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 볼까? 11월 23, 24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11.25 15:49
나쁜 형, 이상한 형… 결국엔 좋은 형으로 끝나는 [형]
[형,2016]
감독:권수경
출연:조정석, 도경수, 박신혜
줄거리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도경수)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사기전과 10범의 형 고두식(조정석)은 눈물의 석방 사기극을 펼친다. 하루 아침에 앞이 깜깜해진 동생을 핑계로 1년간 보호자 자격으로 가석방 된 두식. 15년동안 단 한번도 연락이 없던 뻔뻔한 형이 집으로 돌아오고 보호자 노릇은커녕 ‘두영’의 삶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드는데…
간단평
[형]은 오랫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사기꾼 형과 유도선수 동생이 천천히 형제애를 구축하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로 죽다 못해 사는 형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에는 감동 코드로 마무리되는 한국형 코미디 드라마의 전형을 그대로 따른다. 뻔한 전개 방식과 구성이 진행돼 별다른 특성을 찾아볼 수 없기에 이야기와 영화적 소재에서 새로움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전형성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영화를 구한 것은 유머 적 색채와 드라마의 분위기를 주도한 조정석과 도경수의 호흡에 있다. 조정석의 코미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애드리브 연기가 영화 유머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다.[건축학개론]의 납득이와 드라마에서 보인 모습들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그의 연기 모습이 새롭지는 않지만,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조정석이 코미디와 드라마를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도경수는 조정석의 흐름을 잘 따라가며 유머와 영화의 정서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두 배우의 '찰진 호흡'만으로도 [형]은 관객들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브로코미디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전체적인 측면에서 유머보다는 드라마의 성향이 강한 탓에 감정 자극 요인이 다소 과도하게 느껴져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기'와 같은 주요 설정을 영화의 요소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조정석의 애드리브에 기댄 유머에 대한 설정도 아쉽게 다가온다. 하지만 두 배우의 개성이 잘 녹아든 탓에 팬들의 입장에서는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마녀의 저주는 끝나지 않았다 [블레어 위치]
[블레어 위치,2016]
감독:애덤 윈가드
출연:칼리 헤르난데스, 제임스 앨런 맥퀸, 코빈 리드, 발로리 커리, 웨스 로빈슨, 브랜던 스콧
줄거리
그리고 1년 후 그들이 찍은 필름이 발견된다. 1999년 오랜 법정 싸움 끝에 필름은 유가족에게 돌아가고 영화화가 결정된다. 영화는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린다. 그리고… 2016년. 유가족 중 헤더의 동생은 SNS에 올려진 1999년의 영상 속에서 누나가 생존해 있을지 모른다는 단서를 발견한다. 그는 팀을 꾸려 버키츠빌로 떠나는데…
간단평
파운드 푸티지 방식이 공포 영화의 흔한 소재가 된 만큼, 그 원조인 [블레어 위치]는 그러한 평범함을 벗어나기 위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많이 담겨있었다. 17년 만의 귀환인 만큼 똑같은 화면과 설정을 따르기에는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애덤 윈가드 감독은 뻔해 보일 수 있는 파운드 푸티지의 정석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1인칭 화면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요소와 자연 그대로의 음향을 그대로 담아내는 방식을 통해 원조 [블레어 위치]가 지니고 있는 특징을 그대로 계승하는 동시에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1편이 카메라 화면 그 자체의 모습만 담았다면, 이번 영화는 첨단 디지털 카메라, 드론, 스마트폰 등 새로워진 촬영 기기가 전해주는 생생한 화면과 음향에 초점이 맞춰진 사실적인 공포를 지향하고 있다.
한치의 과장 없이 순수 그대로의 장면을 통해 공포를 완성하는 계승적인 방식은 이 시리즈의 원조 격 팬들이 단연 좋아할 만한 시도였으며, 설정된 공포에 적응된 관객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올만하다. 1인칭 특징에 적용된 화면은 콘솔 게임, 인터넷 방송, 유트브에 적응된 현시대의 관객에게 몰입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는 그에따른 이질감이 느껴지기 마련. 지나치게 현실적인 장면을 지향한 탓에 파운드 푸티지 호러 장르가 지닌 어설픈 장면들이 등장하기 일쑤다.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촬영되어야 할 이유, 설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장면들, 다소 과장된 배우들의 연기와 어울리지 않는 특수효과는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못하는 어설픔을 가져다 준다. 간혹 공포의 타이밍을 놓칠때도 많아, 적절한 공포 장면의 개입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느껴질 것이다.
원조 시리즈의 특성을 잘 아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 만 하지만 일반 영화에 적응된 관객에게는 아쉬움이 들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어른들을 위한 19금 성인 동화 [테일 오브 테일즈]
[테일 오브 테일즈,2015]
감독:마테오 가로네
출연:셀마 헤이액, 뱅상 카셀, 스테이시 마틴, 토비 존스, 존 C.라일리, 셜리 헨더슨
줄거리
왕자를 낳기 위해 괴물의 심장을 먹은 여왕. 젊음의 비밀을 간직한 아름다운 여인. 괴물과 결혼해야 하는 공주. 황홀, 비밀, 매혹 비밀스러운 숲의 판타지 세계가 열린다.
