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10월 13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10.14 00:35
유해진도 진지 할줄안다…잠깐 [럭키]
[럭키,2016]
감독:이계벽
출연: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줄거리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은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된다. 인기도, 삶의 의욕도 없어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은 신변 정리를 위해 들른 목욕탕에서 그런 형욱을 보게 되고, 자신과 그의 목욕탕 키를 바꿔 도망친다. 이후 형욱은 자신이 재성이라고 생각한 채,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간단평
[럭키]는 오랫동안 감초 조연 활동을 해온 유해진의 개성을 한층 극대화한 상업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게 한다. 이미 대중들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접한 그의 개성을 익히 알고 있는 만큼 주연인 유해진 스스로의 변화와 전형성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했다. [럭키]의 유해진은 그 점을 잘 활용했다. 시종일관 '진지한 척'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순수함과 본인만의 익살스러움을 적당히 선보이며 과하지 않은 안정적인 유머를 완성한다.
이야기의 흐름상 약간의 엇나감을 예상하게 하지만, 유해진과 이준의 상황을 적당하게 오가는 전개 방식을 통해 기본 초점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무명배우의 애환을 담은 이준의 에피소드가 로맨스에 흐려진 부분과 후반부가 느닷없이 마무리된 점이 아쉽게 느껴질 테지만 영화가 유지하려 한 유머 적 분위기와 상황을 지켜낸 점은 선방했다고 봐야 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유해진의 비중 있는 주연작품이란 점에서는 무난한 마무리였으며, 앞으로 충무로가 그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준 것 같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천재 자폐아, 일류 회계사, 만능 킬러…직업은 하나만 갖자 [어카운턴트]
[어카운턴트,2016]
감독:게빈 오코너
출연:벤 애플렉, 안나 켄드릭, J.K. 시몬스, 존 번탈
줄거리
자폐아로 오해 받았지만 아인슈타인, 피카소, 모차르트와 비견될 정도로 숫자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지닌 크리스찬(벤 애플렉). 수학천재인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마약 조직의 검은 돈을 봐주는 회계사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가 비밀리에 행했던 일로 인해 조직과 국가의 동시에 표적이 되고, 이제 그는 낮에는 회계사, 밤에는 킬러였던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동시에 그들과 맞서는데…
간단평
제목에서부터 주인공의 직업을 직접 드러내지만, 크리스찬은 만능 킬러라는 또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영화의 초반부는 그가 지니 자폐아적 성격을 활용한 천재 회계사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며, 중반부부터는 킬러로서의 그의 재능이 부각된다. 벤 애플렉 특유의 진지한 연기도 좋은편이며, 자폐아 캐릭터가 의외의 활약을 펼치는 과정도 흥미롭다.
다만 주인공 크리스천에게 너무 많은 역할과 성격을 부여한 탓에 그의 어떤면에 초점을 두고 흥미있게 봐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자폐아적인 특징도 흥미롭고, 회계사, 킬러로서의 활약도 돋보이지만, 그러기에는 한 인물에 대한 구성이 너무 산만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이 세 가지 특징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난해한 인상을 주며, 이야기의 개연성과 초점도 분산되기에 이른다.
좋은 소재를 유연하게 끌지못한 연출력과 각본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거침없이 테러를 진압하라! [바스티유 데이]
[바스티유 데이,2016]
감독:제임스 왓킨스
출연:이드리스 엘바, 리차드 매든, 샬롯 르 본
줄거리
최악의 테러 발생 1년, 다시 시작된 테러 경고 베테랑 CIA 요원과 천재 소매치기에게 주어진 36시간 디데이는 혁명기념일, 위험에 빠진 도시를 구하라!
