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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 볼까? 11월 9, 10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11.10 13:31


모든 남녀는 애정이 필요한 존재, 홍상수 영화의 새로운 진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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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
감독:홍상수
출연:김주혁, 이유영, 권해효, 유준상, 김의성

줄거리
화가인 영수는 오늘 어머니가 위독하시다. 영수는 여자 친구인 민정이 어느 남자와 술을 마시다 크게 싸움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날 밤 그 일로 두 사람은 말다툼을 하고 민정은 당분간 서로 보지 말자며 나가버린다. 다음날부터 영수는 민정을 찾아다니지만 민정을 만날 수 없다. 그러는 사이, 그가 사는 연남동의 여기저기를 민정 혹은 민정을 꼭 닮은 여자들이 돌아다니면서 몇 명의 남자들을 만나고 있다. 영수는 민정을 찾아 헤매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데, 그게 세상하고 싸우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민정 혹은 민정을 닮은 여자는 영수가 두렵게 상상하는 그녀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채 “한번도 만나지 못한 그 좋은 남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 둘이 다시 만나는 날,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건 모든 싸움을 멈추는데, 그게 너무 좋아 믿기가 힘들 수 있다.

간단평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근래 홍상수 영화 중 가장 특별한 인상을 남겨준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동안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추구하던 방식을 벗어나 이번 영화를 통해 2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추구하면서 모든것이 달라졌다. 남자 주인공의 시각에서 여성에 대한 판타지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했던 것과 달리 홍상수 감독은 이러한 새로운 방식을 통해 남녀의 입장차를 보다 공감적으로 그려내는데 집중한다. 

남자주인공 영수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애정 결핍으로 인해 피폐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남성의 심리를 대변한다. 홍상수 작품 속 기준에서 본다면 여성의 존재가 필요한 일반적인 남성 캐릭터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일상의 남성들이 지닌 연애 판타지, 애정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이 부분은 극 중 여성들의 안쓰러운 표정이 말해주듯이, 남성 중심의 사고관에 대한 옹호라기보다는 해학적인 풍자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는 영수가 아닌 권해효, 유준상이 연기하는 남성 캐릭터들의 모습에서 분명해진다. 존엄한 이미지와 활기찬 자신감을 지닌 각각의 남성관을 드러내는 이들은 여성 앞에서 본심을 드러내고,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려놓으려 접근하려 한다. 욕망 앞에서 스스로 망가지는 '찌질한' 남성들은 홍상수 영화의 독보적인 이미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반전'(?)상황을 도입하며 더욱 찌질한 캐릭터들로 전락시킨다.

영화가 흥미로워지는 대목은 여주인공 민정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영화손 민정은 매우 미스터리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존재인 동시에, 홍상수 감독 역대 작품 중 가장 흥미롭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영수와 이별 후 등장하는 민정의 존재는 그녀 자신이 아닌 그녀를 닮은 여성으로 설정되었지만, 달리 보면 민정 스스로가 자신을 숨기는 연기를 하고있는 여운을 담고 있다. 

진정한 사랑의 존재를 찾기 위해 여러 남자를 마주하는 민정을 다람은 그녀의 방황은 홍상수 감독의 전작에서 등장한 남성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설정으로 남녀의 달라진 입장차를 대변하고 있다. 여기에 수시로 자신의 정체를 번갈아 바꿔나가는 그녀를 통해 정체성에 대한 철학과 사랑에 대한 연계성을 강조한다. 불확실한 민정의 존재는 이 영화가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기이한 판타지'의 기운을 갖고 있음을 자극하며, 홍상수 감독이 말하고자 한 사랑에 대한 심오한 철학과 주제관을 신비롭게 재조명하기에 이른다. 

영수와 민정이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은 이야기는 남녀 모두를 통틀어 인간은 사랑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존재라는 것임을 각인시킨다. 영화의 제목인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당신이 부정적으로 생각한 연인의 본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물으려 하는 감독의 질문과도 같다. "고마워요, 당신이 당신인 게!"라는 영화 속 대사는 타인의 자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랑의 장점을 상징하는 이번 영화의 의미 있는 주제관이다.  

