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공포를 맞이하라" 한국형 재난의 끝을 보여줄 [판도라]의 관람 포인트
16.11.14 16:23
괴생명체, 좀비, 부실공사를 다룬 한국형 재난 영화가 이제 '원전' 사고를 다루게 되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최근의 경주 지진의 여파를 직접 확인한 관객 입장에서 [판도라]가 보여줄 공포는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제목인 '판도라'가 그리스 신화 속에서 열지 말았어야 할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재앙을 안겨준 이야기를 담고 있듯이, 소재가 된 원전은 판도라의 상자만큼의 거대한 파급력을 예고하고 있다.
최악의 재난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영화 [판도라]는 역대급 최악의 공포와 절망을 보여줄 작품이 될 것인가?
9일(수)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박정우 감독과 출연진을 통해 전해진 [판도라]의 관람포인트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현재의 위기를 중점있게 담은 한국형 재난 영화
"[연가시]를 준비할 때 여러 소재의 재난들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때 원전 재난이 창작인의 입장에서 괜찮은 소재라고 생각이 되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는데 , 제가 가지고 있는 상식으론 우리나라에서도 뭔가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원전을 더 많이 만들고 하는 점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 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재난의 여파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죠."
-박정우 감독-
최근 흥행에 성공한 한국형 재난 영화들은 사회적인 시의성을 담은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부산행][터널]이 정부의 무능함과 한국사회의 부폐함을 꼬집으며 지금의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냈듯이 [판도라] 또한 민감한 사회적 시의성을 소재로 삼고있다.
[판도라]가 지닌 재난의 소재는 바로 지진과 원전. 유례없는 강진으로 인해 원전이 폭발하게 된다는 영화속 재앙은 최근 발생한 경주 지진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공포를 직접 목격한 현시대의 관객들에게 현실감있게 다가올 것은 물론이며,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이번에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국민들을 향해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대통령(김명민)의 자포자기한 모습은 '세월호 사건'과 '최순실 사태'로 무능하고 혼란스러운 현 정부의 실태를 꼬집는 동시에 이와 관련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 같아 기대감을 높여준다.
2.원전 재난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
"시나리오를 좀 오래 썼습니다. 이런 영화는 특히 자료조사나 시나리오 쓰는데 사실에 관련된 내용에, 이야기를 전달함에 따라 변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영화보다 자료 조사를 열심히 했고 초고를 뽑을 때 1년이 걸렸습니다. 사전에 준비할 것들이 많아서 준비하는데도 오래 걸렸지만, 촬영하는데도 1년 반이 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도 예상했지만 다른 장소를 협찬받거나 그럴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만들거나 CG를 해서 후반 작업이 길었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현장 자체가 재난 상황이어서 배우분들의 대사를 거의 후시로 녹음해서 오래 걸렸습니다."
-박정우 감독-
"[연가시]도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더 스케일이 커서 두려웠어요. 공기도 저희가 무언가 뿌려서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저희가 잘 녹아들게 만들어 주셨어요. 감독님은 많은 분들을 통솔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힘든데 그 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했던 것 같아요. 아마 우리나라 재난 영화 상에서 정말 잘 하시는 분일거예요."
-배우 문정희-
시의성을 담은 만큼 그에 못지않은 사실적인 묘사가 가장 중요하다. 제작진은 이 부부에 있어서 자신감을 드러내며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볼거리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2012년 [연가시]를 통해 조그마한 기생충이 국가적 재앙을 불러오게 되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박정우 감독과 제작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원전 재난을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4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철저한 자료 조사에 매달렸다.
그러한 사실적인 조사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장면은 원전의 폭파와 방사선 피폭의 순간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기 위해 실제 원전 시설 규모에 맞게 제작된 '한빛 1호기' 세트장. '원자력 시설'만 없을 뿐 규모에 있어서는 실제 원전 시설을 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국내 원전 시설이 비공개인 탓에 실제 시설의 복잡한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 제작진은 직접 필리핀의 바탄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해 발전소의 내부 시스템을 상세히 관찰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한빛 1호기 세트장 구축을 위한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의 폭발과 재난이 시작되는 장면에는 전체 2,400컷 중 1,300컷 이상의 장면이 최첨단 CG 기술을 통해 구현되었다. 원전 폭발 장면에서 파이프와 나사 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판도라]의 시각효과 팀은 1년이 넘는 후반작업 기간 동안 이어진 시각화 작업을 통해 완벽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현실적인 비주얼만큼 이를 직접 선보이게 될 배우들 또한 원전과 방사선 피폭에 대한 기초적인 공부와 지식을 쌓으며, 사상 최악의 재난의 순간을 관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3.각본, 이야기에 대한 자신감
"작품 선택에 있어서 재미있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점에서 [판도라]는 소재를 떠나서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배우로서 욕심이 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 김남길-
"시나리오를 받고 바로 하기로 했었는데 그 때만 해도 이 영화가 투자도 못 받아서 개봉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입니다.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 놀랍고 관객분들 앞에 이 영화를 내놓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배우 정진영-
"저도 이 대본을 읽고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좀 늦었지만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기쁩니다."
