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8월 17일, 18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8.19 11:11
[분노의 질주] 모터를 단 엔터프라이즈호 [스타트렉:비욘드]
[스타트렉:비욘드,2016]
감독:저스틴 린
출연:크리스 파인,사이먼 페그,조 샐다나,재커리 퀸토,이드리스 엘바
줄거리
위험한 미션들을 무사히 수행한 후 평화롭게 우주를 항해하던 거대 함선 엔터프라이즈호. 최첨단 기지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던 중 엔터프라이즈호와 대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사상 최대의 공격을 당한다.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인해 엔터프라이즈호는 순식간에 붕괴 되고,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을 비롯한 대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멈추지 않는 적의 공격, 함선과 팀원, 모든 것을 잃은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간단평
[스타트렉:비욘드]는 제목이 말해주듯, 과거 시리즈의 명성을 넘어선 새로운 출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호의 추락이라는 도발적인 소재는 우주적 스케일에 가려져 있었던 [스타트렉] 시리즈만의 진정한 묘미를 보여주려 한 의도가 담겨있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번 시리즈에 아쉬움과 실망감을 느낄 관객층이 분명히 있을것이다. 1,2편의 흥미 요인이 스케일에도 있었지만, 함대함 전투가 지닌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와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완성한 각본의 존재감도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와달리 [스타트렉:비욘드]는 시작부터 엔터프라이즈호를 너무 쉽게 추락시켜, 스케일적인 기대감을 반감시킨다. 자연히 이 영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은 이야기와 캐릭터.
아쉽게도 저스틴 린은 J.J 에이브럼스 만큼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재주를 지닌 연출자가 아니다. 프리퀄인줄 알았던 영화를 새로운 형태의 영화로 탈바꿈시켰던 1편 [스타트렉:더 비기닝], 과거 원작 시리즈와의 절묘한 연결을 시도한 2편 [스타트렉:다크니스]가 지녔던 놀라운 반전과 혁신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다만 여태까지 무난하고 볼만한 오락물을 완성하던 그의 재주를 생각해 본다면 [스타트렉:비욘드]는 오락 영화가 지닌 최선의 볼거리와 완성도를 선보이려 노력했다.
[스타트렉:비욘드]의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엔터프라이즈호를 벗어나 미지의 행성에서 각자만의 방식으로 생존을 이어나가는 모험을 지향한다. 함정을 벗어난 이들의 모습은 다소 생소하면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지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위험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액션, 위기 상황에서 본성을 드러내는 캐릭터들의 심리, 서로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관계의 이야기, 새로운 캐릭터의 출현과 어김없이 등장하는 유머는 SF의 틀에서 걷어낸 [스타트렉] 시리즈의 순수한 면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 [스타트렉:비욘드]는 SF 적인 감성에서 벗어난 투박한 액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흩어진 캐릭터들이 다시 집결되는 과정은 세계 대전 소재의 전쟁 영화와 서부물에서 느낄법한 설정이며,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의 모습을 부각해 어우러지게 하는 과정은 [분노의 질주]와 같은 팀 단위의 집단이 등장하는 액션물의 전형이다. 특히 록음악과 오토바이 액션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SF물에서 느끼기 힘든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통해 새로운 볼거리와 정서를 추구하려 한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
우주 함대의 활약을 기대했던 관객을 위해 스피드한 함대의 돌진과 강렬한 파괴력을 선보인 마지막 장면은 [분노의 질주]가 추구한 투박하면서도 과장된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빠른 전개와 이를 뒷받침 해주는 편집, 캐릭터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유머가 [스타트렉:비욘드]가 내세운 관람 포인트다. 캐릭터들의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원조 [스타트렉] 팬들이 좋아할 만하지만, 전작에 비견할 만한 스케일과 이야기의 재미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많이 담길 시리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부산행]의 프리퀄로 기대하지 말 것!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 [서울역]
[서울역,2016]
감독:연상호
출여니류승룡, 심은경, 이준
줄거리
대한민국의 사회, 역사, 시대를 관통하는 서울역. 어느 날,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의 노숙자가 비틀거리는 가운데 집을 나온 소녀(심은경)와 남자친구(이준), 그리고 딸을 찾는 아버지(류승룡)가 이 곳에 함께 한다. 이윽고 서울역을 시작으로 이상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고, 서울은 삽시간에 통제불능 상태가 되는데…
간단평
[부산행]을 접한 관객의 입장에서 [서울역]을 감상한다면 그 부분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는 게 좋다. [서울역]은 [부산행]과 연결성을 찾아보기 힘든 작품으로 차라리 스피오프격의 작품이라 정의하는 편이 더 낫다. 배경이 [부산행]의 전날일 뿐, 영화와 연결될 만한 구조와 인물 구성은 전무한 편이다. 무엇보다 감염이 시작된 경로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점은 재난물의 전개상 기본 요소를 망각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아쉽다. 설령 이 작품이 [부산행]의 프리퀄이 아니다 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다뤄야 하지 않았을까?
