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 데몬] 리뷰:'감독의 뇌구조가 궁금해' 섬뜩하다 못해 역겨운 괴작 ★★☆
16.10.17 14:00
[네온 데몬,2016]
감독: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엘르 패닝, 지나 말론, 애비 리, 벨라 헤스콧, 키아누 리브스
줄거리
모델을 꿈꾸며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도시 LA에 정착한 소녀 ‘제시’(엘르 패닝)는 꾸미지 않고도 넋을 빼앗는 묘한 아름다움으로 단숨에 탑 모델로 주목 받는다. 하지만 그녀를 질투하는 여자들은 점점 ‘제시’의 완벽한 미모를 향해 집착하고 결국 ‘제시’는 그들이 준비한 위험한 파티에 초대받게 되는데…
2016년 최고의 논쟁 작이라는 타이틀을 홍보 문구로 둔 만큼 [네온 데몬]은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녔다.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은 이 영화의 감독이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라는 점일 것이다. 작품마다 스타일리시함을 유지하며 특유의 강렬한 인상을 선보이는 그이지만 그의 스타일에 모두가 호응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에 절로 반감을 느끼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러한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내는 감독은 차기작을 통해 어느 정도 관객과의 타협을 이루기 마련이지만, [네온 데몬]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신념은 언제나 한결같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스타일에 적응한 관객이라도, 이번 작품을 통해 접하게 될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충격적인 장면들에 마냥 환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관객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테지만…
[네온 데몬]은 시작부터 섬뜩한 화보 촬영 장면을 보여주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알린다. 아름다움과 죽음이 교차한 극단적인 화보 촬영을 비롯해 귀가 찢어질 정도로 크게 울리는 일렉트로닉 배경음은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극단적인 스타일과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제시의 특출난 아름다움은 모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에이전시, 사진가, 동료 모델들에게 큰 파장을 불러오게 되는 과정이 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과정을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기보다는 개인의 심리와 내면을 상징하는 스타일리시한 영상미, 현란하고 세밀한 카메라 워크, 주변의 소품과 배경을 활용한 미장센과 같은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다. 전작인 [드라이브][온리 갓 포기브스] 에서 선보인 영상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보다 더한 묘사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풀이되는 것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패션계의 냉혹한 현실, 개개인의 내면에 대한 묘사. 무엇보다 여느 뮤직비디오나 영상 예술보다 아름답고 화려한 영상미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며, 패션 모델 세계를 다양한 정의를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집착과 내면에 대한 광기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네온 데몬]은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블랙 스완]을 연상시킨다. [블랙 스완]이 주인공의 1인칭 시점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난해한 전개 구성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네온 데몬]의 시점은 주인공 제시를 비롯해 그녀에게 집착하는 3자들의 복잡한 시점과 내면을 모두 담으려 한다.
화면을 통해 구현된 그들의 내면은 아름다움에 대한 근원이자, 이를 시기하는 극단적 성향이다. 극과 극 영상미의 등장 탓에 이 때문에 [네온 데몬]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전작보다 더 난해하면서도 의외로 잔혹할 정도며, 악마적 탐미에 가까운 극단적인 수준이다. 초반과 중반까지 아름다운 색채와 빛과 어둠의 조화를 통한 신비스런 화면을 보여주던 영화는 후반부터 분노와 광기를 상징하는 적색 영상을 스크린에 가득채우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등장하는 잔혹한 묘사는 엘르 패닝의 아름다움과 전혀 반대된 장면들로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점에서 역겨움의 정서를 동반한다.
호러적 분위기와 고어적 묘사를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허와 실을 강렬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네온 데몬]은 충분히 영상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라는 예술적 가치로서 봤을 때, 모호한 상징과 영상미에 지나치게 기대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를 무시한 전례와 극단의 묘사와 내면에 너무 깊게 빠져 한없이 무의미한 난해함만 추구한 감독의 자가당착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가깝다.
제아무리 강렬한 묘사와 영상미를 통해 극단의 성향을 표현한다 하더라도 이 과정에도 어느 정도의 개연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물과 배경의 극단성만 추구한 채 나머지 심리 묘사를 무시한 방식도 아쉽기만 하다.
아름다움과 B급 성향의 잔혹한 공존이 담겼다는 점에서 [네온 데몬]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 작품 중 가장 논란이 될 작품이자 오랫동안 호불호를 불러올 문제작으로 남겨질 것이다.
[네온 데몬]은 10월 2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더블앤조이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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