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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기대어 살고 싶다 '마린'

12.12.07 16:48

이제 막 시작되는 운명적 사랑의 설렘과 소중한 사람의 부재로 인한 슬픔, 함께이기에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순간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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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랑을 나누며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의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마린>은 다음과 같은 대사로 시작한다. “누구나 어릴 땐 꿈이 있다. 어릴 적 꿈과 현실은 다르다. 그래도 잘 지낸다. 하루하루 우린 살아간다. 서로 의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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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삶의 달콤한 순간들과 씁쓸한 순간들은 찾아온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이기에 더 달콤하게, 혹은 더 씁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이기에 우린, 하루하루 살아가며 삶의 찬란한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마린>은 이처럼 함께여서 달콤했고, 함께여서 아팠던, 함께여서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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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과 알렉스는 함께여서 달콤한 순간들을 보낸다. 언젠가 자신에게 운명적 사랑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마린의 삶에 어느 날 소나기처럼 알렉스가 찾아오고, 두 사람은 이제 막 시작되는 사랑의 설렘으로 온통 흔들린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자신이 입양되면서 느꼈던 혼란스러운 감정과 엄마와의 어색한 관계를 서로 어루만지며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달아가던 두 사람. 하지만 퇴근길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해 깊은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는 마린의 ‘부재’는 삶의 가슴 아픈 순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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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고 많은 시간을 공유했기에 함께한 시간만큼 더 아프고, 가슴 저릿하게 다가오는 ‘소중한 사람의 부재로 인한 슬픔’은 감독 멜라니 로랑이 영화에서 핵심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던 감정이다. “<마린>의 시작은 코마에 관한 생각에서였다. 혼수 상태에서 오랜 잠을 자고 있는 한 여성이 있고,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그들 각자는 소중한 사람의 부재 앞에서 자신의 참된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나는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앞에 주변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신들에게 처음 와주었을 때의 그녀의 미소, 행동, 마음 하나하나까지 또렷이 기억나는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삶의 좌절되는 순간을 극복하게 해주는 것은 결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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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없이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는 알렉스, 동생을 얻는 것이 유일하게 이룬 꿈이었던 리사, 이 모든 것이 꿈처럼 여겨지는 마린의 엄마, 이모와 보내는 시간이 제일 행복했던 리사의 아들 레오는 이제 함께이기에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순간들을 맞이한다. ‘각자의 삶’에 선물로 찾아왔던 ‘마린’으로 인해 새롭게 시작된 그들의 삶은 올 겨울, 관객에게도 사랑스러운 선물로 찾아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 그 사람을 더 사랑하고 눈부신 그 순간을 마음껏 누리라고.


(사진=프리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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