-배우 강신일-
한국 영화는 비주얼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으나, 이야기 구성과 각본의 완성도에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비주얼과 스케일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판도라] 지만 이를 뒷받침 해줘야 할 각본의 완성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제작보고회 내내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완성도 높은 각본에 대한 칭찬이었다. 주연인 김남길을 비롯한 관록의 출연진은 "위험하고 예민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훌륭한 각본이 아니었더라면 출연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공통으로 말했다.
[판도라]의 각본은 연출을 맡은 박정우 감독이 직접 썼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광복절 특사]로 제23회 청룡영화상 각본상을, [라디오를 켜라]로 제39회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 상을 수상하면 충무로를 대표하는 이야기꾼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2012년 직접 각본을 쓴 [연가시]를 통해 조그만 기생충이 한 국가를 재앙에 빠뜨리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451만 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신드롬을 불러왔다.
[연가시]를 통해 현실적인 재난의 순간을 긴박하게 담아낸 만큼 [판도라] 또한 원전 재앙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되는 공포의 순간을 관객들이 직접 느낄수 있는 생생한 긴장감이 담긴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
[판도라]는 세 개의 주요 맥락을 통해 위기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동시다발적인 실시간 전개로 풀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사태를 직접 마주하게 된 시설 직원들의 이야기, 재난을 대피하는 지역 주민들의 피난 상황 그리고 재앙적 순간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국가적 위기 순간을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현실감 있게 다룬 만큼 재앙의 위기와 이야기의 긴박감은 단연 높을수 밖에 없는 상황. 자칫 산만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잘 정리 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각본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된 탓인지, [판도라]의 각본에 대한 칭찬은 배우들만이 아닌 이 영화를 미리 접한 모니터링 시사회 관객들에게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영화의 각본, 컨셉 그리고 어느정도 완성된 영상물을 확인한 세계 1위의 VOD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해외 배급/판권을 구입한 만큼 [판도라]의 각본에 대한 완성도는 그 어느 작품보다 훌륭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절망만을 담지 않은 공감,희망의 영화
"저와 남길이는 영화에서 실제로도 동갑이기도 하고 동네 바보 1, 2로 해서 마음이 열린 상태에서 했어요. 메이크업을 할 수가 없었어요. 있는 그대로 아침에 나와서 바보처럼 서로 하다가 헤헤거리고 집으로 가고 그래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배우 김대명-
"[판도라]라는 영화를 하면서 언제고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가족애, 인간애가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인간애를 드러낸 인간 승리 영화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배우 강신일-
"만약에 제가 이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때 어떤 해결책이나 희망을 줄만한 탈출구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그냥 겁주기 위한 상업영화였을 거에요. 얼마 전 도올 선생님께서 잘못된 것을 고치고 고른 것을 골라내는 시간이기 때문에 희망의 시간이다라고 말씀주셨어요. 저희 영화가 관객분들에게 그런 영화가 되고 싶고, 관객분들도 관심을 가지신다면 더 안전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제가 제 영화를 마지막에 절망으로 끝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박정우 감독-
사실적인 재난의 순간을 선보인 만큼 [판도라]는 재앙의 순간만을 담은 절망적인 영화일까? 판도라의 상자 신화는 상자속의 불행이 세상을 뒤엎게 되는 순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희망이라는 마지막 요소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박정우 감독 또한 그점을 강조하며 "이 영화는 원전 사태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최악을 이야기 함으로써 현재를 준비할 수있는 희망이 담긴 작품."이라고 말했다.
소재와 비주얼 만큼 [판도라]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부분은 영화속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관계에 있다. 김명민이 연기할 대통령과 이경영으로 대표되는 행정부의 각료를 제외한 구성원들은 원전 시설과 관련되어 있는 인물들로 가족, 친구, 애인의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원전 시설의 직원이자 재난을 막으려는 주인공 재혁을 연기한 김남길은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는데 있어 "진지함과 거리가 먼 동네 바보 형 같은 청년."이라고 소개해, 이 캐릭터로 인해 영화의 분위기가 어둡거나 절망적이지 않을거라 말했다.
친근한 성격의 인물과 캐릭터의 구성원들이 등장한 만큼 [판도라]는 정겨운 유머와 눈물겨운 정서와 공감을 담은 가족형 재난 드라마를 최종적으로 지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절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가족의 화합과 우정 같은 인간이 지닌 가치와 정서를 더 빛나게 하려 한 의도를 드러낸 만큼 [판도라]는 분명 희망이 담긴 영화로 관객들에게 더 다가서려 할 것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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