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잔인성의 끝을 보다…상영 금지 당한 문제의 영화들 2부
16.11.16 18:37
"또, 우리 주님을 모독해!" [몬티파이튼:라이프 오브 브라이언] (1979)
영국 최고의 희극 그룹 '몬티 파이튼' 사단이 제작한 대표작. [몬티 파이톤과 성배]를 통해 영국의 자존심 아서왕의 신화를 비틀었던 그들답게 1979년 그들이 선택한 비틀기 대상은 성경 속 예수의 이야기였다. 작품마다 풍자와 해학적 면모를 담은 탓에 이들이 선보인 예수 이야기는 종교적 신성모독 논란에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앞서 소개한 마틴 스콜세지의 [예수의 최후의 유혹]이 노골적인 신성모독으로 논란을 불러왔다면, [몬티파이튼:라이프 오브 브라이언]은 신성시된 예수의 삶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낸 것이 문제가 되었다. 특히 예수로 묘사된 주인공 브라이언이 성기를 노출한 나체 상태로 대중 앞에 선 장면은 큰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일부 기독교 국가에서는 상영 금지 처분을 받게 된다.
"매우 미신적인 영화다!" 그 문제작은 다름아닌… [벤허](1959)
위대한 영화로 대표되는 [벤허]가 미신 영화로 취급받았다? 상영 금지 한 국가는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서구와 자본주의 국가 문화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던 냉전 시대인 만큼, 서구권을 대표하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 또한 클 수밖에 없었다. 중국 공산당이 [벤허]에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영화가 지니고 있는 기독교적인 신앙과 믿음이었다. 주인공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장면에서 종교적 상징이 등장한 것을 두고 미신적인 신앙을 활용한 프로파간다(사상적인 선전선동)로 규정한 것이었다. 아무튼, 이러한 복잡한 시대 속에 완성된 [벤허]는 대단한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제국주의, 인종 차별, 종교 모독…이유도 많은 [인디아나 존스:마궁의 사원](1984)
두 번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인 [인디아나 존스:마궁의 사원]은 동양,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한 문제작이었다. 영화가 공개된 후 가장 먼저 반발한 곳은 인도였다. 제작진은 극중 배경이 인도와 가까운 지역임을 고려해 촬영 당시 인도에서의 촬영을 진행하려 했으나, 각본을 확인한 인도 정부는 영화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시대적 배경이 영국 식민지 시대였던 탓에 제국주의적 성향을 드러낸 일부 대사와 설정이 인도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인도, 동양인들이 야만스러운 음식을 먹는 장면을 비롯해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원숭이의 골을 먹는 장면은 사실상 인종 차별적인 장면이었다. 많은 이들이 즐거워하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었다.
폭력, 살인에 대한 지나친 미화 [올리버 스톤의 킬러(내츄럴 본 킬러)](1994)
'논쟁적인 감독' 올리버 스톤의 작품 중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작품. 실존했던 살인마 커플인 찰스 스타크웨더와 카릴 푸케이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폭력, 살인을 미화했다는 이유로 미국 현지는 물론이고, 아일랜드에서의 상영이 금지되었다. 물론, 극 중 폭력은 풍자, 사회 비판, 인간 내면에 대한 이야기 였지만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그리며 폭력에 대한 미화적 태도를 지닌 부분은 논란이 될만했다. 이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를 비롯한 미국 내 총기 사건의 모방 범죄로 불리게 되면서 더욱 논란을 가중했다.
"카자흐스탄 비하 영화냐?" 자국에서 지옥과 천국을 오간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2006)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이하:[보랏])의 제목을 확인한 카자흐스탄 당국은 제작 전 부터 이 영화의 자국 내 개봉을 금지한 상태였다. 영화의 제목과 줄거리만 보더라도 카자흐스탄과 자국인에 대한 비하로 볼 수 있는 작품이었기에, 정부 차원에서 이 영화의 상영을 막으려고 까지 했다. [보랏]은 카자흐스탄은 물론이며, 이웃나라인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상영이 금지된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이 영화를 우연히 접하게 된 카자흐스탄 언론을 통해 영화가 카자흐스탄 비하 작품이 아닌, 미국에 대한 풍자적 시각이 담긴 영화라는 사실로 알려지게 되면서, [보랏]에 대한 카자흐스탄 내에서의 재평가가 이뤄지게 된다. [보랏]의 글로벌 흥행으로 인해 카자흐스탄의 관광객이 증가하게 되고, 그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되자 영화 상영을 억압하던 정부가 [보랏]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에 이른다.
대사 한마디 때문에…박정희 정권에 의해 금지 처분 받은 [오발탄](1961)
소설가 이범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 전쟁 이후의 각박한 현실을 애절하게 그려낸 유현목 감독의 영화다. 지금의 평론가 들로부터 명작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지만, 개봉당시 5.16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박정희 군사 정권으로 부터 상영 금지 처분을 받게 된다. 그것도 상영중 내려진 처분이란 점에서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억울할만 했다.
영화가 금지 처분을 받게 된 이유는 극중 주인공 철호(김진규)의 실향민 출신의 노모가 "가자!"라는 대사를 외치는 장면 때문이었다. 당시의 검열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지닌 노모의 외침이 당시 반공을 주장하고 있는 정권의 입장에서 "북한으로 가자!"라는 구호로 해석했다.
[오발탄]은 1년 후인 1962년이 되어서야 상영 금지 처분이 풀리게 된다.
잔혹함의 끝을 보여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영화 [카니발 홀로코스트](1980)
아마존 식인 부족의 잔혹한 행위를 픽션 영화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오고가며 완성된 작품. [카니발 홀로코스트]의 악명(?)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잔혹한 신체 절단과 식인 장면이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보자면, 문명사회의 충돌과 인간의 잔혹성에 대한 풍자적 의미를 지닌 의도가 담겨있다. 하지만 영화의 문제적 장면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인 후유증을 남겼다. 얼마나 생생하게 묘사했는지 극중 배우들이 실제로 살해당했다고 오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결국 영화에 대한 소문이 알려지게 되자,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루게오 데오다토 감독의 조국인 이탈리아 검찰이 배우들이 실제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정식으로 고발하게 된 것이다. 하필 다큐멘터리 형태의 이야기 구조를 지닌 탓에 영화사 또한 실제 벌어진 사건인 것 처럼 노이즈 마케팅을 하게 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 되었다.
이탈리아 검찰과 법원이 감독과 제작진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려 할 쯤, 영화속에 죽었다고 알려진 출연진이 TV 토크쇼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모든 장면들이 전부 조작된 장면이었음을 증명하게 되면서, 사태는 소동으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충격적인 잔혹 장면 탓에 이탈리아 자국에서는 4년 동안 극장 상영이 금지되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국가 내에서 상영조차 할 수 없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어둠의 경로'와 해외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접한 고어 매니아들에게 있어서는 '전설'로 추대되고 있다.
3부에 계속…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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