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물사전] 리뷰: 적응기가 필요한 성인 버전의 [해리포터] ★★★
16.11.15 19:30
[신비한 동물사전,2016]
감독:데이빗 예이츠
출연:에디 레드메인, 콜린 파렐, 캐서린 워터스톤, 앨리슨 수돌, 댄 포글러
줄거리
1926년 뉴욕, ‘검은 존재’가 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미국의 마법의회 MACUSA의 대통령과 어둠의 마법사를 체포하는 오러의 수장 그레이브스가 이를 추적하는 혼돈 속에 영국의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가 이 곳을 찾는다. 그의 목적은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신비한 동물들을 찾기 위한 것.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크기의 신비한 동물을 구조해 안에 마법의 공간이 있는 가방에 넣어 다니며 보살핀다. 하지만 은행을 지나던 중 금은보화를 좋아하는 신비한 동물인 니플러가 가방 안에서 탈출을 하고 이 일로 전직 오러였던 티나와 노마지 제이콥과 엮이게 된다. 이 사고로 뉴트와 제이콥의 가방이 바뀌면서 신비한 동물들이 대거 탈출을 하고 그들은 동물들을 찾기 위해 뉴욕 곳곳을 누빈다. 한편, ‘검은 존재’의 횡포는 더욱 거세져 결국 인간 사회와 마법 사회를 발칵 뒤집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모든 것이 뉴트의 소행이라는 오해를 받게 되는데…
오프닝부터 [해리포터] 시리즈의 메인 음악을 차용하며 화려한 마법으로 시작되는 [신비한 동물사전]은 이제는 성인이 된 [해리포터] 원조 팬들을 위한 새로운 시리즈라는 느낌이 다분하다. 호그와트 학교, 머글같은 익숙한 요소와 함께 새롭게 접하게 되는 미국의 마법 세계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신세계를 접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1920년대의 뉴욕을 마법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시각효과는 단연 화려하면서도, [해리포터] 시리즈가 선보인 비주얼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3D 입체 효과와 아이맥스에 적용된 화면비 또한 훌륭해 더욱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배경이 새로워진 만큼 새롭게 창조된 마법 세계관 또한 다채롭게 설정되었다. 마법 세계의 행정부인 'MACUSA'라는 기관과 마법 대통령의 존재, 마법 세계의 치안을 담당하는 오러, 현실 세계와의 공존을 위해 인간들의 기억을 조작하고 도시를 재건하는 마법은 [해리포터] 세계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J.K 롤링이 완성한 [해리포터] 세계관의 최대 볼거리는 단연 캐릭터들의 존재감 아닐까? 아쉽게도 해리, 론, 헤르미온느와 같은 친근한 아이 캐릭터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역할을 부여받은 인물들은 뉴트 스캐맨더, 티나, 퀴니 자매 그리고 코왈스키 같은 성인 캐릭터들이다.
아마도 [신비한 동물사전]이 성인 캐릭터를 선택한 것에는, 성인이 된 [해리포터]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자 그에 적합한 공감을 불러오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의 캐릭터들은 겉모습만 성인일 뿐 그들의 내면에는 친숙한 호그와트 소년, 소녀들의 정서가 담겨있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모든 것을 대하며 신비한 동물들에 애정을 쏟는 뉴트 스캐맨더와 의젓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속마음으로는 순수한 꿈과 사랑을 지니고 있는 그의 일행들은 성인들의 순수한 내면을 대변한다.
또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신비한 동물들의 역할도 흥미롭게 등장한다. 반짝이는 물건을 보면 바로 훔치려 하는 오리 너구리 형태의 괴수 니플러, 나무 수호신 생물이자 모든 수갑을 푸는 보우트러클, 날렵한 스우핑 이블, 거대한 괴수인 천둥새는 어드벤처한 재미를 드높여 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번 영화의 각본에 참여한 J.K 롤링 특유의 상상력과 마법 세계의 새로운 판타지를 제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때 아쉬움의 여운이 크다. 소설이 아닌 영화적 각본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탓인지 [신비한 동물사전]의 전개는 영화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방대한 느낌이 다분했다.
먼저 극의 흐름과 초점을 방해하는 비중 있는 인물이 많다. 처음 시작하는 프랜차이즈인 만큼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 처럼 주인공인 뉴트와 신비한 동물들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부가적인 이야기를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영화가 뉴트와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오히려 영화는 또 다른 위협을 전해주는 존재인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의 가족과 그 존재에 비중을 두려 한다. 영화가 그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대목은 명확하지 않아 의문만 더해질 뿐이다.
그로 인해 뉴트와 그의 일행들에 대한 캐릭터에 대한 에피소드가 줄어들게 돼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기에 이른다. 에디 레드메인의 호기심 어린 순수한 연기가 [신비한 동물사전] 전체에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밖에 새롭게 정의된 세계관과 이와 관련한 용어와 설명이 많은 탓에 다소 난해한 느낌이 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볼만한 장면들이 많으며, 마무리도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무난한 출발을 알린 편이었지만, 관객들이 이 시리즈에 적응하고 친근감을 느끼기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 흥행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문제점을 꼼꼼히 보안하며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 다운 명성을 지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11월 1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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