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3월 24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3.25 13:34
DC 히어로 영화는 마블과 무엇이 다른가?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2016]
감독:잭 스나이더
출연:헨리 카빌, 벤 애플렉, 에이미 아담스, 갤 가돗
줄거리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었고 슈퍼맨은 세계 최고 논쟁의 인물이 되어버린다. 한편 배트맨은 그 동안 타락했던 많은 자들처럼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긴다. 세계의 미래를 위해 무모하고 제어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슈퍼맨으로 인해 벌어졌던 일들을 바로 잡으려 하는데…
간단평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배트맨 대 슈퍼맨])은 잭 스나이더의 전작인 [맨 오브 스틸]과 상당히 유사하다. 원작이 지닌 음울한 분위기는 물론이며, 이후 전개될 DC 시네마틱 세계관의 다양함을 전해줄 예고 격의 장면들이 많아 매니아 성향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는 전부 지니고 있다.
이를 나쁘게 해석하자면 일반 관객에게 있어 다소 어렵거나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서사물을 지향하는 것인데, 대중에게 더 친숙해 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렇기에 [맨 오브 스틸]이 그랬듯이 [배트맨 대 슈퍼맨] 또 한 상세하게 묘사되어야 할 부분을 생략하거나 이를 원작의 성향과 캐릭터의 존재감으로 넘어가려 한다. 슈퍼맨, 배트맨을 비롯한 여러 인물에 분산된 초점과 산만한 스토리를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을지도 우려될 만한 부분이다.
비록 불친절할 수도 있는 히어로 영화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의 이러한 시도는 쉽게 비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아마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마블과 크리스토퍼 놀란의 공식에 익숙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묵직한 서사적 전개는 어쩌면 잭 스나이더가 [왓치맨]에서 부터 추구하고자 한 원작 그대로의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그 만의 특징이자 DC 히어로 영화만의 특별한 개성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그 어떤 히어로 영화보다 DC 원작들이 추구하는 정통성을 잘 이어받은 작품이다. 어떤 유명 감독이 원작의 장면을 재연했다 한들 그것을 자신의 개성으로 삼으려 한 것과 달리 잭 스나이더는 이를 신성시하듯이 원작이 지닌 장면과 그 속에 담긴 분위기, 메시지까지 전부 담아내려 했다. 과욕적인 설정으로 기본적인 전개에 있어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지만, 히어로 세계를 좋아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기분 좋아할 만한 요소다. 볼거리 면에서도 충실했다.
[맨 오브 스틸]에서 보여준 파괴력 넘치는 폭파, 붕괴 장면은 상상 그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불가능할 거라 여겨졌던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은 배트맨의 '의외의 선전'을 펼치는 장면을 통해 흥미와 긴장감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그동안 소개한 원작의 작품들을 유심하게 본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 속의 대결씬은 인상 깊게 다가올 것이다.
이밖에 [저스티스 리그]와 이후 DC 영화에 합류 예정인 다른 히어로들의 등장을 예고하는 장면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플래시, 아쿠아맨, 사이보그가 특별출연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이후 지속될 DC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줄 만하다.
결론적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은 호불호를 불러올 수 있는 DC 히어로 영화이며, 이에 따른 관객들의 반응은 곧 촬영에 돌입할 [저스티스 리그]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상처 받을수 밖에 없는 헬조선의 청춘들 [글로리데이]
[글로리데이, 2016]
감독:최정열
출연:지수, 수호, 류준열, 김희찬
줄거리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친구 용비, 상우, 지공, 두만은 입대하는 상우의 배웅을 위해 오랜만에 뭉쳐 여행을 떠난다. 친구가 전부이고 제일인 용비, 대학 대신 군대를 택한 상우, 엄마에게 시달리는 재수생 지공, 낙하산 대학 야구부 두만은 각자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한다. 포항의 한 바닷가. 어른이 된 기분에 한껏 들떠 있던 것도 잠시, 우연히 위험에 처한 여자를 구하려다 시비에 휘말리게 되고 네 명은 순식간에 사건의 주범이 되어버린다. 무심한 경찰과 속 타는 부모들은 ‘진실’보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그리고 ‘세상에는 친구보다 지킬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가장 아름답게 빛나던 하루는 속수무책 구겨져만 가고, 넷이라면 두려울 게 없었던 이들의 마음도 점차 무력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열정적인 이미지의 청춘스타들을 출연시킨 [글로리데이]는 [스물]이 보여주었던 유쾌한 청춘물과는 반대의 노선을 지향한다. [글로리데이]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청춘들이 세상의 잔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이들이 겪게 되는 갈등, 배신 그리고 상처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글로리데이]는 청춘 영화라기 보다는 작금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까발린 사회파 드라마에 가깝다. 치기 어린 행동으로 시작된 일탈까지는 유쾌한 청춘 드라마의 단면이지만, 문제의 사건을 조명하는 부분에서는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선의를 위한 행동이라 생각한 순수한 의도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불러오게 되지만, 한 개인의 이기심에 의한 거짓으로 인해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어 버린다.
