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인터뷰) "당신, 계속 있어 주세요!"를 말하게 하는 '매력적인 그녀' 채서진
16.12.21 17:19
채서진은 이미 5월에 개봉한 영화 [초인]을 통해 관계자들로부터 주목받은 신인이었다. 그리고 이번 하반기에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커튼콜]이 연달아 개봉하게 되면서 2016년 영화계의 한해를 빛낸 라이징 스타로 우뚝 서게 되었다. 물론 대중들에게는 배우 채서진이라는 존재보다는 '김옥빈의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강하게 인식돼 있지만, 채서진은 평소에도 좋아했던 친언니와 자신이 함께 불리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오히려 자신이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들이 언니의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았나 더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라이징 스타'인것도 모자라 '착한 동생'의 모습까지 가진 겸손한 그녀와의 만남은 함께 있는 사람마저 '힐링'을 시켜주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초인]과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에서 보여준 털털함과 상대를 위로하는 사랑스러운 여친의 모습은 그녀의 진짜 내면에서 나온 것 같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소설과 작가의 팬이었다. 소설은 기욤 뮈소만의 특별한 문체가 인상적이었으며, 현재와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영화 또한 소설을 봤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느꼈다. 바로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었다. (웃음)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되었나? 어떤 연기를 선보였나?
그렇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 오디션장에서 감독님과 1시간 30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께서 사람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신 터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자를 선발하려 하셨다. 그래서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편하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극 중 연아가 자신을 강하게 어
필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부드러움으로 상대방을 리드하듯이 나 또한 평소 그러한 진중한 모습을 갖고 있기에 그 모습을 드러내려 했다. 감독님께서도 연아의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운 성격을 강조해 주시면서 너가 가진 부드러움을 리드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전작인 [초인] 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여주인공의 남친들은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이를 또 마주했을 때의 기분은?
[초인]을 찍을 때는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에 집중했지, 타인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웃음) [초인]은 연애 스킨쉽 자체가 없는 건전한 성장영화이자 상처받은 소년, 소녀들을 위로하는 영화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스킨쉽이 없다하며 아쉬워했다. (웃음)
-[초인]처럼 이번 영화의 여주인공은 적극적으로 이성을 위로하고 먼저 다가간다.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고 봐야할까?
연아는 매우 능동적인 캐릭터다. 대한민국 최초의 돌고래 조련사이다 보니, 모든 일에 적극적 이다. 솔직한 성격을 지닌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는 사람이며, 자신만의 길을 꽃꽂이 걸어간다. 그 점이 현실의 나와 비슷하다. 연애 할 때는 감정 표현을 숨기지 말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표현은 그때그때 해야 좋다. (웃음)
-대학교, 연기 선배인 변요한을 리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같은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님이었지만, 요한 오빠와는 학교에서 마주치기가 어려웠다. 이번 현장을 통해 처음으로 인사드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학교 후배다 보니 오빠가 많이 이끌어 주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일부러 친해지려 하지 않았다. 수현과 연아의 관계도 이제 막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지 않은가. 7년이나 사귀었고, 말 하지 않아도 적막감과 서로의 눈길만 봐도 아는 다정한 연인이다. 그래서 그런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생각했다. 그래서 분장실에 함께 있을 때 음악을 듣고 편안히 있었다. 그렇게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니 각자만의 방식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빠에게 참 고마운 게 많다.
-극 중 설정 때문에 많이 마주치지 못했지만, 김윤석 선배와의 관계는 어땠나?
김윤석 선배님 하고는 돌고래 공연 장면에서만 함께했다. 그다음 마주치는 설정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촬영이 없는 일정에도 현장을 찾아오셔서 모든 스태프와 출연진을 격려하고 응원해 주셨다. 감독님과 함께 모니터 하시면서 든든하게 촬영장을 지켜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변요한, 도경수와 같은 멋진 남자 스타들과 연기했다. 동시에 함께 뜨는 라이징 스타 동료들이다 그들과의 연기가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아마 우리 셋 다 라이징 스타라는 생각을 안 하고 있을 것이다. 요한 오빠나 경수 씨나 그런 거에 연연 하지 않고 연기 자체를 사랑하고 있다. 나도 그런 수식어는 부담스럽고 영화 속 연아처럼 이뻐 보이고, 잘했으면 좋겠다.
-연아는 80년대의 여성들의 존재감을 높여준 상징적인 존재다. 동시에 순애보 적이다. 어떻게 해석하려 했나?
여성 최초의 돌고래 조련사고 그런 걸 떠나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태도는 누구나 다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아의 심리와 해석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연아는 자신을 어필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세계를 어필하는 사람이고 한 발짝 뒤에서 수현이를 포옹하고 부드럽게 리드하는 존재다. 나 또한 연아의 그점이 너무 좋았으며, 내안에 있는 내면을 표현한 것 같아 더 좋았다.
