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에디]리뷰:순수 청년, 사람들의 [킹스맨]이 되다★★★
16.03.07 18:34
[독수리 에디, 2016]
감독:덱스터 플레처
출연:태런 에저튼, 휴 잭맨
줄거리
영국 스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에디'(태런 에저튼). 그는 동계 올림픽 출전에 대한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키 점프’ 선수가 되기로 결심하지만, 돌아오는 건 비웃음과 상처뿐이다.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한채 무작정 독일의 스키 점프 훈련장으로 떠난 그는 그곳에서 반항적인 성격으로 미국 국가대표 선수에서 퇴출 된 천재 스키 점프 선수 '브론슨'(휴 잭맨)을 우연히 만난다. 자신의 코치가 되어 달라며 막무가내인 '에디'이지만, '브론슨'도 그의 열정 앞에서 무너진다. 과연 그들은 편견과 비웃음을 뛰어 넘고, 그들만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휴 잭맨이 운전하는 자동차 위에 타이즈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태런 에저튼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는 우리 영화 [국가대표]에 등장하는 영화 속 주요 훈련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스키 점프 국가대표의 도전 실화를 유쾌한 휴먼 드라마로 그린 [국가대표]처럼 [독수리 에디]는 영국판 [국가대표]를 지향하며, 누구의 지원도 없이 혼자서 스키 점프를 배우고 출전한 영국의 전설적인 스키 점프 선수 마이클 에드워즈의 도전을 유쾌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드라마로 완성했다.
[독수리 에디]는 순수함 그 자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에디는 조금은 모잘라 보이지만, 등수와 상관없이 자신이 올림픽에 나간다는 것에 목표를 두고있다. 이러한 에디의 순수함과 달리 무조건 적인 1등과 스폰서 수입을 고집하는 올림픽 위원회는 에디의 올림픽 출전을 망신이라 생각하며 그의 도전을 좌절시키려 한다.
이후 모든 것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에디가 우연히 스키 점프를 접하고 이를통해 올림픽에 출전하려는 과정은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올림픽 도전을 그린 [쿨러닝] 처럼 진행된다. 스키 점프 훈련을 위해 독일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을 지도해줄 전(前) 스키 점프 챔피언 피어리 브론슨(휴 잭맨)을 만나 스키 점프를 경험하게 된다.
에디와 브론슨이 만남을 갖고 훈련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1막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다 생각한 순수청년이 스스로 파멸한 스키 점프 천재를 통해 스포츠의 냉혹한 현실과 자아와의 싸움을 배우게 되는 과정은 한편의 성장 드라마로 변모된다. 모든 스키 점프 선수들에게 '애송이'이자 '스포츠계의 망신'이라는 수모를 겪게 되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려는 에디의 모습을 통해 브론슨은 자신이 한평생 잊고 있었던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찾게 된다.
에디와 브론슨은 서로를 위해 필요한 존재처럼 그려진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 모두에게 망신을 당한 두 루저들이 힘을 합쳐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이야기는 설정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둘의 관계는 이 영화를 한 편의 우정 영화처럼 만들며 [독수리 에디]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80년대의 분위기와 정서를 잘 살린 음악과 문화적 코드도 이 영화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어지는 2막은 영화의 메시지와 스포츠 정신을 담은 에디의 캘거리 올림픽 도전사다. 우여곡절 끝에 여러 국제 대회에 출전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게 된 에디지만 그의 존재를 부끄러워하는 영국 올림픽 위원회와 선수단의 보이지 않는 무시와 경멸이 그를 괴롭힌다. 이를 통해 영화는 에디의 도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며 그가 이뤄낸 올림픽 기록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쿠베르탱이 강조한 근대 올림픽 정신에 기초한 것임을 강조하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이 선보이는 안정된 연기와 콤비 속에 [독수리 에디]는 무난한 전개 과정을 만들어내며 목표한 스포츠 휴먼 드라마를 완성하는 데 성공한다. 특히 액션 연기를 선보이지 않았지만, 여유로운 표정과 제스처, 농담으로 극의 분위기를 활발하게 이끈 휴 잭맨의 연기가 인상 깊게 그려진다. [킹스맨]과 달리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준 태런 에저튼의 '모자른' 에디 연기는 주인공의 인간미를 높여주며, 에디가 전하고자 한 순수한 도전을 친근하게 전달한다.
지나치게 교훈적인 측면이 많은 데다 우정, 가족, 스포츠 정신 등의 주제가 너무 많이 등장해 조금은 산만한 인상을 주고 있는 점은 조금 아쉽다. 안정된 전개를 취한것은 좋지만, 좀 더 깊은 여운을 남겨줄 수 있는 여백이 필요했다. 볼만하고 무난한 영화라는 점이 때로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으로도 적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인생에 있어 가장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독수리 에디]는 분명 가치 있는 가족 휴먼 드라마로 볼 수 있다.
[독수리 에디]는 4월 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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