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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는 북한 사투리 열전 중.

13.02.01 09:34

<베를린>의 전지현 “평양사투리 입에 쫙쫙 붙습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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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를린>은 남북한 특수 요원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도시 베를린에서 국제적 음모와 각자의 목적에 휘말려 서로를 쫓는 첩보 액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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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를린>에서 베를린 북한대사관 통역관 ‘련정희’역을 맡은 전지현. 련정희는 남편 ‘표종성(하정우)’과 한집에 동거하면서 서로에 대한 불신과 오해를 거듭하며 자신을 지키려는, 비밀요원의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이다. 역할이 비밀요원인 만큼 그녀에게 <도둑들>에서만큼의 액션이 기대되는 가운데, 그녀는 또 한 번 와이어 액션을 완벽히 선보였고 류승완 감독에게 ‘액션지현’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주로 청순하면서도 발랄한 연기를 선보였던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 북한 비밀요원으로써 다소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런 성공적인 변신에는 북한사투리가 큰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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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도시적 이미지인 그녀의 북한사투리는 어떨까. 베를린 촬영장에서 배우들 중 북한 말을 가장 잘 구사했다고 하니 그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시사회에서는 사투리 어미 한 글자 때문에 NG를 내며 고생했던 사연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녀는 "북한 사투리를 하는 데 있어서 심적으로 굉장히 부담이 있었다. 한번은 스스로 감정이 너무 좋아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컷'을 외치셨다"고 아쉬운 순간이 있었음을 전하기도 했다. 
 

<코리아>의 배두나 “이래서 금메달 따갓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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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리아>는 1991년 41회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되었던 탁구 남북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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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리아>는 전 탁구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인만큼 진짜 같은 장면들을 선보이기 위해 제작 전부터 주인공들의 피나는 탁구훈련으로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준비해야 되는 건 탁구뿐이 아니었다. 탁구 남북 단일팀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북한 선수 역을 맡은 배우들은 일주일에 두 번에 걸쳐 북한 말 강습도 받아야 했다. 특히 ‘리분희’ 역을 맡은 배두나가 평양의 북한 말을 사용한 반면 배우 한예리는 함경도 사투리를 교육 받는 등 아주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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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북한 사람으로써 감정 표출의 자유로움이 억제된 ‘리분희’ 선수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경기를 뛰는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로 수령님(?)을 생각하는 등 무뚝뚝한 표정과 눈빛을 담아내려고 애썼다. 접해보지도 사용하지도 않던 북한 사투리는 노력 없이는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북한말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말 선생님이 탁구장까지 찾아와 가르쳐 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덕분에 영화를 찍으면서 북한말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댄서의 순정>의 문근영 “아즈바이~, 일 없습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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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댄서의 순정>은 춤을 너무나 사랑한 열 아홉 연변소녀‘장채린' 양이 한국에 들어와 모든 장애를 참아내고 스스로의 힘으로 최고의 댄서 자리에 올라서는 과정을 그fu 낸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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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이란 칭호로 많은 사랑을 받던 문근영은 <댄서의 순정>에서 ‘연변 소녀’ 캐릭터를 맡으면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미 영화 <어린신부>로 흥행에 성공한 그녀에게 대중의 기대는 컸고, 춤과 연변사투리를 배워야 하는 그녀는 부담이 컷다. 게다가 주변에 연변 말을 쓰는 사람이 없는 데다 연변 말이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사투리를 섞어 놓은 것 같아서 잘못하면 우리나라 지역 사투리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녀의 부담은 배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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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은 연변사투리를 위해 실제 연변에 갔다 오고, 개인지도를 받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녹음테이프를 듣고 또 듣는 그녀의 모습은 프로다움을 증명해 주었다. 또한 무용을 전공하는 실제 연변 소녀 ‘김봉선’양이 문근영의 열렬한 팬이라며 사투리 강사를 자처했고, 둘은 새벽까지도 수업에 열중했다. 이런 노력에 그녀는 마치 진짜 연변에서 온 소녀인 것 마냥 능수능란한 연변 사투리를 구사했고, 당시 문근영의 연변 말투가 유행처럼 퍼지기도 했다.
 
북한말과 비슷한 연변 사투리, 북한말의 종류인 함경도 사투리, 평양 사투리 등등 북한말도 그 지역에 따라 미미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자칫 잘못 사용했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말이 되어버린다. 배우들은 이 미미한 차이라도 놓치지 않고 습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 틀림없다. 이렇게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걱정이 된다. 하지만 노력을 들인 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매번 영화 상영 후에는 배우들의 어색한 사투리에 대한 논란이 조금씩 생겨난다. 하지만 이제는 그 어색함을 꼬집기 보다는 그간 들였을 노력과 수고에 박수를 쳐 주어야 한다.
 
 
 
 
(사진=영화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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