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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이 '성인 동화'를 만드는 방법

13.02.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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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헐리웃 영화들에 재미있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 순수(?)로의 귀향일까? 작년 동화 원작의 각기다른 두편의 백설공주 시리즈(백설공주,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하: 스노우 화이트))를 내놓은데 이어 이번에도 동화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동화들은 어렸을적 우리가 지겹게 듣고보왔던 작품들 이면서 아련한 동심을 자극하던 작품들인데 이걸 그대로 순수하게 만들 헐리웃이 아니었다. 동화를 본 어린이들은 이제 성인이고 동화 또한 그에 맞춰 성장하기 시작했다.
 

1. 스케일을 늘려라
 
우선 거대 제작비를 투입하고 스케일을 늘려 블록버스터화 시키는게 기본이 되었습니다. 동화자체가 거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교훈적인 이야기에 집착해 상상력의 제약을 주는 방면에 헐리웃은 여기에 현대의 관객들이 아이맥스와 3D입체화면등의 대형 스크린에서 즐길수 있는 큰 스케일의 화면을 제공해 남다른 스케일과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려 합니다. 이제 상상을 현실화 시키는 헐리웃 답게 기존의 이야기를 큰 스케일로 보여주는 것이 이 작품들의 공식이 된 셈입니다. 동화 원작으로 블록버스터화를 가장 실현했다고 보는 <스노우 화이트...>만 해도 제작비만 1억 7천만 달러이고 원작격인 백설공주 시리즈를 판탄지 액션화 시켰기에 그에 걸맞은 스케일을 자랑하는 대규모 전투신을 등장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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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잭 더 자이언트 킬러>와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잭 더 자이언트 킬러>의 경우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잭과 콩나무>를 원작으로 두고 있는데 원작이 잭이 거인집의 도둑질을 하는 이야기가 전부인 반면에 영화는 거인족과 인간 병사들의 치열한 대결을 예고하는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의 코끼리 괴물들과 기마대의 싸움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메 이사야마의 일본만화 <진격의 거인>과 비교해 봐도 될 듯 싶습니다.)
 
 
그러면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어떨까요? 예고편을 통해 보여지는 장면들은 동화속 상상으로만 생각해온 오즈의 스케일을 최대한 늘려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 만큼의 신세계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 또한 앞서 전자의 작품들과 같은 대규모의 전투씬을 예고하고 있는데 그 파괴력이 전자의 작품들 보다 더 강할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화의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무지막지한 파괴력을 보일 작품이라는 것을 기대하게끔 보여주는데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을 끌어모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2. 새로운 이야기로 말해줘!
 
무엇보다도 새로운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동화는 이미 수백번 듣고 자란 성인들 이기에 작품속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지금의 관객들 에게는 너무나 심심할 뿐입니다. 이미 그것은 오래전부터 디즈니 <극장판>만화들이 단습한 사례들 이기에 실사는 그와 확실히 차별화를 꾀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기존의 스케일을 늘리면서 여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첨가해 기존의 스토리를 더욱 풍족하게 해주는 요소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2011년 선보인<빨간 모자>를 원작으로 한 <레드 라이징 후드>만 보더라도 '빨간모자'가 '늑대'와 싸우는게 아니라 사랑에 빠지는 요소를 호러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 내려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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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나란히 개봉한 <백설공주>와 <스노우 화이트...>의 경우에는 기존의 백설공주 이야기를 완전히 탈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백설공주>의 경우에는 공주가 왕비에 갖히는 스토리에 왕비가 왕자에게 사랑에 빠지고 공주가 강도 출신인 일곱 난쟁이의 도움으로 실력을 쌓아 완벽한 공주로 거듭나게 된다는 틴에이저 성장 스토리의 방식으로 풀이합니다. 작품이 기존의 동화적 색체를 유지하면서 코믹적 요소를 많이 가미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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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더 자이언츠 킬러>는 잭이 공주를 구하고 거인들과 싸운다는 영웅담으로 바뀌었고, <오즈...>는 우리가 알던 도로시가 주인공이 아닌 '오즈'로 먼저간 마법사 의 기원을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기존의 이야기를 새롭게 재탄생하는 '온고지신'유형의 방식들을 유지합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작품들이 이런 유형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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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가 다른데 두 작품은 기존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을뿐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아예 새롭게 창작됩니다. 이 방식은 관객에게 새롭게 느껴질수 있지만 기존 동화원작이 연상되는 사람들에게는 비교대상이 될수 있어 위험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스노우 화이트...>는 원작을 그대로 이어 받은거 많나 싶을정도로 전혀 다른 이야기 입니다. 사실 영화의 원작은 <백설공주>자체를 전혀 새로운 판타지 소설로 재해석한 '릴리 블레이크'의 소설을 기반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아예 '백설공주'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재해석 하겠다는 의미인데 계모 왕비는 절대 악의 군주로 '백설공주'는 '스노우 화이트'라는 명칭으로 '잔 다르크'같은 구원자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둘을 계모와 딸의 개념으로 두지 않는 셈입니다. 여기에 마성적인 전사 '헌츠남'까지 가세한 로맨스도 등장하니 동화 자체는 아예 잊어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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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정도면 온화한 편입니다. 곧 개봉을 앞둔 제레미 레너와 젬마 아터튼이 주연한 <헨젤과 그레텔 : 마녀사냥꾼>은 동화속의 귀여운 오누이를 아예 성인 퇴마사로 만듭니다. 이들은 기존 동화속의 무서운 존재인 귀신,악령,마녀들을 잔혹하게 사냥하기에 이르는데 이 방식이 어찌나 잔인한지 관람등급이 청소년 관람불가로 확정된 정도라 합니다. 청불 관람의 동화 원작 블록버스터는 아마 이 작품이 처음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 호러물의 요소까지 첨가 되었다 하니 크로스 오버가된 동화 액션물이란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올 작품인것은 틀림없습니다.
 