[글로리데이]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이들에게 세상의 부정함을 가르치게 되는 부패하고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과 이로 인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청춘들의 잔인한 운명이다. 단순한 영화 속 설정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생생한 이 장면은 정의가 무너지고 거짓에 순응하는 괴물 같은 사회에서 청춘들이 겪게 되는 고통과 그들의 잔인한 성장기를 현실적으로 담은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인 셈이다.
잔인할 정도로 청춘들의 편에 서주질 않는 냉정한 전개와 어두운 분위기를 통해 시종일관 안타까운 순간들을 유지하다 후반부를 통해 잔인하게 희생된 순수한 청춘의 모습을 아름답게 조명하려 한다. 모두가 부정한 어른이 될 수 밖에 없기에 진실하고 순수한 청춘은 추억으로 끝날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단편 [잔소리][염]등을 통해 현실적인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의미 있게 그려낸 최정열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신인답지 않은 냉철한 연출력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연을 맡은 지수, 김준면, 류준열, 김희찬 모두 각자의 배역을 잘 소화해 [글로리데이]를 가슴 아픈 청춘물로 만들어 내는 데 공헌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코엔 형제의 '응답하라 1950' [헤일, 시저!]
[헤일, 시저!, 2016]
감독: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조슈 브롤린, 조지 클루니, 스칼렛 요한슨, 랄프 파인즈
줄거리
올해 최고 대작 ‘헤일, 시저!’ 촬영 도중 무비 스타 ‘베어드 휘트록’이 납치되고 정체불명의 ‘미래’로부터 협박 메시지가 도착한다. ‘헤일, 시저!’의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비.상.상.황! 영화사 캐피틀 픽쳐스의 대표이자 어떤 사건사고도 신속하게 처리하는 해결사 ‘에디 매닉스’는 할리우드 베테랑들과 함께 일촉즉발 스캔들을 해결할 개봉사수작전을 계획하는데…
간단평
[헤일, 시저!]는 코엔 형제의 영화 중 조금은 느슨해 보이지만, 그것은 코엔 형제의 의도된 설정이란 것을 눈치채게 된다. 산만할 수도 있는 에피소드와 반복되는 구성과 설정은 이 영화가 강조하고자 한 의미와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바로 헐리웃의 황금기였던 1950년대 영화에 대한 경의다.
[헤일, 시저!]의 흥미는 배경이 되는 1950년을 코엔 형제만의 방식으로 풀이했다는 점이다. 유머러스한 분위기, 시대에 대한 풍자, 뼈있는 농담이 담긴 대사, 튀는 개성파 캐릭터들의 등장은 그들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주된 특징이다. 전작과 비교해 본다면 대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의도된 장난이 담긴 장면들로 볼 수 있지만, [헤일, 시저!]는 이와 반대로 영화 속 모든 장면과 캐릭터들에 애정을 불어넣는 데 집중하며 사랑스러운 헐리웃 헌사 영화가 되려 한다.
1950년대 유명 영화들의 제작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장면에서는 당시대 영화에 대한 오마주, 영화 제작에 대한 고충, 촬영 도중에 벌어지는 일화, 세트장 뒤의 갈등, 스캔들과 같은 스태프와 제작진의 인간적인 정서가 담겨 있다.