모든 배우들이 무난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지만, 가장 큰 일등 공신은 여주인공 민정을 연기한 이유영으로 앞으로의 홍상수 작품의 새로운 페르소나가 되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술자리, 잠자리와 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영화만의 주제관을 적절하게 드러내는 대목은 홍상수 감독 연출력의 변화와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어서 그의 팬이라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볼링공을 든 '타짜' 스포츠 도박의 어두운 현실을 담은 [스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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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2016]
감독:최국희
출연: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줄거리
과거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리던 ‘철종’은 불운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지만 볼링만큼은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영훈’을 우연히 만난 후, ‘철종’은 ‘영훈’을 자신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게 된다. ‘철종’의 조력자이자 도박판의 브로커 ‘희진’의 주도 아래 드디어 큰 판이 벌어지게 되고, ‘철종’과 끈질긴 악연의 ‘두꺼비’까지 가세해 치열한 승부가 시작 되는데…

간단평
[스플릿]은 유지태, 이정현, 정성화, 이 세 배우의 재능과 개성적인 연기가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유지태는 지금껏 보기 힘든 거친면과 루저 볼링 선수의 모습을 친숙하게 그려내며, 밑바닥 인생의 끝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임을 입증한다. 이정현은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달리 전성기 가수 시절에 보여준 애교섞인 모습과 지금의 나잇대에 어울린 모습을 적절히 섞어내며 영화의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에 충실히 임했다. 

특유의 환한 미소와 뮤지컬 스타의 이미지가 강한 정성화의 악역 변신이 흥미롭다. 뮤지컬에서 선보이는 표정 연기가 배어 있는 탓에 조금 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캐릭터가 지닌 악랄함을 부각하기에는 충분한 표현이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는 자폐아 볼링 천재 영훈을 생생하게 연기한 이다윗이다. 작품의 유머와 드라마적인 감성을 책임진 역할인 만큼 이다윗의 영훈은 그러한 역할과 함께 영화의 정서적인 강약 조절을 이끄는 역할까지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출연진의 개성 연기가 돋보인 [스플릿] 이지만 작품의 색채와 면모에서는 '도박'을 소재로 한 여느 오락 영화의 전형성을 그대로 답습한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진다. 

'볼링 도박'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지닌 만큼 이 부분을 묘사한 장면과 전개 방식은 흥미로운 편이지만, [타짜]와 [신의 한 수] 같은 도박, 범죄 물의 전개 방식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영화의 모든 장면이 전형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볼링이라는 스포츠가 가져다주는 속도감과 쾌감을 클로즈업된 촬영기술을 통해 표현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이를 간략하게 묘사하는 편집 방식과 이야기 흐름은 너무나 전형적이다.

그럼에도 [스플릿]은 스포츠 도박의 어두운 현실을 유심히 조명한 주제관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시종일관 어두운 영상과 화면톤을 유지하며 주인공 철종의 밑바닥 현실과 과거의 화려함을 비교하는 대목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엄청난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1편은 잊어라! "우리 [위자]가 무서워졌어요" [위자:저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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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저주의 시작,2016]
감독:마이크 플래너건
출연:엘리자베스 리저, 애너리즈 바쏘, 룰루 윌슨, 더그 존스, 헨리 토마스

줄거리
1967년 LA의 한적한 교외 마을에서 의뢰인과 죽은 자를 연결시켜 주는 심령사기로 살아가던 앨리스와 두 딸 리나, 도리스는 새로운 사기 도구로 '위자 보드'를 사용하게 된다. 절대 혼자 해서는 안 된다는 위자 게임의 룰을 어긴 막내딸 도리스는 집 안에 잠들어 있던 악령을 깨우게 되고, 앨리스와 리나는 도리스를 통해 상상치도 못한 공포와 마주하게 되는데…

간단평
전편이 워낙 안 좋았던 탓에 2편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히 떨어지기 마련. 하지만 후속편인 [위자:저주의 시작]은 '애초부터 1편은 없었다!' 라고 다짐한 듯,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1편의 문제였던 산만한 구성은 배제되고, 공포에 특화된 이야기와 분명해진 캐릭터의 구도, 오싹한 느낌을 선사하는 세밀한 연출과 충격적인 비주얼 설정을 지향하며 깔끔한 호러 영화의 완성도를 추구한다.  

배경을 전편의 프리퀄인 1960년대 후반으로 넘어간 영화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 서로를 의지해야 하는 세 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이들이 지니고 있는 유대적 관계를 통해 여성드라마가 지닌 따뜻한 정서적 요인을 자극하려 한다. 여기에 적절하게 등장하는 감각적인 유머도 호러적 연출로 긴장된 분위기를 조금씩 누그러뜨리며 영화의 정서적 강약을 조절해 주는 중요 역할을 한다. 

