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2] 리뷰:'오빠만한 여동생'으로 불릴만한 의외의 속편 ★★★☆
16.08.05 18:21
[국가대표 2,2016]
감독:김종현
출연:수애,오달수,오연서,김슬기,김예원,하재숙,진지희
줄거리
평창 올림픽을 위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급창설된다. 유일무이 정통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에이스 ‘지원'(수애), 자존심은 금메달 급, 현실은 쇼트트랙 강제퇴출 ‘채경’(오연서), 사는 게 심심한 아줌마, 빙판에선 열정의 프로 ‘영자’(하재숙), 시간외 수당이 목표, 아이스하키 협회 경리 출신 ‘미란’(김슬기), 취집으로 인생 반전 꿈꾸는 전직 피겨요정 ‘가연’(김예원), 주장급 멘탈 보유자, 최연소 국가대표 꿈나무 ‘소현’(진지희), 말만 번지르르, 주니어 아이스하키 우정상에 빛나는 국대 출신 감독 ‘대웅’(오달수). 오합지졸로 구성된 대표팀은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 게임 출전을 위한 특훈에 돌입하게 되는데…
전편의 명성을 등에 업고 등장한 후속편에는 편견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말이 그냥 나오지 않았듯이, 속편이 원조 격 작품을 능가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 점에서 본다면 [국가대표 2]는 1편인 [국가대표]를 능가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에 비견될 만한 속편이었다.
1편 [국가대표]가 비인기종목인의 설움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지향했다면, 2편은 그러한 정서에 여성 스포츠인이 지닌 고민을 함께 담아내며 전편보다 풍부해진 이야기와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가대표 2]는 1편이 지닌 유머를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다. 조금은 비현실적이면서 과장된 설정을 등장시켜 웃음을 강요한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급조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처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란 점에서 이해를 시켜준다.
하지만 [국가대표 2]의 핵심적인 웃음코드는 과장된 설정이 아닌 캐릭터에 있다. 하나의 팀이 되어야 하는 아이스하키팀의 특징을 강조한 듯 각 구성원의 개성과 역할을 부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흥미롭게도 구성원들은 주부, 학생, 실업자, 노력파 운동선수, 탈북자, 회사 경리 등 일상 속 여성들의 신분과 사회적 위치를 대변하는 존재들로, 일상의 여성들이 사회에서 느끼고 있는 다양한 심리와 정서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온다.
현실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된 아이스하키팀이 완성되는 과정 또 한 1편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간다. 오합지졸에 이기심 가득하고, 자존심이 강한 개인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은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식이다.
그렇지만 [국가대표 2]는 이 부분을 교과서 같은 전형성이나 자극적인 감성으로 그리려 하지 않는다. 갈등을 반복하는 라이벌 관계는 직접적인 화해를 하기보다는, 갈등 요소를 '쿨'하게 넘기며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려 한다. 사회적 배경과 위치는 각기 다르지만, 감독부터 선수까지 모두 '초보'라는 공통적 위치를 반영해, 초보들이 프로가 되어가는 과정에 정서적인 초점을 맞춘다. 그 과정에서 패배주의, 무시와 모욕, 집단의 배신과 같은 배경이 다뤄져 이들이 형성하게 될 '국가대표'란 하나의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한다.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남북 관계'도 등장하지만, 이를 정치적 현안으로 다루기보다 1편이 지니고 있었던 가족 드라마의 정서로 재해석하는 유연함도 돋보인다. 1편이 '입양'이라는 주제를 활용했다면, 2편은 '분단'으로 인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스포츠 정신과 연결해, 이념을 뛰어넘는 깊이 있는 정서를 구축하며 스포츠 영화만의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러한 유머와 드라마의 배경에는 여성들만이 느낄 수 있는 끈끈한 정서적 유대감이 담겨있어, [국가대표 2]는 여성의 시각에서 다뤄진 스포츠 드라마라는 인식을 강하게 남긴다. 유머와 정서의 강점만큼 스포츠를 주제로 한 영화답게 아이스하키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한 경기장면 또 한 최고의 볼거리다. 아이스하키라는 스포츠가 지닌 스피드함과 파워풀함을 클로즈업과 핸드 헬드 기법을 통해 현실감있게 담아낸 장면, 헬멧을 쓴 선수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움직임, 아이스하키의 공 '퍽'의 움직임을 슬로우 모션으로 포착한 장면은 아이스하키의 매력과 긴박감의 강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피리어드'로 분할된 제한된 경기 시간을 마지막까지 긴박하게 만드는 재주 또한 [국가대표 2]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흥미 요소다. 실감 나는 스포츠 장면과 다양한 설정들의 만남은 자리에 앉아있는 관객들마저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 정도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영화만의 장점적 요인을 구축한 일등 공신은 단연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의 열연. 모두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건 아니지만, 영화 속 아이스하키팀처럼 제구실을 충실히 해내는 희생과 팀워크로 여성 스포츠 드라마 특유의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주연인 수애는 영화의 정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감성 연기를 안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오달수는 장점인 감초 연기와 보기드문 진지함인 섞인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며 극의 분위기를 적절하게 조절해주었다. 김슬기, 김예원, 하재숙 또 한 감초 연기를 개성있게 선보여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며, 진지희 또 한 선배 연기자들 못지 않은 대담한 연기력을 선보여 극의 흥미를 더해준다.
가장 인상 깊은 열연을 선보인 배우는 쇼트트랙 선수 출신의 '채경'을 연기한 오연서로 배우들 중 가장 역동적인 아이스하키 연기를 선보인 동시에 여성 스포츠인이 지닌 강인함과 그 속에 가려진 나약한 심리를 실감 나게 연기하며 이번 [국가대표 2]가 지닌 주제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인상 깊게 표현했다. 그동안 브라운관 드라마에 적합한 연기를 선보인 까닭에 그녀의 연기에 어느 정도 편견이 담겨 있을 수 있지만, 오연서의 채경은 그러한 편견을 깨뜨린 멋진 캐릭터였다. 그 점에서 본다면 [국가대표 2]는 오연서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할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밖에 1편에 이어 해설자로 출연한 조진웅의 존재감은 단순한 특별 출연을 넘어 [국가대표] 시리즈만의 재미와 활기를 불어넣는 영화만의 특별한 감상 포인트이자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또 다른 특별출연 배우의 존재감도 이번 영화의 백미 중 하나다. 영화만의 감동적인 정서를 완성하는 마침표 격인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만큼 특유의 감성 연기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이미 여러 기사를 통해 출연이 알려진 배우지만, 영화의 재미를 위해 이 기사에서만 비밀로 유지하겠다.)
이처럼 주,조연 못지않은 깜짝 출연진의 역할을 잘 활용할 정도로 [국가대표 2]는 연출과 편집에 있어서도 상당한 실력을 선보였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은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는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 속 선수들처럼, [국가대표 2] 또 한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선보인 의외의 작품이었다. 이번 여름 영화계의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가 되어 영화 속 파란을 현실로 가져올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국가대표 2]는 8월 1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