특히, 당시 인기 영화들을 새로운 작품들로 재구성한 영화 속 영화들은 코엔 형제 특유의 장난과 '헌사'적인 메시지가 합쳐진 의미 있는 대목이다. 영화의 제목이자 영화 속 촬영 중인 대작 [헤일, 시저!]는 1950년대 흥행작인 기독교 종교 영화 [십계][[쿼바디스][벤허]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코엔 형제는 이를 단순한 패러디로 정의하지 않고, 자본사회와 공산주의를 빗대는 풍자와 영화가 지닌 종교적 메시지인 사랑을 영화를 만드는 모든 이들에 대한 애정 표현으로 정의하려 한다.
조지 클루니, 스칼렛 요한슨, 채닝 테이텀 등의 인기 스타들을 당대의 유명 스타들을 바탕으로 한 개성파 캐릭터들이 주도하는 전개도 재미있다. 헐리웃의 황금기와 함께 만연한 스캔들, 논란이 된 1950년 광풍을 불러온 '매카시즘'과 자본주의의 성향이 강했던 헐리웃 사회에 대한 시대적인 풍자로 연결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너무 많은 요소와 개성파 인물들을 등장시켜 자칫 산만할 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헤일, 시저!]는 조슈 브롤린이 연기한 주인공 에디 매닉스를 중심인물로 내세우며 인간미가 담긴 유머러스한 드라마를 완성되는 데 성공한다. 헐리웃의 전설적인 총괄 프로듀서인 하워드 스트링클링을 모티브로 완성한 에디 매닉스는 헐리웃의 해결사로 등장하며 영화 제작, 기획, 배우들의 사생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영화는 그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버지였던 그의 고뇌를 영화계의 문제들과 결부시켜 그를 헐리웃의 가장이자 황금기를 이끈 숨은 주역으로 그려내려 한다. 그의 시선을 통해 완성된 1950년대의 영화, 영화인, 갈등, 스캔들과 같은 헐리웃의 비화는 한편의 야릇한 추억처럼 그려져 코엔 형제가 담고자 한 영화사랑과 그에 대한 진심을 의미 있게 담아낸다.
코엔 형제의 작품중 완벽하지 않지만, 그들이 사랑하고자 한 모든것이 진심있게 담긴 사랑스러운 영화라는 점에서 [헤일, 시저!]는 묘한 애정을 느끼게 하는 즐거운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기절하는 소녀들에 보는이들도 기절… 모호한 스릴러 [폴링]
[폴링, 2014]
감독:캐럴 몰리
출연:메이지 윌리엄스, 플로렌스 퓨, 맥신 피크, 그레타 스카키
줄거리
1969년 영국의 명문여학교. 반항심 가득한 리디아와 성숙한 여고생 아비는 가장 은밀한 경험까지 공유하는 단짝.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비에게 말 못할 비밀이 생기고, 그런 아비가 못마땅한 리디아. 둘의 우정이 흔들린 순간, 아비는 리디아의 곁을 떠나게 된다. 슬픔에 잠긴 리디아와 친구들. 그 무렵, 소녀들에게 시작된 미스터리한 증상은 전염병처럼 학교 전체로 번지며 점점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데…
간단평
[폴링]은 사춘기 여학생들의 불안정한 심리를 다루는 만큼 그들의 정서적인 모습과 내면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성장기의 반항심, 연애, 섹스, 우정 등의 감정들이 십 대 소녀들의 정서로 표현되는 가운데 몽환적인 영상미와 음악이 주를 이뤄 영화를 모호한 구석으로 몰아넣는다. 소녀의 죽음 이후 발생되는 미스터리한 현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보다는 사춘기에 발생하는 혼란을 행위예술로 그려낸 것에 가깝다.
그 점에서 볼 때 [폴링]은 몽환적인 세계관과 배경, 특별한 영상미와 난해한 대사를 풀이하는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느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작품이지만,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와 장르 영화의 색체를 기대하는 일반 관객들이 접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영화다.
중요한 전개가 이뤄져야 할 상황에 소녀들은 지속해서 쓰러지고, 여기에 대한 해답도 불확실하게 처리돼 마지막까지 의문만 남기고 있다. 핵심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해답이 부족하다보니 [폴링]은 미스터리 영화라 하기에는 부족한 개연성과 모호한 반복 설정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왕좌의 게임]의 아리아 스타크 배역으로 이름을 알린 메이지 윌리암스와 일부 배우들의 연기가 아름다운 영상미와 조화를 이루며 영화가 의도한 내면의 모호함을 표현하는 데 일조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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