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 볼까? 11월 16, 17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11.18 11:35
가려지지 않은 '소년 강동원'의 순수함 [가려진 시간]
[가려진 시간,2016]
감독:엄태화
출연:강동원, 신은수, 이효제, 김희원, 권해효
줄거리
엄마를 잃은 후 새 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수린에게 ‘성민’이 먼저 다가온다. 둘만의 암호로,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 아는 추억을 쌓아가는 그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모두가 실종된 채, 유일하게 수린만 돌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는 남자가 수린 앞에 나타난다. ‘멈춰진 시간’에 갇혀 어른이 되었다는 성민. 수린만이 성민을 믿어주는 가운데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성민은 쫓기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간단평
한국 상업영화에서 보기 드문 어린아이들의 정서가 돋보이기 시작한 부분은 4명의 일행이 형성되는 대목에서다. 아이들로 구축된 4명 이상의 일행이 함께 움직이는 장면은 스티븐 킹의 소설과 [구니스]와 같은 80년대 십 대 모험, 미스터리물의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 또한 그 점을 의도한 듯, 사건이 시작되는 발단을 미스터리 모험물의 형식으로 연결한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짧은 모험이 예상치 못한 파국을 불러오게 되고, 실종, 범죄 사건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전개되는 대목은 엄태화 감독이 구축한 3차원적인 순수한 감성 드라마다. 현실적인 시각에서는 비극이지만, 영화는 주인공인 아이들만이 서로의 진실함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순간으로 표현했다.
[가려진 시간]은 영화가 지니고 있는 정지된 시간에 대한 개념과 이를 표현한 시각효과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성민이 갇히게 된 정지된 세계는 영화 초반 수린이와 성민이 나눴던 암호처럼 신비로움이 가득한 세계다. SF 영화에 등장할 법한 시공간에 대한 과학적인 개념과 꿈속 세상에 대한 추상적인 이미지를 한데 섞은듯한 이 묘사는 영화가 말하고자 한 순수한 감성을 대변하는 동시에 성장기의 내면적 상처에 대한 우화적인 상징이 된다.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오디션에 합격한 신인 배우 신은수의 신비로운 감성 연기부터, 어른의 마스크를 통해 십 대 소년의 순수함과 애절함을 연기하는 강동원의 열연은 이 비극적인 순간을 아릅답고 정겨운 순간으로 만들어낸다. 현실의 잔혹함 속에 순수에 대한 다양한 정서적 표현이 돋보이며 러닝타임을 흥미롭게 만드는 [가려진 시간]이지만 순수한 상상을 벗어난 현실의 대목에서는 한계점을 드러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아쉽지만 팬들은 좋아할 한 성인 버전의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신비한 동물사전,2016]
감독:데이빗 예이츠
출연:에디 레드메인, 콜린 파렐, 캐서린 워터스톤, 앨리슨 수돌, 댄 포글러
줄거리
1926년 뉴욕, ‘검은 존재’가 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미국의 마법의회 MACUSA의 대통령과 어둠의 마법사를 체포하는 오러의 수장 그레이브스가 이를 추적하는 혼돈 속에 영국의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가 이 곳을 찾는다. 그의 목적은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신비한 동물들을 찾기 위한 것.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크기의 신비한 동물을 구조해 안에 마법의 공간이 있는 가방에 넣어 다니며 보살핀다. 하지만 은행을 지나던 중 금은보화를 좋아하는 신비한 동물인 니플러가 가방 안에서 탈출을 하고 이 일로 전직 오러였던 티나와 노마지 제이콥과 엮이게 된다. 이 사고로 뉴트와 제이콥의 가방이 바뀌면서 신비한 동물들이 대거 탈출을 하고 그들은 동물들을 찾기 위해 뉴욕 곳곳을 누빈다. 한편, ‘검은 존재’의 횡포는 더욱 거세져 결국 인간 사회와 마법 사회를 발칵 뒤집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모든 것이 뉴트의 소행이라는 오해를 받게 되는데…
간단평
오프닝부터 [해리포터] 시리즈의 메인 음악을 차용하며 화려한 마법으로 시작되는 [신비한 동물사전]은 이제는 성인이 된 [해리포터] 원조 팬들을 위한 새로운 시리즈라는 느낌이 다분하다. 호그와트 학교, 머글같은 익숙한 요소와 함께 새롭게 접하게 되는 미국의 마법 세계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신세계를 접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1920년대의 뉴욕을 마법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시각효과는 단연 화려하면서도, [해리포터] 시리즈가 선보인 비주얼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3D 입체 효과와 아이맥스에 적용된 화면비 또한 훌륭해 더욱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배경이 새로워진 만큼 새롭게 창조된 마법 세계관 또한 다채롭게 설정되었다. 마법 세계의 행정부인 'MACUSA'라는 기관과 마법 대통령의 존재, 마법 세계의 치안을 담당하는 오러, 현실 세계와의 공존을 위해 인간들의 기억을 조작하고 도시를 재건하는 마법은 [해리포터] 세계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성인 캐릭터를 선택한 것에는, 성인이 된 [해리포터]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자 그에 적합한 공감을 불러오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의 캐릭터들은 겉모습만 성인일 뿐 그들의 내면에는 친숙한 호그와트 소년, 소녀들의 정서가 담겨있다.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신비한 동물들의 역할도 흥미롭게 등장한다. 반짝이는 물건을 보면 바로 훔치려 하는 오리 너구리 형태의 괴수 니플러, 나무 수호신 생물이자 모든 수갑을 푸는 보우트러클, 날렵한 스우핑 이블, 거대한 괴수인 천둥새는 어드벤처한 재미를 드높여 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번 영화의 각본에 참여한 J.K 롤링 특유의 상상력과 마법 세계의 새로운 판타지를 제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때 아쉬움의 여운이 크다. 소설이 아닌 영화적 각본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탓인지 [신비한 동물사전]의 전개는 영화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방대한 느낌이 다분했다.
