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MR 피플] '베를린' 감독 류승완

13.01.31 09:46

류승완.jpg

어릴 적부터 성룡의 액션을 동경해 왔고, 최고의 액션영화를 찍으리라 다짐하고 상당히 어린 나이에 영화계 뛰어는 그. 바로 류승완 감독 이야기다. 이제 어엿한 충무로 내로라하는 대표감독인 그는 이번에 영화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개봉 전부터 이미 연일 화제가 된 것을 보면 사실적인 액션의 영역에서 <베를린>의 성취는 한국영화로서 거의 최고 수준에 도달한 듯하다. 물론 결과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그동안 그의 액션을 좋아했던 팬들은 이번에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류승완 감독, 마이너에서 프로까지.
 
소년가장으로 어린나이부터 할머니와 동생 류승범과 함께 조그마한 방에서 살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8mm 중고 카메라로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단칸방에서 불을 꺼놓고 자신이 찍은 영화를 오래된 영사기로 비추며 동생 류승범과 같이 보곤 했다. 그는 돈이 없어 현상소를 전전하며 남은 짜투리 필름들을 모으러 다녔고, 가족, 친구, 지인 할 것 없이 모두 불러 모아 스텝과 배우들을 구성했다. 대학대신 영화 현장을 선택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무작정 충무로에 뛰어들었다.
 
류승완1.jpg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png
 
1996년 첫 단편 <변질 헤드>를 만들었고, 같은 해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 연출부로 활동했다. 1998년 단편 <패싸움>으로 부산 단편영화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현대인>으로 한국 독립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이 두 단편에 두 에피소드를 붙여 만든 장편 영화다. 온몸으로 부딪혀 이룬 첫 작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독립영화로서는 최초로 상업적인 마케팅을 벌여 많은 극장에서 개봉하였다. 계속해서 단역부터 <여고괴담>, <닥터 K> 연출부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이후 그는 력을 인정받아 많은 영화를 찍으며 마이너의 삶을 박차고 올랐다.
 
 
그의 대표작
 
<피도 눈물도 없이> 전도연, 이혜영
 
피도 눈물도 없이.jpg

 거친 남성들의 세계인 투견장을 배경으로, 익명의 두 여성이 돈 가방을 놓고 벌이는 강탈극이다. 한물간 아저씨들, 한 몫 챙기려는 얼치기들이 꼬이고 꼬여 벌어지는 사건에 액션과 유머를 가미했다. 거친 남성들을 연기하는 왕년의 액션배우들도 볼 수 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숨긴 채 택시운전으로 살아가는 전직 금고털이범 ‘경선’역은 이혜영이, 권투장 라운드걸 출신이자 투견장 정부인 ‘수진’ 역은 전도연이 열연한다. 
 
<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범, 윤소이, 안성기
 
아라한장풍대작전.jpg

거대한 도심, 서울 속을 질주하는 영웅 이야기를 그린 도시무협영화이다. 지극히 평범한 교통순경에서 절대악을 물리칠 히어로를 꿈꾸는 ‘상환’역은 류승범이 맡았다. 류승완, 승범 형제가 처음으로 감독과 주연배우로, 제대로 된 상업영화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채 결합한 첫 작품이기에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배우들이 정두홍 무술감독 아래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 스쿨에서 매일 6시간에 걸쳐 고된 무술연습과 와이어 액션 연습을 소화해 낸 만큼 화려한 고공 액션장면을 실컷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먹이 운다> 최민식, 류승범
 
주먹이 운다.jpg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을 응원하는 감동영화다. 인생 막장의 순간에서 다시 일어선 40대의 아버지 ‘강태식’역의 최민식, 혼돈스런 방황을 끝내고 다시 일어선 20대의 아들 ‘유상환’역의 류승범. 복서로 변신한 국민 배우 최민식과 개성파 배우 류승범, 이 둘의 조합부터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이들은 맡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실제 서로의 몸을 가격하고 진짜로 맞아가며 연기 아닌 연기를 펼쳤기 때문에 어떤 그림이 나올지 기대하고 봐도 좋을 것이다.
 
<짝패> 류승완, 정두홍, 이범수
 
짝패.jpg


남자들의 의리와 류승완 액션의 정점을 보여주는 영화다. 심지어 류승완은 주인공 ‘석환’역으로, ‘태수’역의 정두홍 감독과 액션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의 연기도전은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게다가 악역 이범수의 소름끼치는 연기까지 더해졌다. 친구의 죽음에 배후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적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태수와 석환이 그것을 밝혀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또한 액션에 목말라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다찌마와 리> 임원희, 공효진, 박시연
 
다찌마와 리.jpg

쾌남 스파이의 잘 빠진 첩보액션물. 영화 속 쾌남이 배우 임원희라는 것만으로도 코믹함이 물씬 풍긴다. 최정예 비밀요원 ‘다찌마와 리’가 사라진 일급 문서를 찾기 위해 세계 전역을 넘나들며 펼치는 전격 첩보전을 코믹함으로 승화했다. 게다가 유명한 007시리즈, 미션임파서블시리즈 등 첩보영화 패러디는 거의 다 시도했다. 특히, 리쌍의 개리와 길이 카메오로 나와 볼거리는 배가 된다. 
 
<부당거래>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그림02.jpg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 사건, 계속된 검거 실패로 가짜 범인까지 만들어 내며 사건을 종결지으려는 권위계층의 부정부패를 그려냈다. 그 속엔 먹고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녹아있다. 특히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의 조합만으로도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류승완2.jpg

류승완은 처음 영화계 입문하고 줄곧 흥행작만 냈던 것은 아니다. 생각했던 것만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했을 때 그가 느꼈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더구나 본인은 정체돼 있는 상태에서 다른 감독들이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볼 때는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그러던 중 스스로 마음을 편히 먹을 수 있게 된 다른 생각 하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을 하지는 말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해 나가자. 그러다 보면 그 자리에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 할지라도 언젠가 나의 영역 나의 스타일 나의 존재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는 꿈이 있다면 ‘늙어서도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튼튼한 두 다리를 갖는 것'이란다. 늙은(?) 그가 감독한 영화에 녹아있을 그의 노련함이 벌써 기대된다.
 
 
 
 
(사진=영화 공식 사이트)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