간단평
[바스티유 데이]는 차기 제임스 본드로 언급된 이드리스 엘바의 거친 액션 연기와 그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발견이라고 해도 좋았다. 도시 행진을 이용한 테러 계획과 이를 수습하기 위해 거침없이 일을 해결하는 이드리스 엘바의 활약상과 의외의 콤비를 형성하게 되는 관계가 나름 돋보이는 인상을 가져다 준다. 다만, 지나치게 거품이 많은듯한 일부 액션 장면과 후반부로 갈수록 뒤처지는 이야기 전개와 일부 주연진의 캐릭터 연기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 테러 액션 영화의 방점을 제대로 찍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세 여자의 우연 또는 판타지 [우주의 크리스마스]
[우주의 크리스마스,2015]
감독:김경형
출연:김지수, 허이재, 윤소미, 심은진
줄거리
이루지 못한 꿈을 간직한, 서른여덟 성우주. 미련 가득한 자신의 과거와 닮아있는 열아홉 성우주, 스물여섯 성우주를 우연히 만나며 사랑했지만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와 잊고 있었던 꿈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가슴 한 켠 간직했던 지난 흔적을 더듬어 자신의 과거이자 그들의 현재를 보듬어주려는 그녀. 두 명의 우주를 통해 놓쳤던 꿈과 사랑을 향해 작은 기적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나이는 다르지만 같은 이름, 성별 그리고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의미하는 인물들이 같은 장소에 있다. 현실적인 분위기와 시각을 유지하는 영화지만, 이 설정만으로도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판타지한 작품이라는 인상을 가져다 준다. 선택의 갈림길에 선 세 여자가 서로의 과거와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들을 만남으로써 선택을 하게 된다는 내용은 나름 의미있는 인생에 관한 교훈을 가져다준다. 판타지 분위기 속에서 현실적인 시각과 정서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은 영화를 더욱 감성적인 여운으로 몰고 간다.
감성 영화라는 점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호불호는 명확하다. 현실적인 설정과 개연성을 해치는 전개방식이 다소 아쉬우며, 시종일관 동일한 분위기와 정서를 고집하는 방식에도 피로도를 느낄 수 있다. 여자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한 편이지만, 일부 조연진의 연기가 약간 어설퍼 보이거나 과장된 점도 문제다.
김지수 특유의 건조 하면서도 담담한 연기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허이재와 십 대의 발랄함과 어두운 면을 오가는 윤소미의 연기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감성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충분히 자극시켜 줄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한예리와 동네 오빠들의 평범한(?) 일상 또는 판타지 [춘몽]
[춘몽,2016]
감독:장률
출연: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주영
줄거리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간단평
[춘몽]을 보기 전 다소 의아했던 것은 왜 하필 감독 출신 연기자들을 캐스팅했느냐 였다. 그 궁금증은 인물들이 특징이 드러난 영화 시작이 되어서야 알수 있었다. 각 인물 모두 자신이 연출하고 연기했던 영화 속 캐릭터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받아 이번 영화에서 그들의 미래를 연기한 셈이었다. 한물간 건달 익준은 [똥파리]의 상훈을, 탈북자 정범은 [무산일기]의 승철을, 어리버리한 종빈은 [용서받지 못한자]의 지훈의 분신과도 같다. 이런 특징적 인물들과 어울리는 예리는 얼핏 보면 [최악의 하루]속 여주인공의 모습을 본뜬것 같지만 영화가 지닌 판타지스러운 분위기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춘몽]은 무엇이 현실이고 꿈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배경이 되는 수색동은 인간적인 냄새와 현실을 대변하는 공간이자, 신비로운 분위기가 공존하는 장소로 해석된다. 동네형들로 대변되는 세 명의 남자들은 지극히 우리 현실의 일부를 대변하지만, 이들의 음담패설과 농담을 다 받아주며 느닷없이 춤을 추는 예리의 존재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장면들이 꿈이라는 여지를 남긴다. 누구의 꿈이었는지는 결국 관객 각자의 판단에 달렸다.
장률 감독의 전작 [경주]를 연상시키는 현실적인 시점 속에서 움직이는 화면을 통해 수색동의 구석 구석을 세심하게 카메라에 담으며 장소에 대한 미장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장률 감독의 새로운 실험정신을 의미있게 보여준다. 이러한 모호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개연성을 무시한 일부 전개와 상징으로 치부되는 미장센 장면들이 너무 많은 탓에 약간의 산만함을 전해주는 부분은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수색동에 대한 정겨운 분위기 연출과 캐릭터들을 활용해 시종일관 유머를 유지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유지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춘몽]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장률의 또 한 번의 의미심장한 예술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의 역할에 맞게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세 감독과 한예리의 연기는 여전히 볼만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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