그 때문인지 뉴트와 그의 일행들에 대한 캐릭터에 대한 에피소드가 줄어들게 돼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기에 이른다. 에디 레드메인의 호기심 어린 순수한 연기가 [신비한 동물사전] 전체에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밖에 새롭게 정의된 세계관과 이와 관련한 용어와 설명이 많은 탓에 다소 난해한 느낌이 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볼만한 장면들이 많으며, 마무리도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특별한 사랑' 이야기에 청춘의 고민을 담은 [연애담]
[연애담,2016]
감독:이현주
출연:이상희,류선영
줄거리
미술을 공부하는 윤주(이상희). 졸업 전시를 준비하던 중 자꾸 눈길이 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살짝 마주친 눈빛에서 느껴진 따뜻함에 윤주는 점점 마음이 이끌리기 시작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찾아가는 지수(류선영). 추운 겨울 어느 날,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얼마 후, 그 사람을 다시 만난 지수는 그 사람에게 마음을 이어나가려 손을 내밀어 본다. 두 사람의 마음이 이어진 가장 행복하고 따뜻했던 이 순간은 정말 영원할 수 있을까…
간단평
동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영화는 제목 그대로 '연인'의 평범한 연애담을 다룬다. 순간적인 눈맞음으로 인한 설레는 첫사랑의 감정부터 사랑의 온도가 급격하게 식어가는 과정까지 세밀하게 담아내며, 일반 연인들의 연애담처럼 공감하게 만들어내는 연기,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별한 연애담'을 내세우며, 현시대 청춘들의 장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고민을 의미 있게 담아낸 장면들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사랑과 현실이 뜻대로 되지 않지만, 지속해서 삶을 살아가는 의지를 키우는 우리 모두 '청춘'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어머니의 시선에서 그려진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줄리에타]
[줄리에타,2016]
감독: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엠마 수아레스,아드리아나 우가르테
줄거리
12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딸 ‘안티아’ 그녀를 이해하지도 포기하지도 못한 채 살아온 ‘줄리에타’는 뜨겁게 사랑했고 벅차게 행복했던 추억부터 아프게 이별했고 한없이 무너졌던 기억까지 숨겨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고백하기로 하는데…
간단평
'모성애'와 '모녀' 관계에 대해 남다른 시선을 선보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다시 한 번 같은 주제로 새로운 영화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 [줄리에타]는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어머니였던 줄리에타의 시선에서 시작하다 곧바로 한 젊은 여인이었던 과거의 시점으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자유분방했던 여성이 '엄마'라는 책임감 속에 얷매이기 까지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그려내려 한다. 로맨스, 가족 드라마, 스릴러를 오가는 액자식 구성 속에 비극적인 운명과 그로 인한 여성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의미 있게 담아내며 여성이 갖고있는 '모성애'에 대한 근원을 공감있게 그려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알모도바르 특유의 전개상 재미와 각기 다른 나잇대의 줄리에타를 연기한 엠마 수아레스, 아드리아나 우가르테의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역시 청춘 로맨스는 대만 영화 VS 이제는 전형화된 대만 로맨스 [카페 6]
[카페 6, 2016]
감독:오자운
출연:동자건, 안탁령, 임뱅굉, 오양니니
줄거리
1996년 고등학교 3학년인 관민록과 소백지는 같은 반 여학생인 심예와 채심을 각각 짝사랑하고 있다. 꼴등을 다투는 성적도 사고치고 벌받는 것도 모두 함께 하는 단짝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두 사람! 과연, 첫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간단평
[카페 6]는 [말할 수 없는 비밀][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나의 소녀시대]로 매니아층을 형성한 대만 청춘 로맨스의 계보를 충실히 이어온 로맨스물이다. 우정과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이야기를 청춘물 특유의 매끄러운 감성적 분위기와 애절한 장거리 연애로 풀어낸다. 평범하고 무난한 청춘 로맨스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함께 담아 공감을 더 하려는 방식이 나름 돋보인다. 후반으로 이어지는 개연성의 부족으로 인해, 작위적일 수 있는 설정과 결말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대만 청춘물의 익숙함을 좋아한다면 이점을 무시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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