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3월 10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3.10 18:53
"연쇄 살인은 이제 그만!" 실망스러운 스릴러 [널 기다리며]
[널 기다리며,2015]
감독:모홍진
출연:심은경,김성오,윤제문,정해균
줄거리
아빠를 죽인 범인을 쫓는 소녀 ‘희주’ 앞에 유사 패턴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15년을 기다린 희주의 계획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간단평
[널 기다리며]는 세 명의 살인범이 등장한다. 연쇄 살인을 함께 저지른 같은 고아원 출신의 두 살인범, 그리고 그 살인범 중 한명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소녀 '희주'다. 두 명이 선천적인 악인이라면, 희주는 두 살인자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있는 유일한 '선역'이다. [널 기다리며]는 세 살인범의 대립과 그들이 지니고 있는 살의를 표현하는데 집중한다. 이들은 서로를 위협하기 위해 애꿎은 타인들을 희생시키고, 잔인한 방법을 동원해 서로를 향해 칼날을 간다.
이처럼 영화가 이를 그려내는 방식은 인물의 심리, 이야기의 전개를 통한 긴장감 완성이 아닌 거칠면서도 잔인한 살인 장면을 통해서다. 모호한 심리에 잔혹한 성격을 지닌 살인범들이 극에 중심에 있고 그들에 대한 특징을 묘사하는데 힘을 쏟다보니 이야기, 배경, 주변 인물들에 대한 표현 방식은 투박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제정신이 아닌 살인범들이 중심에 있다보니, 이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캐릭터가 중심을 잡아주며 이들을 추적하는 방식을 취하려 하지만, 윤제문이 연기하는 형사 대영은 지나칠 정도로 무능하고 감정적인 캐릭터로 그려져 극의 흐름에 방해만 주는 '민폐적'인 캐릭터가 된다.
이렇듯 스릴러 영화의 기본 대립 형식과 전개를 망각한 채 잔인한 비주얼 묘사에 힘을 쏟는 [널 기다리며]는 허술한 각본과 심리묘사, 어설픈 드라마로 흥미와 쾌감이 없는 이상한 결과물을 완성했다. 기본을 망각한 연출력으로 인해 여러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의 연기도 어설프게 보일 뿐이다. 연쇄 살인이 지닌 잔혹함과 그에 따른 배경에만 기댄 채 허술한 구조를 유지한 [널 기다리며]는 기획, 각본, 제작 부분에서의 치밀함을 더욱 요구하는 뼈아픈 교훈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테러도 어느정도 말이 되야…비현실적인 테러 [런던 해즈 폴른]
[런던 해즌 폴른,2016]
감독:바박 나자피
출연:제라드 버틀러, 아론 에크하트, 모건 프리먼, 샬롯 라일리
줄거리
영국 수상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전 세계 28개국 정상들이 모인 런던, 역사상 가장 철저한 보안 태세가 유지되던 런던 도심 전체에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일어나는 가운데, 5개국 정상이 무자비한 테러에 희생되고 미국 대통령이 납치 당하는 초유의 상태가 벌어진다. 적군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아비규환 속, 비밀 경호원 마이크 배닝은 MI6과 함께 전세계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세력을 막기 위해 나서는데…
간단평
[백악관 최후의 날]의 속편인 [런던 해즈 폴른]은 [다이하드]가 [다이하드 3]로 바로 넘어왔다고 볼 수 있는 설정이다. 테러범들은 백악관 때와 달리 더 큰 규모와 막강한 무기로 런던을 장악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지도자들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세계 정상들이 살해되고 런던의 상징적인 건물들이 파괴되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이 와중 에도 영화가 강조하려는 것은 주인공인 제라드 버틀러의 '람보' 액션이다. 권총 한 자루와 근육질의 몸매로 길들여진 파워로 테러범들을 때려 눕히며 다양한 무기로 무장한 테러범들을 맨몸으로 제압하는 과정을 통해 액션 영화가 주는 쾌감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액션 영화의 기준에서는 볼만한 가치를 가져다주지만, 설정 면에서는 아슬아슬한 위치에 놓여 있다. 대규모의 테러범들이 런던을 장악하게 된 과정을 생략한 채 위장, 잠입, 해킹으로 이 모든 것을 장악했다는 설명은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아무리 영화적 설정이라는 이유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이다.
[다이하드4.0]이 해킹으로 국가와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해킹 기법을 보여주며 정부 시스템이 붕괴하는 과정을 공포스럽게 보여준 것과 달리 [런던 해즈 폴른]은 이러한 과정을 어물쩍하게 넘어가려 한다.