3. 이건 내 작품이야!
 
동화원작의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강하면서 연출경험이 농후한 감독들이 주를 이룹니다. 기존 동화의 색깔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들만큼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의 능력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래서 이 작품들은 감독들의 주관적인 색채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백설공주>의 연출자 '타셈 싱'은 인도 출신의 감독으로 그의 존재를 알린 <더 셀>과 <더 폴>에서 보여준 몽환적인 영상미와 독특한 연출을 생각한다면 <백설공주>의 여백의 영상미는 어딘가 모르게 그의 작품들의 요소가 곳곳에 배치된것 같다는 인상이 깃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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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폴(The Fall)>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의 감독은 <스파이더 맨>의 샘 레이미 입니다. 샘 레이미의 작품을 <스파이더 맨> 하나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이 감독님은 호러와 컬트 분야에서 내공을 닦으신 전설적인 호러 감독이며 '똘끼'가 충만하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던 사람입니다. 이 감독이 만든 <이블데드> 시리즈와 <드래그 미투 헬>의 영상과 특수효과를 생각한다면 <오즈...>의 예고편에 공개된 몇몇 장면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수 있으실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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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스노우(Dead Snow)>
 
마지막 <헨젤과 그레텔>의 감독 토미 위르코라는 노르웨이 출신의 감독인데 이 감독이 연출한 작품은 <데드 스노우>라는 좀비 호러물 한편 밖에 없는데 이 감독이 왜 이 작품을 연출할수 밖에 없었는지 알만 합니다. 영화의 예고편을 통해 그려진 마녀들의 언데드한 모습과 파괴력만 보더라도 <헨젤과 그레텔>이 왜 고어스런 호러물 버전이 되었는지는 아시겠죠? 이 감독 얼마나 좀비를 좋아하는지 데뷔작에서 직접 죽는 좀비 역할을 자청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4. 그리고 섹시하게...

다시 말하지만 동화도 자라나는 아이들 취향에 맞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 성장이 조금 지나치다고 봐야겠죠? '성인 동화'로 변모하는 만큼 우리들의 주인공은 기존의 섹시한 컨셉에 맞는 주인공들로 변모합니다. <스노우 화이트앤드 헌츠맨>의 주연 배우들만 봐도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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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여심과 남심을 동시에 노렸다면 <잭더 자이언트 킬러>는 여심의 마음을 노리고 있습니다. 아역에서 훈훈하게 자란 '니콜라스 홀트'와 섹시가이의 원조 '이완 맥그리거'가 동시에 출연해 한 여자를 구하려 한다는 설정자체가 여심을 흔들고 이 과정에서 남성미를 과감하게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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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래텔>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아예 고어 호러물로 전향하면서 청불 관람의 길을 걷고 있기에 주연배우들 부터 몇몇 장면들 까지 섹시 이미지가 강합니다. 여주인공 젬마 아터튼의 경우 <007 퀸텀 오브 솔라스> <페르시아 왕자> <타마라 드류>에서 특유의 섹시미를 마음껏 발휘해 영화 제작자들로부터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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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연 배우 제레미 레너의 경우 남성미가 강한 남성 스타로 헐리웃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로 'NEW 섹시가이'의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이런 강렬한 성인남매가 나란히 등장한 포스터 부터 영화의 성격을 알수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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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영화속 등장하는 몇몇 장면만 봐도 영화가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암시하고 있습니다. 성인 섹시 버전으로 새롭게 부활할 헐리웃의 동화라는 점에서 이 작품들이 또 어떠한 매력을 선사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한때, 우리의 동심을 자극하던 동화들이 또다시 우리의 마음을 잡으려 합니다. 동심이 아닌 성인다운 취향이란 점에서 다르지만 그 방식이 그리 나쁜것 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새로워 지는 성인동화가 부담스럽다면 잠시 어렸을적의 추억을 되새기며 잊고있었던 동화책을 다시 꺼내 동심을 키워보는 것도 어떨까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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