간단평
'성인 동화'라 불릴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로 묶은 [테일 오브 테일즈]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신비스러운 미학의 조화를 보여준다. 특별한 비주얼의 향연만큼 이야기 또한 남다른 소재를 지니고 있다. 동화적 구도를 지향하고 있으나, 이야기에는 욕망, 타락과 같은 인간의 욕심이 불러오게 되는 비극과 희극적 상황을 교훈적으로 풀어낸다. 평이한 이야기를 다소 잔인하게 보여질수 있는 잔혹함, 신비로운 묘사를 통해 흥미롭게 표현함으로써 [테일 오브 테일즈]는 디즈니식 동화가 그려내는 환상적인 정서를 과감히 깨뜨리는 신선함을 전해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친숙하지만 두려운 나의 내면세계 [혼자]
[혼자,2016]
감독:박홍민
출연:이주원, 송유현, 이성욱, 김동현, 윤영민, 권용환, 남연우, 노승우
줄거리
달동네가 배경인 다큐멘터리를 준비중인 한 남자, 우연히 건너편 옥상에서 벌어지는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살해 장면이 남자의 카메라에 찍힌 것을 눈치챈 복면의 괴한들은 즉시 작업실로 찾아와 거대한 망치로 그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잠시 후 건너편 동네의 정자에서 알몸으로 깨어난 남자. 모든 게 이상한 꿈이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또 다시 괴한에게 죽임을 당하고 정신을 잃은 남자는 또 한 번 같은 골목에서 눈을 뜨는데…
간단평
크리스토퍼 놀란의 데뷔작에 빗댄다는 해외 평론가의 평으로 화제가 된 영화지만, 장르적 요소와 정밀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요구하는 놀란의 스타일을 기대하고 영화를 보려 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혼자]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내면 세계에 대한 복잡하고 단순한 이야기를 심층적인 편집과 전개 방식으로 다뤘기 때문이다. 시간적 순서의 전개를 무시한 채 옴니버스 영화적 구조를 연상케하는 전개는 일반 관객이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버겁게 느껴질 만 하다. 그럼에도 내면세계, 인간의 트라우마와 같은 복잡한 세계관을 꿈과 현실을 오가는 방식을 통해 그려낸 실험적인 방식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골목 동네와 같은 일상적 배경을 어두운 판타지 세계로 만들어낸 박홍민 감독만의 공간 활용과 스토리텔링도 독립 영화감독만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력을 보여준다. 장르적 요인을 좀 더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그러한 전형화를 거부한 채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고집하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완성한 박홍민 감독의 패기가 돋보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우아하고 매력적인 제인 오스틴의 '나쁜X' [레이디 수잔]
[레이디 수잔,2016]
감독:위트 스틸먼
출연:케이트 베킨세일, 클로에 세비니, 자비에르 사무엘
줄거리
남편과 사별한 매혹적인 미망인 ‘레이디 수잔’. 그녀는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남녀불문 사람들을 유혹하고 조종한다. 그녀의 딸 ‘프레데리카’를 돈 많고 멍청한 귀족 ‘제임스 경’과 결혼 시키려 하는데 자신과 밀회를 즐기던 남자 ‘레지널드’와 ‘프레데리카’가 사랑에 빠지면서 계획이 꼬이고 만다.
간단평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오만과 편견] 같은 러브스토리와 구조를 기대했다면, [레이디 수잔]은 전혀 뜻밖의 작품으로 느껴질 것이다. 물론 탁월한 심리묘사와 캐릭터의 개성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은 제인 오스틴 작품 특유의 색채를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지만, 케이트 베킨세일이 선보이는 레이디 수잔의 캐릭터가 교묘한 '악녀' 캐릭터의 성격을 지닌 탓에 [오만과 편견]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19세기 특유의 말투는 물론이며, 위트와 재치를 통해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레이디 수잔의 활약은 보는 내내 흥미를 불러오게 한다. 남편과 사별한 미망인인 그녀가 여러 남자의 마음을 흔들며 양다리를 걸치는 장면에서는 유머와 긴장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캐릭터의 시선과 증언을 통해 전해지는 수다스러운 연극적인 구조 탓에 다양한 배경과 인물의 변화를 통한 이야기의 변화를 기대했다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19세기 영국 상류 사회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인물들의 성격, 특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대목도 재미있다. 레이디 수잔과 복잡하게 얽힌 인간들이 다양한 이해 관계로 묶이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연극적인 전개 방식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영국 드라마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의 팬이라면 추천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남자가 되고 싶은 소녀와 평범하지 않은 여자 사람들 [어바웃 레이]
[어바웃 레이,2016]
감독:게비 델랄
출연:나오미 왓츠, 엘르 패닝, 수잔 서랜든
줄거리
뉴욕에서 싱글맘 ‘매기’(나오미 왓츠), 외할머니 ‘돌리’(수잔 서랜든)와 함께 살고 있는 ‘레이’(엘르 패닝)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의 성 정체성을 가진 소년. ‘레이’의 소원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가족들의 든든한 지지 속에 성전환을 위한 호르몬 요법을 받기로 결심한 ‘레이’. 하지만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매기’는 딸을 잃게 된다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돌리’ 역시 그냥 레즈비언으로 살 수는 없겠냐며 ‘레이’를 설득한다. 그러던 중, 병원에서 부모 모두의 동의서를 요구하게 되면서 ‘매기’와 ‘돌리’는 ‘레이’의 친부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에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레이’의 마음도 조급해지는데…
간단평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 남자가 되고 싶은 소녀 레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영화는 그러한 레이를 받아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전형적인 미국식 현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성(性) 정체성, 핵가족화, 이혼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유심히 다루려 한다. 레이의 방황과 정체성 찾기로 엄마의 이혼에 대한 배경과 레즈비언 할머니의 비중이 함께 높여지는 과정이 주제와 무관한 산만함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가 가진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와 스타일을 통해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된다. 가족의 화합을 이야기하는 영화지만, 각자의 상처와 사연을 가진 가족이 서로를 인정하고 포옹하게 되는 과정을 지향함으로써 현대적 기준에 의한 가족의 가치를 전한다. 엘르 패닝의 터프한 듯한 '선머슴' 소녀 연기가 인상적인 여운을 남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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