이는 전작인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보여준 문제점을 반복한 것에 불과했다. 게다가 아랍권 테러범들과 같은 특정 인종을 악(惡)으로 규정한 것은 헐리웃 영화의 구시대적인 발상에 불과해 미국과 서구권의 패권주의와 평화 논리만 강조한 것은 씁쓸하게 느껴진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모든 여성들의 워너비, 그녀의 성공 비결은? [조이]
[조이,2016]
감독:데이비드 O.러셀
출연: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니로, 에드가 라미레즈
줄거리
이혼한 부모님과 전남편, 할머니와 두 아이까지 떠안고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싱글맘 조이(제니퍼 로렌스). 자신이 꿈꿨던 인생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지쳐가던 어느 날, 깨진 와인잔을 치우던 조이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루겠다고 결심한 조이는 상품 제작에 돌입한다. 그러나 사업 경험이 전무한 조이는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으며 여자에게 더욱 가혹한 비즈니스 세계의 벽 앞에서 매번 좌절하게 된다. 이 때 전 남편 토니의 소개로 홈쇼핑 채널 QVC의 경영 이사인 닐 워커(브래들리 쿠퍼)를 만나게 된 조이는 기적적으로 홈쇼핑 방송 기회를 얻게 되고 5만개의 제품을 제작한다. 하지만 단 한 개도 팔지 못한 채 처참한 상황을 맞게 된 조이는 결국 빚을 떠안고 파산 위기에 처하는데…
간단평
가난한 싱글맘에서 미국 최고의 여성 CEO가 된 조이 맹가노의 기적 같은 삶을 영화화한 [조이]는 단순한 전기적 드라마의 차원을 벗어나 데이비드 O.러셀 감독의 개성이 담긴 유머러스한 색채가 강한 전기 영화였다.
꿈많고 손재주가 좋았던 순수한 소녀 시절의 조이의 모습을 부각한 오프닝은 이 영화가 어른들의 동화처럼 그려질 것이라 암시하지만, 그다음 이어지는 장면에서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복잡한 가족구성원의 모습을 보여주며 예상치 못한 코미디의 흐름을 이어가게 된다. 이러한 유머스러운 분위기 속에 조이가 고달픈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냉혹하면서도 남성중심적인 자본 사회에 발을 들이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조이가 현실의 냉혹함을 깨닫고 당당히 맞서나아가는 클라이막스에서는 [헝거게임]을 통해 인식된 제니퍼 로렌스 특유의 카리스마가 더해지며, 그동안의 미국 자본사회의 신화처럼 그려진 남성 CEO 중심의 성공담과 대비되는 여성 CEO의 성공담으로 마무리된다. 7, 80년대 보수적인 미국 자본 사회에서 여성 CEO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70년대 미국 가족 코미디 형식으로 풀이한 [조이]는 그 부분에 있어 특별하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사공이 너무 많은 탓이었는지, 아무리 영화가 조이 맹가노의 초점에 맞춰져 있다 해도, 개성 강한 조연진과 그들을 꾸며주려는 에피소드가 너무 많은 탓에 산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코미디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전개 방식은 기존의 전기 영화와 다르게 그려야 한다는 데이비드 감독의 강박관념을 느끼게 한다.
즐거운 유머의 향연 속에 성공적인 스토리를 부분마다 잘 부각해 산만함을 덜어내려는 노력 덕분에 영화를 감상할 때는 방해가 되지 않지만, 전체적인 흐름에는 아쉬움을 준다. 그 때문인지 영화는 조이 맹가노의 성공보다는 그녀의 주변에 있었던 독특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더 오랫동안 남는다.
그럼에도 여성미가 돋보인 편집, 영상, 배우들의 연기는 여성 CEO의 성공담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음악 천재 父子의 감성 교감 영화 [굿바이 버클리]
[굿바이 버클리,2012]
감독:다니엘 알그랜트
출연:펜 바드글리, 벤 로젠필드, 이모젠 푸츠, 윌리엄 새들러
줄거리
1991년 무명 뮤지션 제프 버클리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뉴욕 브루클린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른다. 60년대 포크송의 아이콘이자 태어나서 딱 두 번밖에 만나본 적이 없는 아버지 팀 버클리 추모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제안 받은 것. 콘서트 스텝 앨리에게 호감을 느낀 제프는 그녀와 함께 아버지의 흔적을 돌아보며 처음으로 아버지와 음악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하지만 아버지의 노래를 들을수록 그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의 감정이 섞이며 혼란스러워지는데…
간단평
[굿바이 버클리]는 60년대 포크 음악을 주름잡은 천재 뮤지션 팀 버클리와 90년대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친 그의 아들 제프 버클리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영화다.
아버지의 사랑을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자라온 제프(펜 바드글리)가 아버지의 추모 공연에 참석해 아버지의 음악을 자신의 개성으로 재해석하면서 음악적 공감을 하게 되는 과정을 철저히 뮤지션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독특하면서도 모호한 이해관을 가진 제프의 시선을 통해 그만이 지니고 있었던 개성적인 음악관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공연의 스태프인 엘리(이모젠 푸츠)와 짧지만 긴 여운이 담긴 교감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통해 [굿바이 버클리]는 버클리 부자의 음악관과 세계관을 관조적인 입장에서 다루려 한다.
시종일관 음악, 사랑, 방황을 다루며 펜 바드글리가 연기하는 제프 버클리의 감성적인 연기를 통해 인상적인 여운을 남기며, 후반부 공연 장면에서는 실제 콘서트에 온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 음악이 가져다주는 감정의 교감을 관객과 나누려 한다.
관조적인 전개 과정과 지나치게 개인의 내면에 집중한 연출관 탓에 일반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한 설정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제프의 개성이 강하게 묘사된 탓에 팀 버클리에 대한 이야기와 회상도 크게 다가오지 못한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팝, 포크 음악 팬들을 비롯해 감성 영화를 좋아할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특별한 체험을 가져다줄 만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