-80년대의 정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준비했나?
영화의 배경인 1985년의 도시와 사회생활이 담긴 감성 소품과 자료들을 찾아봤다. 연아가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옷을 입었을지 감독님과 많이 대화했다. 헤어스타일은 그 당시 여신이라 불리는 피비 케이츠의 모습을 참고했다. 연아의 소품은 그 당시 우리 엄마의 사진 속 모습을 참고했다. 85년의 연아는 27세로 결혼 적령기에 머문 시기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홀로 기숙사 생활을 하는 마음이 어떨지 이해하려 했다.
-[미씽:사라진여자][판도라] 등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속 여주인공들의 역할이 능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의 연아도 어쩌면 그러한 능동형 캐릭터 중 하나인데,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보는가?
너무나 감사하다. 그리고 정말로 자랑스럽다. 한국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능동적인 역할들이 많이 없다. 아무래도 남자 위주의 영화들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연아의 캐릭터가 능동적으로 표현돼 너무나 감사했다.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돌고래 조련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많았겠다.
우선은 돌고래와 친해지기 위해 밥을 열심히 줬다. (웃음) 고래들이 참 애민한 동물이어서 사람의 감정을 다 캐치한다. 돌고래와 함께 했을 때는 좋아하는 마음을 보여주려 했다. 영화의 편집된 장면 중 밍키가 새끼를 낳았는데 동물원에서 분리를 시켜버린 장면이 있다. 그것 때문에 밍키가 식사를 하지 못하자 조련사인 연아가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돌고래 밍키와 많은 교감을 나누게 되었다. 한번은 내가 애한테 밥을 주지 않았는데, 밍키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거였다. 보통 돌고래들의 주의를 끌지 못하며 바 로 대상을 옮기는데, 애는 나를 알고 가만히 쳐다보는 거였다. 그 순간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그거 외에는 수신호가 정확하지 않다며 애가 내 팔을 살짝 물더라. (웃음) 돌고래는 정말 아이큐가 좋은 동물이다.
-연극의 설정을 차용한 [커튼콜]도 지금 개봉중이어서 느낌이 남다르겠다.
[커튼콜]은 작년에 촬영한 영화다. 연기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드릴 따름이다. 사실 연극 경험이 [커튼콜]이 처음이 아니다. 고등학생 때 대학로에서 연극 공연을 한 적이 있었고, 그와 관련한 특별한 경험도 있었다. 당시 공연 때도 여고생이었는데, 그만 무대서 흘리지 말아야 할 우유를 흘러버린거였다.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어서 어쩔줄 몰라 울고 있었는데, 경험 있으신 선배님들이 대걸레를 갖고 오시더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유를 치우고 계셨다. 그러면서 "내가 치울 테니까 너 빨리 학교가." 이러면서 곧바로 공연으로 넘어갔다. 연극 출신 선배님들의 재치와 경험은 나에게 있어 중요한 나눔이었다. 내 경험 말고도 박철민, 장현성, 전무송 선배님들이 들려주시는 연극 무대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있었고, 배움의 장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인복이 많은것 같다. (웃음)
-'한예종' 출신 선배 그리고 동기들의 성장을 어떻게 보는가? 그리고 이들이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우선 우리 선배님들이 너무 잘해주고 계신다. 후배들이 갈 수 있는 길을 잘 닦아 주셨다고 할까? 그래서 응원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 학교는 2년 동안 외부활동을 금지하고 있어, 무조건 학교 수업과 기초를 닦는 데 집중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학우, 선후배 간의 그러한 끈끈함이 있다. 그러한 특별한 시스템 때문에 감독님들이 한예종의 기초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한다. 외부 활동을 못 하는 대신 그 시간에 기초를 다지는 교육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한다.
-연기 선배인 친언니(김옥빈)가 영화 속 연기를 보며 뭐라고 말했나?
모든 기자님들이 기본으로 질문하는 내용이다. 베스트 3위에 든다고 할까? (웃음) 언니는 너무 좋아했다. 언니는 내가 발전한 것을 우선을 봐준다. 나는 내 연기를 보면 아쉬운 것만 보여서 심하게 자책하는 편이다. 그런데 언니도 그러더라 "너 내 동생 맞구나, 나도 신인때 그랬어. 욕심만 많다 보니 아쉬운 것만 보이더라. 너는 모르지만, 너만 아는 장점이 있다면 그러한 너의 모습을 이뻐해."라며 조언해 주었다. 언니한테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현재 절찬리 상영중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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