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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리뷰: 영화 '당신' 정체(장르)가 뭐요? ★★☆

16.12.1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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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거기 있어 줄래요,2016]
감독:홍지영
출연:김윤석, 변요한, 채서진, 김상호

줄거리
현재의 수현(김윤석)은 의료 봉사 활동 중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하고  소녀의 할아버지로부터 신비로운 10개의 알약을 답례로 받는다. 호기심에 알약을 삼킨 수현은 순간 잠에 빠져들고 다시 눈을 떴을 때, 30년 전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오래된 연인 연아(채서진)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과거의 수현(변요한)은 우연히 길에 쓰러진 남자를 돕게 된다. 남자는 본인이 30년 후의 수현이라 주장하고 황당해하던 과거의 수현은 그가 내미는 증거들을 보고 점차 혼란에 빠진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어. 지금 이 순간 역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고.” "당신에겐 과거지만 나한텐 미래에요. 그 미랜 내가 정하는 거고!” 사랑했던 연아를 꼭 한 번 보고 싶었다는 현재 수현의 말에 과거 수현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고 이어 믿기 힘든 미래에 대해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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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동명 원작 소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시간 여행이라는 SF적 요소를 감성적인 이야기로 설정한 작품. 사실 실사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특수한 설정을 지닌 작품이기에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는 최초의 작품이란 점, 프랑스 소설이 원작인 만큼 한국적 정서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작팬의 이질감이 생길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물리학적인 시간여행에 대한 이해를 원작 소설이 작가의 감성과 문체로 해결했던 것과 달리 실사 버전이 그 감성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제에 도전한 홍지영 감독의 결과물인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그러한 고민, 갈등의 흔적이 잘 담겨있었으며, 노력한 결과물도 크게 헛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문제는 그 고민,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었다는 점이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크게 두 개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주인공 수현(변요한)과 연아(채서진)의 애틋한 로맨스, 미래와 과거의 자아가 소통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전자가 감성 로맨스를 지향한다면 후자는 타임슬립과 자아에 관한 이야기를 지향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영화는 감성 물의 정서를 더 우선시하고 있다. 

김현식, 밥 딜런의 음악으로 대변되는 80년대 특유의 낭만, 투박한 정서를 비롯해 과거의 연인 연아와 미래의 딸 수아를 대하는 두 수현의 이야기가 특유의 감성적 분위기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로맨스, 가족 그리고 자아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드라마적 분위기와 에피소드가 대거 등장하게 되면서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의 타임슬립은 '단순 도구'로 전락하기에 이른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타임슬립의 SF 색채와 감성 판타지의 성향을 않고 가려 한 것에서 실수를 불러왔다. 그로 인해 어울리지 않은 두 장르적 색채가 존재했다. 감성물을 우선시한 만큼 타임슬립은 판타지로 표현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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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의 수현이 서로의 이기심으로 인한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서, 그로 인한 시간의 변화와 물리적 충돌이 그려진다. 타임슬립물의 흔한 설정이자 이야기의 긴장감을 주기 위한 설명이지만, 이러한 충돌 요소의 지속된 등장은 감성이 우선시 되어야 할 이 영화의 특성에 물리적 설명을 먼저 요구하는 엉뚱한 상황이 발생한다. 시간 여행에 대한 이해와 정서의 충돌이 이뤄지고, 이에 대한 물리적 설명이 대충 넘어간 탓에 개연성의 문제점을 낳게 된다. 

두 인물의 충돌과 행동에는 이렇다 할 설명과 근거가 부족하며, 공감하기에는 감정적인 괴리감을 불러온다. 각본과 연출의 문제만큼 엉성한 전개와 개연성의 연결고리를 막은 부자연스러운 편집도 아쉽게 느껴진다. 그로 인해 드라마, 유머, 스릴러 등의 다양한 정서들이 충돌한다.

산만함이 가득해질 위기의 순간이지만, 다행히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문제적 부분을 감안하고 볼 수 있는 장점 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 

연출과 편집이 만들어낸 위기상황에서 영화를 구해낸 것은 캐릭터에 몰입한 배우들의 열연. 과거와 미래 '나'의 대립을 타인의 대결처럼 표현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변요한과 김윤석의 연기는 이 영화가 추구한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애틋한 연인의 사랑과 아버지와 딸의 교감, 오래된 우정의 정서를 공감 있게 그려내며 이 영화가 인생의 가치, 성장에 관한 이야기임을 각인시켜준다. 

주,조연의 연기가 좋은 정서를 만들어내며 영화의 주제를 잘 전해준 만큼, 배우들의 연기에 초점을 맞추며 영화를 감상할 것을 권한다.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는 12월 1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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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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