푸티지를 잘못 이해한 [섬, 사라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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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사라진 사람들, 2015]
감독:이지승
출연:박효주, 배성우, 이현욱, 최일화, 류준열

줄거리
염전노예사건 제보를 받은 공정뉴스TV 기자 혜리는 카메라기자 석훈과 사건이 일어난 '섬'으로 잠입 취재를 떠난다.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위장해 '섬' 사람들에게 접근해보지만 그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는다. 취재 도중 '섬'에서 일어난 집단 살인사건에 얽힌 혜리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염전주인과 아들, 인부 상호는 행방불명이다. 미디어와 대중의 논란이 가속화되자 서둘러 수사는 종결된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유일한 목격자이자 생존자인 혜리가 깨어나는데…

간단평
[섬.사라진 사람들]은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파운드 푸티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개 파운드 푸티지는 생생한 현장감을 강조하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시간적인 사건과 긴장감을 관객들이 함께 느낄수 있는 방식을 취하려 한다. 즉, 이 방식은 영화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것을 지향한다. 하지만 이러한 '호흡'을 지향 하기에는 여러가진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에 촬영방식에 있어서는 번거로운 점이 많다.

실시간적인 촬영방식을 지향하기 때문에 '컷'수는 될 수 있으면 적어야 하며, 동선 또한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게다가 관객들이 흔들리는 화면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기에 관객들이 집중하고 볼 수 있는 설정도 필요하다. 때문에 파운드 푸티지 장르는 언제 무엇이 등장할지 모른다는 실시간적인 위기감을 전제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 방식은 호러물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섬.사라진 사람들]은 이 파운드 푸티지 방식을 활용한 이유를 관객에게 이해시키지 못했다. 호러물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면서, 영화는 시종일관 과도한 핸드 헬드와 실제 촬영장면을 활용한다. 무서운 존재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까지 과도한 파운드 푸티지 방식을 고집한다. 왜 관객이 무슨 이유로 이 불편할 화면을 예의주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평범한 영상과 화면을 통해 진행되어야 할 이야기가 어지러운 화면을 통해 전개된 상황이기에 영화에 대한 흥미는 반감되어 버린다. 배우들의 연기도 모큐멘터리를 지향한 영상에 적합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이런 와중에 언론의 진실 추구, 인터넷 게시글 풍자와 같은 사회적 메세지를 갖다 붙이는 의미 없는 짜집기를 보여주며 영화의 정체성을 스스로 해치는 실수를 범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김태훈, 박소담의 연기만으로 흥미로운 [설행_눈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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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행_눈길을 걷다,2015]
감독:김희정
출연:김태훈,박소담,최무성

줄거리
눈 오는 추운 겨울, 정우(김태훈)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수녀들이 운영하는 산 중의 요양원을 찾는다. 현실과 꿈 속을 오가며 술에 대한 유혹과 고독한 싸움을 벌이던 그는 그 곳에서 만난 수녀 마리아(박소담)와의 교감을 통해 회복의 싹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정우는 요양원에서 만난 포수의 배낭에 든 술을 노리고 그를 따라 사냥에 동참했다가 폭설 속에 고립되는데…

간단평
[설행_눈길을 걷다](이하:[설행])는 조금은 난해한 주제와 배경을 지닌 영화지만 [아저씨][명량]의 김태훈과 [검은사제들]로 주목을 받은 박소담의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두 배우의 열연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알코올 치료를 위해 산골 수녀원에 온 정우가 여전히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방황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검은 마리아로 대변되는 '상처'의 존재와 의미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때문에 아름다운 순백의 화면 대신에 어두운 수녀원의 영상과 산속의 분위기, 현실과 환상을 구분 못 하게 하는 몽환적인 화면, 저마다 아픈 상처를 숨긴 인물들이 펼치는 사이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어두운 분위기를 절로 느끼게 한다.
 
하지만 [설행]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없이 난해한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예술적인 세계관을 취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검은 마리아'의 성화가 상징하듯이 '상처, 구원, 치유'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집중하며, 영화의 두 축인 정우와 마리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몸을 떠는 생생한 연기로 알코올 중독자의 불안한 심리와 내면을 연기한 김태훈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으며, 순수한 소녀의 모습과 구원의 마리아의 모습을 연기했던 박소담은 전자에 문제적 장면에서 [검은 사제들]의 섬뜩함을 연상시키는 '돌변' 연기를 선보여 잔잔한 분위기속에 소름 끼치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관련기사:한국영화의 축복 '박소담, 김태훈'의 존재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영화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발랄한 다큐 [트윈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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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터즈,2015]
감독:라이언 미야모토,사만다 푸터먼
출연:사만다 푸터먼, 아나이스 보르디에

줄거리
LA에 사는 사만다는 어느 날, 낯선 이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받는다. 그녀의 이름은 프랑스에 사는 동갑내기 아나이스 보르디에. 아나이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자신과 똑! 닮은 사만다를 발견한 뒤 인터넷을 수소문해 SNS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호기심에 아나이스의 친구 신청을 수락한 사만다는 자신과 신기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아나이스의 프로필 사진에 깜짝 놀란다. 외모, 생년월일, 출생지까지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두 사람. 그들은 25년 동안 서로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온 쌍둥이 자매였던 것!

간단평
[트윈스터즈]는 여타의 다큐와는 조금 특별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실제적인 사건과 순차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픽션 영화의 의도된 기,승,전,결의 전개 방식을 비롯해 각본으로 쓰여진것 같은 흥미로운 설정과 정서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었다. 그 때문에 [트윈스터즈]는 분명 다큐지만 이상하리만큼 허구의 영화를 보는듯한 여운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여운이 느껴질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언급한 연출 방향의 의도가 분명했기에 가능했다. 오프닝에서 이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하기로 결심했다는 사만다의 연출의도가 말해주듯이 쌍둥이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만남을 이어가는 드라마틱한 모든 과정이 이 다큐에 담겨 있다.

상처가 될 수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사만다 푸터먼의 발랄한 연출력은 아름다운 감성을 자극하며 드라마틱한 재미와 감동을 완성한다. 

☞관련기사:유쾌,발랄,감동이 담긴 기적의 실화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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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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