공포 외적인 정서를 한층 강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영화에 등장할 공포가 이를 배반할 만큼 섬뜩하게 등장할 것이란 암시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족의 유대감을 무너뜨릴 만큼 영화 속 등장할 악령은 사악하고 잔인한 존재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등장해 주인공들을 몰살시키게 된다. 

70년대 공포 영화의 정서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점 또한 특별하다. 도리스로 대표되는 어린 악령의 등장이란 점에서 [로즈메리의 아기][오멘][엑소시스트]와 같은 그 당시의 호러물의 정서를 떠올리게 하며, 일부 장면에서는 그 부분을 차용한 흔적이 등장한다. 여기에 카메라 구도와 필름 이어 붙이기 효과를 의도적으로 등장시켜 70년대 공포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연하려 한 점도 흥미롭다. 

제임스 완 감독이 [컨저링][인시디어스]를 통해 전통 호러물이 지닌 요소와 세심한 묘사를 적절하게 사용했듯이 [위자:저주의 시작] 또한 이와 비슷한 묘사를 사용한다. 공포는 천천히 숨을 죄여오듯이 세밀하게 다가오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다. 초반과 중반까지 드라마, 유머 적 분위기를 유지하다 마지막 후반부에 들어와 모든 사건의 시초가 된 집에서 하우스 공포물의 모든 요인을 총동원해 강렬한 한방을 터트리기에 이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결국은 지나간 삶의 추억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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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2016]
감독:나가이 아키라
출연:사토 타케루, 미야자키 아오이, 하마다 가쿠, 오쿠다 에이지

줄거리
나(사토 타케루)는 올해 서른, 우편배달부입니다. 자전거 사고로 찾아간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날 밤,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의문의 존재’가 찾아왔습니다. 나에게 남은 날이 하루뿐이라고 말하는 그는 수명을 하루씩 늘리기 위한 방법이 있다며, 묘안을 내놓았습니다. 내가 하루를 더 사는 대신, 세상에서 어떤 것이든 한 가지를 없애자는 것입니다.

간단평
초반부터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며, 다소 무겁게 출발하는 영화는 주인공과 똑같이 생긴 '악마'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부터 판타지의 정서로 흘러간다. 악마가 주인공의 수명을 놓고 제안한 세상에 없애고자 하는 것은 바로 주인공의 지나온 삶을 상징하는 매개체.

소중했던 추억이 담긴 매개체인 만큼 영화는 주인공이 이 매개체를 통해 과거의 삶을 추억하게 하는 장면을 선보이며 삶의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로맨스, 우정, 가족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악마가 제시했던 매개체의 종말을 통해 세상이 변하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극과 극을 오가는 신선한 재미를 불러온다.

하지만 초중반까지 괜찮았던 판타지 드라마의 흐름이 중반부터 죽음에 관한 무거운 이야기로 집중되면서, 지루한 철학과 성찰의 흐름으로 이어진 대목은 다소 아쉽다. 참신했던 판타지의 흐름을 잘 조율하며 말하고자 한 주제를 노출했다면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전쟁터의 '[섹스 앤 더 시티]'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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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탱고 폭스트롯,2016]
감독:글렌 피카라, 존 레쿼
출연:티나 페이, 마고 로비, 마틴 프리먼

줄거리
방송국에서 특종은 커녕 자리걱정을 하며 지내던 킴(티나 페이)은 아프가니스탄 종군 기자직에 지원하기로 결정한다. 현지에 도착한 그녀는 초짜티를 팍팍 내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먼저 그곳에 자리잡은 타냐(마고 로비)는 그녀에게 전쟁터에서 종군기자로 살아남는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간단평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은 여성 종군기자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전쟁 이야기라는 점에서 특별해 보인다. 전쟁이 지닌 음울함을 드러내기보다는 여성 종군 기자가 전쟁터의 현장에서 생존, 경쟁하는 장면을 유심히 담아내며, 현실 속 우리의 치열한 삶과 대입하려 한다. 배경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바뀌었을 뿐, 섹스, 수다, 농담이 난무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여성 코미디 드라마의 성향을 이어받은 것이 그러한 이유에서다. 

처음에는 너무 가볍게 출발하던 영화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전쟁의 비극, 종군기자의 삶을 부각하며 영화가 전하고자 한 주제에 가까이 다가간다. 대중에게 친숙한 마고 로비 보다는 주연인 티나 페이가 TV 드라마에서 선보인 개성이 더 부각돼 유머적인 측면이 더 담겨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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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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