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스] 리뷰:우주의 [타이타닉] OR 재앙 같은 영화 ★★☆
16.12.29 14:02
[패신저스,2016]
감독:모튼 틸덤
출연: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마이클 쉰, 로렌스 피시번
줄거리
120년 후의 개척 행성으로 떠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 호. 여기엔 새로운 삶을 꿈꾸는 5,258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은 90년이나 일찍 동면 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서서히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두 사람은 우주선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그들이 남들보다 먼저 깨어난 이유를 깨닫게 되는데…
[패신저스]의 첫 출항은 나쁘지 않았다. 형이상항적인 거대 우주선의 외형과 최첨단 시스템으로 무장된 화려한 내부로 치장된 아발론 호는 이 영화를 우주의 타이타닉이라 부르게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진정한 [타이타닉]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기 위해서는 극적이면서도 애틋한 로맨스 드라마와 현실감 넘치는 참사의 순간이 함께 담겨야 한다. 과연 [패신저스]는 그 요소까지 잘 담아냈을까?
우선 [패신저스]는 SF 영화적 주제관을 기반으로 한 과학과 인간 윤리 사이의 진중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화려함과 첨단으로 치장된 우주선에 기대 10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동면해야 하는 인류의 모습은 과학기술에 대한 지나친 맹신을 적나라하게 담은 대목이다. 우주선이 기계적 문제로 인해 이상을 일으키며 자체적인 참사를 불러오기까지를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최초 깨어난 남자주인공 짐은 과학 맹신 사회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피해자로 볼 수 있다.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짐이 져야 할 피해는 가혹할 정도다. 우주선이 가져다주는 생활, 오락 등 편의적인 것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 외롭게 즐겨야만 하는 운명이다. 그 모습은 마치 기술, 자본, 편의 사회가 만들어낸 인간의 심리적 고립을 적나라하게 다룬 대목과도 같다. 그런 상황속에서 그가 자신의 외로움을 덜고자 오로라를 깨우는 것에 갈등하는 장면은 심각한 윤리적 딜레마가 담긴 질문이다.
그러한 윤리적 대목을 넘어선 이후 [패신저스]는 크리스 프랫과 제니퍼 로렌스 두 스타의 개성이 묻어난 우주적 로맨스로 넘어간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서 보여준 낙천적인 모습과 절망적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크리스 프랫과 강인함과 여성미를 반반 섞은 제니퍼 로렌스의 조합은 나름 괜찮은 비주얼을 만들어낸다. 그들만의 장점이 담긴 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연기가 기존의 프랜차이즈 영화서 보여준 오락적 모습에 그쳐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로맨스에 기댄 나머지 극적으로 그려져야 할 재앙의 순간이 기대에 못 미칠 정도로 미흡하게 그려졌다는 점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동시에 짐과 오로라의 관계를 더 애틋하게 표현될 부분이지만, 로맨스에 모든 이야기 요소와 갈등을 집약시킨 나머지 재앙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긴장감과 에피소드가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을 가져다준다. 재앙의 과정이 긴장감 있게 천천히 진행되어야 하는 것과 달리 흐름은 예상과 달리 빨리 진행되고, 그로 인해 극적으로 다뤄줘야 할 두 사람의 갈등은 너무 쉽게 해결된다.
인간의 외로움과 윤리성에 대한 질문을 초월해야 할 후반부의 메시지와 결말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우주의 [타이타닉]으로 정의하기에는 미흡한 이야기와 연출이 정점을 찍지 못했지만, 로맨스와 소재적인 면에서는 흥미로운 부분도 있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은 분명하다. 기대치는 조금 내리고 본다면 어느 정도는 용서해 줄 수 있는 작품이다.
[패신저스]는 1월 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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