그 부분을 제외하고 본다면 [서울역]은 눈여겨 볼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부산행]에서도 쓰인 풍자와 상징적인 요소들이 연상호 감독의 장기인 애니메이션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묘사되었다. [부산행]이 중산층의 시각에서 그려진 한국 사회의 이면을 돌아봤다면, [서울역]은 한국 사회에 소외된 노숙자, 가출 청소년과 같은 하위권 계층의 시선을 강조한다.
[서울역]이 다루고 있는 풍자의 대상은 한국 사회를 넘어서 자본주의의 물질화와 비인간화와 같은 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의 풍자를 다루려 했음을 알게 된다. 소외된 노숙자를 시작으로 진행된 전염은 점차 평범한 시민들에게까지 퍼지게 되고, 정부는 시민 구출과 수습보다는 폭력적인 진압만 내세우려 한다.
[서울역]은 이러한 사회적 정의의 부재 속에 타락하고 방관하는 현대 사회의 이면을 과감하게 조롱한다. 마지막 반전은 그러한 타락함에 익숙한 우리의 현실과 서로를 착취하는 하층 구조 계층의 서글픈 현실을 다뤘다는 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날카로운 풍자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강렬한 핏빛 묘사가 또 한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긴박감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위해 사건이 진행되는 장소를 여관방, 지하실, 경찰서, 지하철 등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 초점을 맞춘 설정 또 한 괜찮은 편이다.
다만 서울역 주변 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려 한 탓에 다소 작위적이면서, 개연성이 부족한 설정과 한정된 에피소드,풍자에 급급한 나머지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정을 도입한 부분도 여전히 아쉽다.
작품성,오락성,연출력:★★★
총점:★★★
구로사와 기요시 다웠지만, 너무 모호한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2016]
감독:구로사와 기요시
출연:니시지마 히데토시, 다케우치 유코, 카가와 테루유키
간단평
기괴함의 미학을 자랑하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을 통해 싸이코 패스 악당이 평범한 가정을 파멸시키는 과정을 섬뜩하게 다루려 했다. 현실과 도시괴담적인 분위기를 오가며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살인마의 침입을 부각하며 현실감 있는 공포를 전달하려 한 시도가 돋보인다. 여기에 추리식 전개를 도입해 범인의 정체에 다가서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이와 같은 이중적인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하며, 구로사와 기요시 특유의 잔인하고 기괴한 세트장의 분위기와 악인의 묘사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강조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장르적 요소와 초점을 도입한 탓에 추리물과 서스펜서 사이의 간극을 조절하지 못한 연출과 산만한 구성이 아쉽게 느껴질 따름이다. 스릴러의 산만함과 초점의 부재는 긴장감을 하락시키기에 이르고, 이로 인해 감독이 공들인 섬뜩한 묘사는 아무런 정서가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공 다카쿠라의 초점에 맞춰 악당 니시노와 그의 딸의 정체를 밝혀내는 추리적 방식을 고집했다면, 구로사와 기요시의 묘사가 좀 더 강렬하게 그려지지 않았을까? 물론 원작의 형태와 흐름을 따라야 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어느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하려 한 솜씨를 발휘했으면 어땠을까?
좋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지 못한 각본과 연출이 아쉬울 따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